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봉주 인턴기자]마이크로소프트 빌 게이츠가 미국이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증세를 해야 한다면 부유층의 세금을 더 걷는 것이 최선이라고 주장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이자 세계 2위 부호인 빌 게이츠는 17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의 한 프로그램에서 “우리는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24%를 지출하지만 세금은 GDP의 20% 정도밖에 걷고 있지 않다”면서 “경제성장보다 적자가 더 빨리 늘어나게 둬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게이츠의 이번 발언은 미국 재정적자가 역대 최대 규모로 늘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미 재무부는 지난 12일 미국의 재정부채가 처음으로 22조달러(약 2경4724조원)을 상회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2018년 10~12월에만 3190억달러의 적자를 냈다.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42%나 증가했다.


현재 워싱턴 정가에서는 민주당 의원들 뿐 아니라 공화당 의원들까지 ‘부자 증세’를 지지하고 있다. 작년 11월 민주당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즈 의원은 현행 39.6%인 소득세 최고세율을 70%까지 높이자고 주장했다. 내년 대선 출마를 선언한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공약에 부유세 도입을 포함시켰고,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상속세 증세카드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게이츠는 단순히 세율을 올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세율이 높았던 시기에도 절세 방법이 많아 실제 세율은 40%미만이었다. 현실적으로 상위 1~20% 부자들로부터 세금을 더 걷으려면 자본이득세 세율을 일반소득세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는 구체적인 대안을 내놨다. 미국 자본이득세는 1년 이상 보유한 자본자산의 매각으로 획득한 소득에 대한 세금인데, 투자 장려를 명목으로 최고세율은 20%로 일반 소득세의 절반 수준이다.


한편, 미국 국민들은 현재 부자 증세 쪽에 손을 들고 있다. 유권자 1,993명을 대상으로 지난 1~2일 실시된 폴리티코·모닝컨설트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자들이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에 찬성한 응답자는 70%에 이르렀다. 부유세 폭에는 이견이 있더라도 미국인 상당수가 부자증세 도입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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