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수근 회장의 삼남 김영훈 회장‥에너지 개발 그룹으로 변화 ‘모색’

기업 지배구조는 1960년대의 미국에서, 기업의 비윤리적, 비인도적인 행동을 억제한다는 의미의 문맥에서 사용되기 시작해 그 후 분식결산 등 투자자의 관점에서 본 기업 스캔들의 방지 등을 뜻하는 것으로도 사용됐다. 여기에 기업가치, 주주가치를 증대시키기 위해 어떻게 기업 조직을 구축할 것인가 하는 의미도 첨가됐다.


국내에서는 재벌들이 부를 어떻게 증식하고 이 부와 경영권이 어떻게 승계되는지를 분석하기 위해 활용되고 있다. 특히 주주권 보호장치, 이사회의 규율기능, 감사 등의 내부통제기능, 회계 및 공시제도에 의한 경영 투명성 확보를 통해 오너 일가의 부가 정당하게 세습되는지 파악하는 용도로도 활용되고 있다.


<스페셜경제>는 재계 지배구조 분석을 통해 현 재벌가의 경영권 승계가 어느 선까지 진행됐는지 살펴보는 특별기획을 진행하고 있다. <편집자주>


형제간 다툼으로 ‘왕자의 난’ 발생‥십수년간 경영권 분쟁
3세 경영 시 계열 분리 가능성 대두‥3남 김회장 먼저 시작

[스페셜경제=조경희 기자]故 김수근 회장 작고 이후 10년 이상 경영권 분쟁을 지속해온 ‘대성’ 그룹이 3세 경영을 본격화하는 것으로 보여 진다.


대성홀딩스는 지난 9월 23일 임원 및 주요주주특정증권 등 소유상황보고서를 공시했는 데 이 공시 내용이 대성가 3세이자 김영훈 회장의 아들 김의한군에게 지분을 증여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대성의 이 같은 지분 이동이 대성홀딩스의 완전한 계열 분리 작업과 함께 3세 경영 준비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 회장의 아들 김의한군이 1994년생이어서 아직 경영일선에 뛰어들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대성홀딩스 최대주주
3세 경영 및 계열분리 ‘가속화’


대성홀딩스에서는 “절대 아니다”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지분 증여가 이뤄지면서 계열분리 및 3세 경영에 대한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 9월 23일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김영훈 회장의 누나인 김영주 대성그룹 부회장은 지난 17일 자신이 보유한 대성홀딩스 지분 312만414주를 모두 김 회장의 아들 김의한(19)군에게 증여했다고 공시했다.


김 회장의 누나인 김정주씨도 자신의 보유 지분 155만7천203주를 모두 김군에게 넘겼다.


이에 따라 김군의 대성홀딩스에 대한 지분율은 16.64%가 됐다.


이미 증여세도 납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의한 씨는 두 고모에게서 증여받은 지분 467만7617주 가운데 200만주를 시간외매매로 처분하고 267만7617주를 남겼다. 시간외 매매를 통해 현금화한 150억 원은 증여세 납부에 쓰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증여는 대성그룹 경영권 승계 작업과 함께 ‘한 지붕 세 가족’으로 분리된 대성家의 계열 분리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재계의 분석이다.


지난 10월 24일 대성홀딩스 공시에서도 김의한씨는 대성홀딩스 최대 지분을 갖고 있는 김영훈(39.90%) 회장 및 대성밸류인베스트먼트(16.78%)의 뒤를 이으며 16.08%의 지분을 가진 3대 주주에 올랐다고 공시했다.


1994년생으로 아직 경영일선에는 참여할 수 없지만 향후 경영권 승계를 위한 토대가 갖춰진 것이다.


대성홀딩스 지분 변동
경영 분리 실제 가능성은?


대성그룹은 현재는 3남인 김영훈 회장이 이끌고 있다.


하지만 故 김수근 회장이 만든 대성그룹이 아닌, 대구도시가스의 현재 이름이다. 그리고 이 같은 경영권 분쟁은 지난 2001년 고 김수근 회장이 별세하면서 형제간 경영권 다툼인 ‘왕자의 난’이 발생하면서 그룹이 3등분 됐다.


고 김수근 명예회장은 원래 대성산업은 김영대 회장에게, 서울도시가스는 차남인 김영민 회장에게, 대구도시가스는 3남 김영훈 회장에게 맡긴 바 있다.


하지만 지분정리가 온전히 이뤄지지 않아 결국 형제간 경영권 다툼이 발생했다는 평가다.


과거 지역 사업권역이 확실한 도시가스 사업이 주력일 때 크게 사업간 영역이 겹치지 않아 충돌을 피할 수 있었으나 해외 자원개발 등 신사업 비중이 커지면서 상호를 둘러싼 갈등이 불거져 나왔다는 것.


현재 장남인 김영대 회장은 대성그룹 모태인 대성산업을 기반으로 하는 대성합동지주(대성)를, 차남 김영민 회장은 SG그룹을, 3남인 김영훈 회장이 대성홀딩스(구 대구도시가스)를 맡아 각각 따로 경영하고 있다.


이처럼 대성家가 서로 한 지붕 아래에서 분리경영을 하는 가운데 형제간 나뉘어져 있던 대성홀딩스 지분이 대성그룹 김영훈 회장 아래로 모임에 따라 경영권 승계 작업에 이어 본격적인 계열분리의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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