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양심적 학자에 재갈 물린 한국수자원공사”

“4대강 사업 반대에 대한 ‘재갈 물리기’ 중단하라” 논평


[스페셜경제] 민주통합당은 10일 “한국수자원공사(사장 김건호) 정남정 4대강사업본부장이 4대강 사업에 반대 견해를 밝혀온 박창근(관동대 토목공학 교수) 교수를 경찰에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며 시대착오적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김진옥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민형사상 소송을 무기로 ‘재갈 물리기’를 시도하는 시대착오적인 행위”라며 “한국수자원공사가 지금 해야 할 일은 억지로 4대강을 홍보하고, 불행한 사태를 예방하고자 하는 한 양심적 학자의 입에 재갈을 물릴 궁리를 할 것이 아니”라고 질타했다.


김 부대변인은 “정남정 본부장이 개인적으로 고소했다지만,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이 지난 1월 ‘4대강 사업에 대해 사실에 입각하지 않은 내용을 발표하는 것에 법률적 대응을 하는 것을 검토중’이라고 말한 것을 대리 고소한 것에 불과하다는 의구심을 갖기에 충분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4대강에 설치된 보의 곳곳에서 역행침식과 세굴이 얼마나 진행되고 있는지 정확히 조사하고, 홍수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쓴소리를 던졌다.


한편 한국수자원공사 정남정 4대강사업본부장으로부터 경찰에 고소를 당한 박창근 교수는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를 역임한 환경 전문가로, 지난 2월부터 경상남도 낙동강사업 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며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줄곧 비판해왔다.


박 교수는 보(둑) 안전성, 재퇴적 현상, 준설물량 축소 등 4대강 사업의 여러 문제점을 전문가 관점에서 줄기차게 지적해 왔다. 이 때문에 생명에 위협을 받기도 했다.


환경운동연합 측 주장에 따르면 지난 2월 23일 오전 10시께 낙동강 달성댐에서는 위험천만한 일이 벌어졌는데 달성댐 관계자들이 현장 조사를 위해 박창근 교수가 탑승한 소형 보트를 예인선과 고무보트 등으로 강제로 밀어버리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자칫 배가 전복될 수도 있어서, 보트에 타고 있던 10명의 생명이 위태로울 뻔 했다.


공사 관계자들은 조사단 보트를 30여 미터 밀어 붙였는데 그 과정에서 조사단에게 물을 뿌리고, “(보트를) 뒤집어 버리겠다”며 협박을 하는 등 험악한 상황을 만들었다. 조사단 보트에 타고 있었던 에코채널 라디오 in 김병건 대표는 당시 상황에 대해 “같이 탔던 김부겸 최고위원 등이 사색이 될 정도로 아찔했다”고 말했다. 박창근 교수 역시 “순간 죽는 줄 알았다”며 당시 급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 4대강 범대위 이항진 상황실장은 “살인 행위에 가까운 추악한 범죄”라고 잘라 말했다. 도저히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는 것이다. 환경연합 정미란 간사는 “4대강 사업 폭력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면서 “정권이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달 27일로 임기가 끝나는 김건호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의 재연임이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해양부는 김 사장에 대해 청와대에 연임 제청을 했고, 이명박 대통령 재가를 거쳐 지난 9일 행정안전부로부터 연임 명령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온 점이 연임의 실질적 배경으로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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