시상식 자체 연기 요청, 리셉션 등 참석하지 않기로

[스페셜경제=조경희 기자]세월호 참사로 기업들이 행사 대부분을 취소하고 있는 데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두산그룹 회장이 외부행사 등을 자제하며 조용히 미국 출장 일정을 소화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1일 대한상의와 재계 등에 따르면 박용만 회장은 두산인프라코어 계열인 밥캣 관련 업무 등으로 미국을 방문 중이다. 방미 스케줄에는 한국전쟁 당시 미 8군 사령관을 기념해 코리아소사이어티가 매년 수여하는 '벤 플리터 상' 수상도 포함돼 있었다.


이 때문에 지난달 30일 재계 총수 등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합동분향소를 방문하는 일정에 합류하지 못했다.


하지만 박 회장은 "시상식에 참가할 때가 아니다"라며 행사 참석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국내는 물론 미국 교포들도 애도하는 시기에 시상식에 모습을 나타내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두산그룹은 이번 세월호 참사로 인해 자녀가 실종상태인 직원도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박 회장은 더욱 몸가짐을 조심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박 회장은 당초 시상식 자체를 연기해 줄 것을 요청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미국측 사정으로 시상식이 예정대로 진행되기로 하자 시상식에 다른 사람을 보내 대리 수상토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상식 이 끝난 뒤 이어지는 축하 리셉션 등에는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벤 플리터상 수상 외에 국내 언론사 뉴욕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열 예정이었지만 이 역시 시기상 적절치 않아 취소했다는 후문이다. 박 회장은 미국을 방문한 본래 목적인 밥캣 관련 업무에 집중한 뒤 곧바로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박 회장이) 재계 총수들의 분향소 방문에 함께하지 못해 매우 안타까워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회사 경영상 필요한 업무만 처리한 뒤 귀국길에 오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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