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이혼절차 완료 전에 이루어진 재산분할도 사해행위라 단정 못해”

오피니언 / 염경천 변호사 / 2013-03-22 10:4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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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분할의 성격을 고려하여 사실상 재산분할 채권자를 우대

[스페셜경제] 경제사정이 좋지 않으면서 이혼법정의 모습도 달라졌다. 이혼과 함께 재산분할을 청구하는 경우 분할 대상재산이 없어서 빈손으로 이혼을 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이런 경우 가정법원 실무에서는 위자료 액수를 증액함으로써 재산분할을 보충해주는 사례도 있지만 재산분할을 받지 못하는 것을 만회하기는 턱없이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대법원은 ‘세금 미납자가 이혼 전에 미리 재산분할을 해줬더라도 이를 가장이혼의 근거로 삼을 수 없다’고 판시함으로써 이혼절차가 마무리되기 전에 이루어진 재산분할이 유효하다고 보았다.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국가가 “가장이혼을 통해 세금부과 대상인 아파트 매각 대금을 나누어 가졌다”며 전 처(여, 62)를 상대로 낸 사해행위 취소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13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 이유에서 “전 처가 이혼신고 6개월 전 남편으로부터 재산분할 명목으로 아파트 매각 대금을 받은 것을 두고 ‘정상적인 재산분할이 아니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전 처가 최근까지 전 남편과 함께 거주했고 전 남편의 통신료 등을 대신 납부해줬다는 사정만으로는 가장이혼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 “전 처가 받은 아파트 매각 대금은 실질적으로 협의이혼에 따른 재산분할로 볼 여지가 상당하다”며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은 재산분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혼전문변호사인 엄경천 변호사(법무법인 가족)는 “대법원은 이 판결 이전에도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은 혼인 중 쌍방의 협력으로 형성된 공동재산의 청산이라는 성격에 상대방에 대한 부양적 성격이 가미된 제도임에 비추어, 이미 채무초과 상태에 있는 채무자가 이혼을 하면서 배우자에게 재산분할로 일정한 재산을 양도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일반 채권자에 대한 공동담보를 감소시키는 결과로 되어도, 그 재산분할이 민법 제839조의2 제2항의 규정 취지에 따른 상당한 정도를 벗어나는 과대한 것이라고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해행위로서 취소되어야 할 것은 아니라고 판시해왔다”고 말했다.


엄 변호사는 “다만, 상당한 정도를 벗어나는 초과부분에 대하여는 적법한 재산분할이라고 할 수 없기 때문에 이는 사해행위에 해당하여 취소의 대상으로 될 수 있을 것이고, 위와 같이 상당한 정도를 벗어나는 과대한 재산분할이라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는 점에 관한 입증책임은 채권자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이 사건 피고였던 전 처는 2007년 12월 당시 남편 소유의 아파트 매각 대금 중 일부인 3억3천만원을 협의이혼에 따른 재산분할 명목으로 증여받은 뒤 이듬해 5월 이혼했다.


한편, 위 피고의 전 남편은 2007년 8월 서울 강남구 개포동 아파트 등 시가 총액 10억7800만원인 아파트 세 채를 팔았다가 삼성세무서로부터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등 4억3000여만원의 세금을 부과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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