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KDB산업은행장이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우조선해양 민영화 절차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스페셜경제=윤성균 기자]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대우조선해양 매각에 반대하는 대우조선해양 노조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과격한 행동으로 매각 협상이 중단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회장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우조선 노조에서 고용불안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는 등 여러 걱정이 앞서는 점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반대를 위한 반대, 소통없는 대안, 다소 과격한 일부 모습 등에 대해서는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조선산업도 과거의 구조조정에 얽매일 게 아니라 소위 ‘스마트야드’나 ‘스마트쉽’ 등 새로운 곳에 자꾸 투자해야 하는 시기”라며 “세상은 4차 산업혁명 시대로 가는데 우리만 석기시대로 살 수는 없지 않냐”고 반문했다.


이어 “투쟁과 파업으로 일자리가 지켜지고 기업 경쟁력이 제고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오히려 반대의 결과를 낳을 뿐”이라며 “혼돈과 상호불신의 투쟁에서 벗어나 노사, 지역사회, 협력사 모두가 협의해서 미래를 같이 그려보는 계기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지난 18~19일 진행되는 현대중공업의 인수에 반대하는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92%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한 바 있다.


지난 21일에는 노조 간부들이 대우조선 본점 앞에서 상경집회를 열어 달걀을 투척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노조의 반발이 거세게 일자 언제든지 조건없이 만나 대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지역에 내려가서 노조를 비롯해 지역단체?유지?협력업체?지자체장 다 만나 설득하고 우려사항을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즈니스에는 카운터파트가 있다는 것을 노조도 명심해줬으면 좋겠다. 요구사항이 있다면 무엇을 줄 수 있는지 전달해야 협상이 되지, 이것만 반드시 얻겠다 하면 협상이 안된다”며 “일방적 주장이나 요구는 지양해줬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대우조선 노조는 같은 날 오후 부분파업을 벌였고, 27일 산업은행 건물 앞에서 상경집회를 여는 등 강경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노조는 “현대중공업에 대우조선을 넘기는 밀실?특혜 매각을 당장 중단하고 매각에 노동자 참여, 고용 보장 등을 요구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한편, 이 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대우조선 매각과 관련해 산은 입장을 분명히 했고, 각종 논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이 일이 제가 산은 회장으로서의 마지막 미션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임했다”며 “기대효과가 매우 큰 사안인 동시에 중간에 좌절될 리스크도 크기 때문에 잘못되면 직을 내놓겠다는 각오로 임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과 관련한 주요 시장 경쟁당국의 기업결합심사에 관련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이 회장은 “(합병 후)20%의 시장 점유율이 기업결합을 금지해야 할 정도인지의 문제와 (독과점 논란을) 시장 전체로 볼지 아니면 특정선박에만 국한해서 판단할 것인지, 기업결합에 따른 혜택이 누구한테 가는지 등이 복잡하게 걸린 문제라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승산이 50%는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판단했다.


대우조선에 들어간 공적자금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서 해명했다. 그는 “13조원은 턱도 없는 소리다. 중복?이중계산이 들어가 있고 중간에 회수된 것도 감안이 되지 않았다”며 “규모 자체는 다음에 정확히 정리해서 말씀드리겠지만 이것은 공적자금도 아니다. 공적자금운용법에 따라서 세금이 들어간 게 공적자금이고 대우조선에는 산은 자금이 들어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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