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전 계약직 아나운서들이 사측의 부당해고를 주장하고 나섰다.

[스페셜경제=김영식 기자]MBC 소속 전(前) 계약직 아나운서들이 사측의 부당해고를 주장하며 거리로 나섰다. 사측은 계약만료에 따라 정당한 퇴사 절차를 거친 결과라며 즉각 반박했다.


전직 아나 측, “계약기간 형식에 불과…약속한 정규직화 이행해야”


MBC 전직 아나운서 10여 명은 22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관련 집회를 열고 “MBC가 채용 당시 약속대로 계약직 아나운서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해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정규직 정규직화’, ‘비정규직 제로시대’란 현 정부 기조에 MBC가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들에 따르면 MBC는 지난 박근혜 정부 당시인 2016년~2017년 기간 정규직 전환을 전제로 1년 단위 계약직으로 신입 아나운서 11명을 채용했다. 이후 치러진 재시험 결과 11명 가운데 1명만이 남았다.


지난 2012년 파업 이후 정규직 신입사원 채용을 사실상 중단한 MBC는 신입 아나운서의 경우 2016년~2017년 기간 1년 단위 계약직으로만 제한해 선발했다.


다만 해당 기간 MBC는 신입 아나운서들을 상대로 ‘정규직과 다름없는 전형 과정을 거쳐 향후 정규직으로 전환·채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전제를 달았다.


그러나 지난해 MBC 총파업을 거쳐 최승호 신임 사장이 취임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최 사장 취임 이후 MBC는 올 2월 신입 공채를 5년 만에 진행했고, 이들 전 계약직 아나운서에 대한 퇴사 통보 결정을 내렸다.


이와 관련, 이들 전직 아나운서는 “(사측이 제시한) 계약 기간은 사실상 형식에 불과했다”며 “회사는 채용 공고 등을 통해 그간 정규직 전환을 수차례 약속해왔음에도 일방적으로 계약 갱신 거부를 통보한 것이므로 사실상 해고”라고 주장했다.


사측, “부당해고 아니다…‘계약기간 만료’ 사유에 따른 것”


이어 “우리의 해고는 최대현 아나운서의 해고와는 다르다”면서 “최 아나운서는 동료들의 성향을 분석한 ‘아나운서 블랙리스트’ 작성자로, 구 MBC 부패에 가담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우리는 김장겸·안광한 전 사장이 무분별하게 양산한 약자, 비정규직”이라며 “사회에 발을 내딛은 지 불과 1, 2년 밖에 되지 않은 초년생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MBC 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22일 퇴사한 아나운서들은 계약직 사원들로, 해고가 아닌 계약기간 만료로 퇴사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MBC는 드라마 PD 5명을 비롯해 예능 PD 8명, 아나운서 1명 등 총 14명의 계약직 사원 및 프리랜서는 정규직으로 특별 채용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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