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박고은 기자]대한민국 성인 평균 독서시간이 하루 6분이라고 한다. 매일 6분을 꾸준히 읽어 '교양인'이 될 수 있도록 <스페셜경제>가 주목할 만한 작품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 아무래도 방구석이 제일좋아 (마우라 시온 지음 | 전경아 옮김 | 을유문화사)


시온이라는 작가의 필터에 걸리면 평범한 일상의 한 조각도 재미있고 기묘한 사건이 된다. 알고 보면 자타가 공인하는 방구석 만화광인 저자는 이 책에서 ‘덕후력’을 마음껏 뽐내며 학창시절부터 접해 온 만화와 그 안의 캐릭터들을 맛깔나게 삶 속으로 끄집어낸다. 게다가 취미는 가능한 한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기라는 그녀는 시종일관 ‘셀프 디스’를 시전하며 망상에 빠진 자신의 모습으로 자조적인 웃음을 연발한다.


이런 미우라 시온의 두 가지 특징은 그녀의 일상과 결합되어 유쾌하고 다채로운 이야깃거리로 터져 나온다.


친하게 지내는 동료와 술을 마시고 아침까지 웃고 떠들며 망상의 나래를 펼치는 일상, 사사로운 일상다반사를 자신만의 세계관에 대입해 보는 상상, 화려한 공연 비디오를 보며 눈물 흘리고 감동하지만 막상 집에는 장 봐 온 엄마가 부엌에서 부스럭거리는 생활 소음이 가득한 현실에 풋 하고 웃음이 터진다.


아무것도 아닌 평범한 일상이 작가의 손을 거치면 마치 그림으로 그려질 듯한 만화 같은 유쾌한 콩트가 된다. 그러면서도 좋아하는 밴드를 보기 위해 지방으로 내려갔다가 ‘밴드란 무엇인지’, 공연을 보면 왜 애달파지는지 깊이 고민하기도 하고, 우리도 흔히 알 법한 일본 정치인들에게 일침을 놓기도 하며, 작은 쥐의 죽음으로 인생의 덧없음을 논하기도 한다.


미우라 시온의 일상에서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턱턱 숨이 차오르는 장마에 들어가기 직전의 산뜻한 계절을 연상시키는 에세이다.


[사진출처=을유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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