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家 사위 김재열 사장 이중고로 골머리 앓는 까닭

박단비 / 기사승인 : 2014-02-24 09:46:24
빙상연맹 바지사장 논란에, 엔지니어링 실적부진까지

[스페셜경제=박단비 기자]김재열 삼성엔지니어링 경영기획 총괄 사장의 앞길은 탄탄해 보였다. ‘삼성가 사위’라는 타이틀의 영향력은 엄청나다. 하지만 김재열 사장이 삼성엔지니어링에 발을 들인 순간부터 연이은 실적하락과 악재들로 고민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터진 안현수 문제로 불거진 빙상연맹의 갈등에 대해서도 김 사장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전명규 부회장 뒤에서 숨어있는 것이 아니냐는 질타까지 받고 있다. 또한 이번 소치 올림픽 선수단 단장으로써의 책임감도 보여주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빅토르 안 귀화 두고 의견 분분…실세는 전명규 부회장?
삼성엔지니어링 실적 부진에 물탱크 붕괴 사고까지 터져


김재열 사장은 故 김병관 동아일보 회장의 차남으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차녀인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사장의 남편이다. 2002년 제일기획에 상무보로 입사해 제일모직 경영기획총괄 사장까지 승진했다가 2011년부터 삼성엔지니어링 경영기획총괄 사장을 맡고 있다.


2009년 국제 부회장을 맡아 빙상연맹과 인연을 맺은 김 회장은 2011년 2월 박성인 전 회장이 전격사퇴하면서 회장 직무대행을 맡았다. 그해 3월 제28대 회장으로 선출된 이후 계속 빙상연맹을 이끌고 있다.


안현수 역풍에 쓰러지나


김 사장은 빙상연맹 회장을 포함해 체육계에서 여러 직함을 가지고 있다. 대한체육회 부회장과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 부위원장도 맡고 있으며 지난해 10월에는 소치올림픽 한국 선수단장으로 임명됐다. 이렇듯 많은 활동을 하고 있지만, 명함뿐인 회장이라는 비난도 뒤따르고 있다.


때문에 이런 ‘직함’들에도 불구하고 체육계에서 김재열 사장을 높게 평가하는 이는 많지 않다. 특히 “어린 꿈나무들을 키우겠다”며 훈련비를 지용하고 있지만, 정작 ‘제 식구’였던 안현수를 파벌싸움으로 잃는 등 논란이 많았다. 세계 최고의 쇼트트랙 선수였던 안현수는 한국에서 활동할 당시 빙상연맹의 파벌 싸움과 소속팀 해체 속에서 염증을 느낀 뒤 지난 2011년 러시아로 귀화해 선수생활을 지속해왔다.


당시 안현수는 ‘세계최강’이라는 타이틀에도 불구, 국가대표 선발전에도 출장하지 못하는 등 여러 가지 소문에 휩 쌓였다. 특히 당시 한국체육대학 출신이었던 안현수는 일명 ‘비 한체대’파에 눌렸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안기원 씨는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도 “성추문 전력이 있는 코치가 소치올림픽 대표팀 코치로 발탁된 것은 한국체육대 지도교수이자 (빙상)연맹의 고위 임원으로 있는 사람의 묵인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연맹에서는 이분의 말씀이면 문제가 있어도 모든 것이 다 승인된다”고 주장했다.


안현수의 아버지인 안기원씨가 지목한 이는 빙상연맹의 회장인 김재열 사장이 아니라, 전명규 부회장이라는 추측이다. 전명규 부회장은 2009년부터 빙상연맹의 부회장 직을 맡고 있고, 한국체육대 교수를 겸임하고 있다.


전명규 부회장과 안현수는 대학원 진학을 권유하는 과정에서 사이가 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안현수 아버지 안기원 씨는 “전 부회장이 안현수가 대학원에 진학하기를 원했지만 현수는 성남시청에 입단하기 위해 이를 거절했고, 이후에 불이익을 받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많은 정황들이 ‘빙상연맹의 실세’는 김재열 사장이 아닌 전명구 부회장이라는 의혹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게다가 ‘회장’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음에도, 안현수 사태에 대한 사과는커녕 공식 입장도 전혀 내 놓지 않고 있어 ‘전 부회장 뒤에 숨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까지 가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는 그 누구도 탓할 수 없다. 김재열 사장 스스로가 ‘바지사장’이미지를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이 뿐 아니라 김연아의 채점 논란에도 정식 제소 권한을 가진 대한빙상경기연맹이 한 매체를 통해 “피겨스케이팅에서 심판의 점수에 대해 항의할 수 없다"며 이번 판정에 공식적인 이의제기를 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국민적인 공분을 사고 있다. 특히 김재열 사장이 빙상연맹의 회장인 동시에 소치올림픽 한국 선수단장까지 맡고 있는 상태에 최악의 성적까지 책임론이 불거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김 사장이 소치 올림픽 선수단 단장을 맡는 과정을 알고 있던 이들에게는 이러한 상황들이 더욱 아쉬울 수밖에 없다. 어찌보면 관례를 깬 단장직이었다.


통상적으로 대한스키협회 회장과 빙상연맹회장이 선수단 단장을 번갈아 진행했다. 2010년 벤쿠버 올림픽에서 빙상연맹 측이 단장을 맡았기에 이번 소치 올림픽은 대한스키협회장을 맡고 있던 윤석민 SBS미디어홀딩스 부회장이 하는 것이 관례였다.


하지만 ‘삼성’과 ‘동아일보’를 등에 업은 김 사장이 파워 게임에서 이겼고, 결국 윤석민 부회장은 씁쓸함만 남긴채 부임한지 7개월만인 지난해 11월 대한스키협회 회장 자리를 내려 놓았다. 파워싸움에서 이긴 김 사장은 원하던 단장직에 올랐지만, 각종 구설수로 인해 '안하느니만 못한' 단장이라는 말까지 듣게 됐다.


끊이지 않는 사고


김재열 사장은 ‘빙상연맹 회장’보다는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으로 보는 눈들이 더욱 많다. 하지만 문제는 삼성엔지니어링의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해 7월 울산 남구 여천동 삼성정밀화학 내 SMP(폴리실리콘 생산법인) 신축 공사장에서 1400t 대형 물탱크가 파손되면서 15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문제는 고장력 볼트가 아닌 일반 볼트가 사용 됐다는 것이었다. 일반적인 고장력 볼트는 1㎠당 9t 이상의 힘을 견디는 볼트로, 이번 물탱크는 1㎠당 10t 이상의 인장 강도를 갖는 규격 제품이 필요했다. 하지만 일부에 1㎠당 9t 이하인 일반 볼트가 사용됐다.


이를 두고 이건희 회장은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후진적인 환경안전 사고는 근절해야 한다”며 격노했다.


이후 삼성엔지니어링은 압수수색을 당하는 등 체면을 구긴 채 지난해를 숨죽여 보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사고는 연이어 터졌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저가 수주의 여파로 지난해 1분기 2.189억원의 영업 손실로 기록하면서 첫 적자를 기록하며 체면을 구겼고, 이러한 실적 부진은 2013년 내내 이어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2013년 삼성엔지니어링의 매출은 9조 8063억원이었다. 전년에 비해 14.28%가 감소했다. 4분기 실적의 경우에도 2012년 2조 8085억원서 2조6884억원으로 줄어들며 4.28%의 감소를 맛봐야 했다.


영업이익을 보면 ‘처참’한 수준이었다. 지난 해 27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2012년에 기록한 1643억에 비하면 한참 모자란 수치였다. 감소율은 무려 83.46%였다.


김 사장은 이건희 회장의 뒤를 잇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빙산 연맹 회장 연임 중 계속되는 파벌싸움도 고치지 못했을 뿐더러, 삼성 엔지니어링도 실적부진이 눈에 띄고 있다. 2014년에도 이 위기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삼성가 사위’라는 타이틀은 명예가 아닌 ‘짐’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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