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봉주 인턴기자]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으로 촉발된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정지)이 7일(현지시간)로 17일째를 맞으며 장기화하는 가운데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국민 연설’ 카드를 꺼냈다.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남쪽 국경 지역의 인도주의 및 국가 안보적 위기에 대한 대국민 연설을 하게 되었다는 것을 여러분에게 알리게 되어 기쁘다”며 동부시간 기준으로 8일 오후 9시 대국민연설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예산 확보를 지지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이를 반대하는 민주당 지도부의 계속된 협상 실패로 교착상태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물러서지 않고 전방위적 여론전에 뛰어드는 것이다.


백악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 방송을 위해 여러 방송국을 타진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흥행몰이에 나서며 전통적 지지층 결집과 민주당 압박의 효과를 동시에 꾀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얼마나 많은 방송사들이 생중계할지는는 불확실하다고 미 언론들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경 남쪽을 방문할 계획도 시사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0일 남쪽 국경을 방문해 국가 안보와 인도주의적 위기 문제를 다루는 최전방에 있는 사람들을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변인은 “추가로 구체적인 사항이 곧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월 26일 이라크를 방문해 기자들과 만나 국정 연설을 하기 전에 미 남서부 국경 지역 장벽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비상 행정권 발동인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언급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에 민주당 애덤 스미스 하원 군사위원장의 전일 방송 인터뷰를 인용하며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애덤 스미스 하원 군사위원장이 ‘그렇다, 대통령이 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 (이미) 여러 번 행해졌다’고 말했다”며 이어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의회에서 합의를 끝냅시다!”라고 말했다.


전날 스미스 위원장은 ABC방송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비상사태 선포를 살 수 있는지에 관해 묻자 “유감스럽게도 한마디로 답하면 그렇다. 대통령은 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다고 규정한 법률 조항이 있다. 그것(비상사태 선포)은 여러 번 행해졌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스미스 위원장은 “그간의 비상사태 선포는 주로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내 시설 건설을 위한 차원”이었다며 “이번 경우에는 대통령이 법적 소송이라는 도전에 무방비로 노출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스미스 위원장은 “비상사태를 선포하려면 현 상황이 왜 비상인지부터 분명한 논리를 세워야 할 것”이라며 만약 그러한 차원을 넘는다면 이는 국방비의 심한 사용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미스 위원장의 발언은 비상사태가 선포될 경우 야기될 수 있는 문제점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 부분은 무시하고 아전인수격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발언만 빼내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에도 “현재 우리는 국가 비상상황을 보고 있다”면서 “앞으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장벽 예산을 반영하지 않고 하원을 통과한 ‘민주당 표 지출 법안’을 수용하라며 반발하고 있어 교착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를 거치지 않고 우회적인 방법으로 장벽을 건설할 수 있도록 국가적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방식으로 대통령의 광범위한 권력을 휘두르겠다며 셧다운의 막다른 골목에서 협박을 가하고 있다”라고 평가하며 “대통령이 셧다운 위기를 고조시키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주말 동안 트럼프 행정부와 민주당 지도부는 릴레이 접촉을 거치며 협상을 꾀했으나 아직 가시적인 진전은 없는 상황이다. 양측은 이번 주에도 물밑 협상을 지속하기로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장벽 건설 방식 및 형태에 대해 ‘콘크리트 장벽’을 주장하다 ‘강철 장애물’로 한발 물러난 상태다. 이에 따라 장벽을 반대해온 민주당과의 타협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오지만, 전망은 불투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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