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이현주 기자]KCC가 실리콘 업계를 선도하는 미국 기업, 모멘티브퍼포먼스머티리얼스를 인수하면서 단숨에 세계 3위권으로 도약했다. 이와 관련 재계에서는 이번 인수가 KCC의 도약의 발판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 제기되고 있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KCC는 임시이사회를 개최해 모멘티브퍼포먼스머티리얼스(이하 모멘티브) 지분 100%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모멘티브는 미국에서 유명한 실리콘·석영 공급 업체로 유럽, 중국 등 전 세계에 16개 실리콘 생산 공장을 비롯해 총 24개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타이어 물성을 향상시키는 타이어 첨가제 NXT,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용 실리콘, 비경화 실리콘 고무 등에 대한 원천기술을 보유해 실리콘 업계를 주도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이렇듯 세계 유명 기업을 인수하기 위해 들인 금액은 무려 30억 달러(약 3조 3345억원)로 알려졌다. 이는 한국 기업의 해외 M&A 사례 중 역대 세 번째로 규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인수 방식’이 특이하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국내 M&A 사상 최초로 대기업, 중견기업, 사모펀드가 함께 이를 사들인 것이다. ▲KCC ▲원익그룹 ▲SJL파트너스는 컨소시엄을 통해 모멘티브를 인수했으며, 이에 따라 모멘티브 인수금액은 KCC 45%, 원익그룹 5%, SJL파트너스 50%를 부담한다.


KCC컨소시엄은 모멘티브 인수 이후 실리콘사업부와 석용·세라믹사업부로 분리된다. KCC는 실리콘사업부를, 원익그룹은 석용·세라믹사업부를 각각 나눠 갖게 되며, SJL파트너스는 이들에 대해 모두 지분 50%를 보유하게 된다.


향후 사업이 원활히 진행되면 이를 상장시켜 SJL은 투자금을 회수하고 KCC와 원익그룹은 각각 50%의 지분으로 경영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정몽진 KCC 회장은 “실리콘 중심 첨단소재 회사로 도약해 미국, 중국, 유럽 등 ‘빅마켓’으로 시장을 넓힐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시장에서는 KCC의 이번 인수가 성공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장문준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인수로 세계 시장 7위권인 KCC 실리콘 부문은 단숨에 2위 수준에 오른다”며 “KCC는 한동안 삼성물산 지분 매입 등 본업과 무관한 지출이 많았는데 오랜만에 본업 관련 대규모 투자가 이뤄진 점이 눈길을 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3조 8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KCC는 이번 인수를 통해 올해 매출 6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며, 연간 실리콘 생산량도 지난해 7만t에서 30만t으로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일각에서는 KCC가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자동차, 조선, 건설 등 주요 산업이 침체되면서 올해 들어 실적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 재계 전문가는 “모멘티브 인수로 실리콘 사업 규모가 커졌지만 덩치만 커졌을 뿐 얼마나 수익을 챙길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사진제공=KCC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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