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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경제=김봉주 인턴기자]영국 하원이 승인투표(meaningful vote)에서 브렉시트 합의안을 부결시켰다. 유럽연합(EU)은 승인투표 부결 소식에 영국의 EU 잔류를 촉구하면서도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영국 하원의원 634명은 15일(현지시각) 오후 의사당에서 정부가 EU와 합의한 EU 탈퇴협정과 미래관계 정치선언을 두고 찬반 투표를 시행했다.


승인투표는 찬성 202표와 반대 432표, 230표 차로 부결됐다.


이는 영국 정부가 의정 사상 제일 큰 표차로 의회에서 패배를 기록한 것이다. 기존 최대 부결 표차는 지난 1924년 당시 노동당 램지 맥도널드 총리가 기록한 166표 차이다.


이번 투표에서 찬성 202표는 보수당 196표, 노동당 3표, 무소속 3표 등으로 집계됐다.


반대 432표는 노동당 248표, 보수당 118표, 스코틀랜드국민당(SNP) 35표, 자유민주당 11표, 북아일랜드 연방주의 정당인 민주연합당(DUP) 10표, 웨일스민족당 4표, 녹색당 1석, 무소속 5표 등이었다.


집권당인 보수당에서도 3분의 1 정도가 테레사 메이 총리의 합의안에 반대표를 행사한 것이다.


제1야당인 노동당 의원 중에서는 248명이 반대한 가운데 3명만이 합의안을 지지했다.


앞서 영국과 EU는 지난 2018년 11월 브렉시트 전환 기간, 분담금 정산, 상대국 국민의 거주권리 등에 관한 EU 탈퇴협정에 합의한 바 있다.


양측은 이어 자유무역지대 구축과 미래관계 협상 등에 관한 ‘미래관계 정치선언’에도 합의했다.


또 작년 11월 25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개최된 유럽연합(EU) 특별 정상회의에서 양측은 합의안에 공식 서명하고 비준동의 절차에 들어갔다.


비준동의 절차는 영국과 EU 양측 의회에서 모두 진행돼야 하는데, 영국은 의회 통제권을 강화하기 위해 비준동의하기에 앞서 하원 승인투표를 실시했다.


승인투표는 당초 전월 11일에 실시될 계획이었으나, 메이 총리가 부결 가능성을 우려해 이를 연기했다.


메이 총리는 합의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지만 끝내 부결을 막지는 못했다.


승인투표 부결이 확정된 직후 노동당 제러미 코빈 대표는 정부 불신임안을 제출했다.


메이 총리는 16일 의원들이 정부 불신임안에 대해 논의할 기회를 얻는다고 밝혔다.


공영방송 BBC는 16일 오후 7시께 정부 불신인암 표결이 실시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고정임기 의회법’(Fixed-term Parliaments Act 2011)에 따르면, 정부 불신임안이 하원을 통과하면 하원은 14일 내에 새로운 내각 신임안을 표결한다. 이 기간 새 신임안이 하원에서 의결되지 못하면, 조기총선이 개최되게 되어 있다. 조기총선은 25회기일 내에는 열릴 수 없다.


한편, 브렉시트 협상 상대인 EU는 이날 승인투표 부결 소식이 전해지자 영국의 EU 잔류를 촉구하면서도 최악의 상황에 대한 대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U 정상회의 도날트 투스크 상임의장은 이날 내놓은 성명을 통해 “협상할 수 없고, 아무도 ‘노 딜’ 원하지 않으면 궁극적으로 유일한 긍정적인 해법이 무엇인지 말할 용기를 누가 가질 것인가”라며 영국의 EU 잔류를 촉구했다.


EU 집행위원회 장클로드 융커 위원장은 “오늘 투표 결과로 영국이 혼란스럽게 EU를 떠날 위험이 더 커졌다”며 “우리가 원하지 않는 일이 발생한 만큼 EU 집행위는 EU가 (비상상황에) 충분히 대비할 수 있도록 비상대책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며 비상상황에 대한 대비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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