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하나금융지주-외환銀, ‘소통, 불통, 울화통’

기업심층분석 / 정채희 / 2012-06-28 14:2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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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것 하나부터 열까지 너무나 달라…대화채널 있긴 해?’

▲ 김승유 하나금융그룹 회장(왼쪽)이 지난 2월17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하나금융그룹 외환은행 노동조합과 독립경영 보장 등 최종 합의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옆은 김기철 외환은행노조위원장.
[스페셜경제]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 사이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처럼 불안하기만 하다.


하나부터 열까지 너무도 다른 그들이 한 집에 함께 살면서부터 불거진 갈등의 골은 점점 깊어지기만 할 뿐,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특히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이 사소한 문제에서도 이견을 펼치고 있어 두 회사간 대화채널이 실상 없는 것은 아니냐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사소한 잡음의 대표적인 경우가 행원들의 '유니폼' 문제다.


28일 금융 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정부 정책에 따라 최근 외환·하나은행 직원들에게 ‘슈퍼쿨비즈’ 차림인 반팔 티셔츠를 착용하도록 하는 계획을 세웠다가 이를 취소했다.


쿨비즈 차림이란 ‘cool’과 ‘business’의 합성어로 넥타이를 매지 않고 반팔 셔츠를 입는 등 여름철 간편하게 입는 차림을 말하는데 이보다 더 나아간 ‘슈퍼쿨비즈’는 반팔 티셔츠를 말한다. 전력 수급 우려에 정부가 쿨비즈 정책을 적극 펼치면서 은행업계 대부분이 ‘티셔츠’ 차림으로 고객 맞이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이 티셔츠 착용 문제를 놓고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은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외환은행은 하나금융지주에 티셔츠를 입겠다고 제안했으나 결국 철회됐다. 외환은행은 원래대로 여직원은 하얀색 셔츠를, 남직원은 별도의 유니폼 없이 흰색 반팔 정장 와이셔츠를 입기로 했다. 하나금융지주는 노타이에 반팔셔츠의 쿨비즈를 입고 있다.


무슨 문제가 발생한 것 일까. 외한은행과 하나금융지주는 외환은행의 쿨비즈차림이 철회된 이유에 대해 엇갈린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티셔츠를 입겠다는 외환은행의 제안에 하나금융지주가 “입으려면 (하나은행과) 같이입자”며 동일한 유니폼을 제안해 온 것이 발단이 돼 티셔츠 도입계획이 철회됐다는 것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한국외환은행지부(이하 외환은행 노조)의 주장이다.


5년간 독립경영을 보장 받았지만 하나금융지주는 계속해서 일체감과 동질감을 외환은행에 심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는 오히려 반발감만 심어주고 있다고 노조 관계자는 불편함 심경을 드러냈다.


반면 노조 측의 주장에 하나금융지주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하나금융지주는 티셔츠 차림을 제안한 외환 측에 "티셔츠를 매일 입는 것은 서비스업종 상 맞지 않으니 시간을 정해서 입는 것(일주일 *회)이 어떻겠냐"고 물었고, 이에 외환은행 노조 측이 "내부에서 결정하겠다"고 답변하더니 결국 티셔츠 계획을 취소했다고 주장했다.


문제의 도화선이 된 ‘같은 유니폼’ 계획에 대해서는 외환은행 측에 특정 유니폼으로 같이 맞추자고 제안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결국 외환과 하나의 팽팽한 신경전은 외한은행의 쿨비즈 차림으로 일단락 된 것으로 보이지만 이 두 회사의 '사소한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명함과 달력까지 같이 만들자고 제안했다”며 “지주사가 일체감을 심으려 한다”고 반발했으나 지주 관계자는 “그런 적이 없다. 사실 무근이다”고 펄쩍 뛰었다.


관련 업계에서는 하나금융지주가 지난 2월, 외환은행 노조를 설득시키면서 향후 5년간 독립경영을 보장한다고 발표한 뒤 외환은행과 하나금융그룹 계열사들 간의 업무 협력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졌으나 실제 그들 사이에는 뿌리 깊은 불신과 앙금만이 자리 잡은 것 아니겠냐고 우려를 표했다.


실제 이와 관련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하나지주가 5년 동안 독립경영을 보장한 것과 달리 통합을 기정사실화해 일체감․동질감을 심으려고 한다”며 “지주사가 신뢰를 얻은 후 해도 늦지 않은 문제들을 가지고 계속 싸움을 만든다”고 불평했다.


이어 “사소한 것에 대립하는 게 국민들 눈에는 감정적 처사로 비춰질 수 있지만 외환 입장에서는 독립경영을 보장 받았기 때문에 지주사의 행위에 반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노조 측에서는 내부의 갖가지 소문을 듣고서 오해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노조보다는) 실제 일을 진행하는 사람(티셔츠 제작부서 등)이 더 잘 알지 않겠냐”고 말했다.


한편, 외환은행 노조는 지난달 31일 ‘하나지주는 독립경영 합의 파괴 책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성명서를 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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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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