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부, 인사들…‘사외이사 자리 차지하나’



[스페셜경제=유민주 기자]최근 국내 금융권에서 금융지주 이사회가 진행됐다. 이에 업계 관계자들은 ‘큰 산’을 넘었다는 표현을 내뱉고 있다.


하나·KB·신한 등 국내 3대 금융지주가 이사회 재편에 나서면서 주목을 받았다.


특히 이들은 지배구조 개선, 관계사의 실적, 나아가 각사가 추진하는 경영 전략 등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지난달 21일 신한금융의 첫 스타트를 이후 23일 KB금융, 이달 6일 하나금융이 이사회를 열었다.


새롭게 사외이사를 추천해 발표했다. 아울러 증권사 수장들은 지난해 증시 활황과 호실적에 잇따라 연임에 성공했다. 반면, 새로운 CEO를 불러들인 곳도 있다.



하나금융지주 이사회 신임 사외이사 후보 추천


한국투자증권 유상표 대표, 업계 최초 11연임


하나금융지주 사외이사 후보 김홍진.


우선 하나금융 이사회에 쏠리는 눈길이 많았다. 하나금융은 사외이사 8명 중 5명을 대거 교체했기 때문.


하나금융지주 이사회는 “6일 회의를 개최하고,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등 관련 법령에서 정한 후보 자격 검증을 통해 2018년 주주총회에 추천할 사외이사 후보를 확정했다” 밝혔다.


신임 5명, 재선임 2명, 임기 미도래 1명 등 총 8명의 사외이사가 구성됐다.


이와 관련, 김홍진, 박시환, 백태승, 양동훈, 허윤 총 5명을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윤성복, 박원구 등 2명은 재선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윤종남, 송기진, 양원근, 김인배는 퇴임하며, 차은영 이사는 임기가 2019년 주주총회까지로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EB하나은행 사외이사를 역임한 허 윤 이사(임기 1년)를 제외한 4명의 신임 사외이사의 임기는 2년이며 1년 단위로 중임할 수 있으며 재선임 사외이사 후보의 임기는 1년이다.


이날 하나금융지주 이사회는 “김병호 부회장(경영관리 부문장)과 함영주 행장(경영지원 부문장)이 지주사 사내이사로서 리스크관리위원회에 참여하는 것이 리스크 관리기능의 독립성 약화 및 이해상충의 우려가 있다는 금융당국의 경영유의 사항을 반영해 이들 두 사람을 리스크관리위원회에서 제외하였다”며 “이에 따라 사내이사로서의 역할이 축소돼 사내이사에서 제외했다”고 전했다.



신한금융, 조직 안정 강조


신한금융그룹은 임기 만료를 앞둔 계열사 5곳의 사장의 연임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이들은 조직의 안정을 중요시 했다. 또한 그룹의 주요 과제에 속도를 내기 위해 이와 같이 결정했다.


신한금융은 지난 6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본점에서 열린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를 열고 자회사 6곳의 대표이사 후보를 각사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에 추천했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신한생명 이병찬 사장과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민정기 사장, 신한캐피탈 설영오 사장, 신한저축은행 김영표 사장, 신한아이타스 이신기 사장 등 5명을 연임 내정했다.


이어 제주은행장으로 신한은행 서현주 부행장을 신규 선임했다.


이번에 내정된 경영진은 각사의 임추위 심의를 거쳐 이사회나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신한금융 관계자는 “이번 CEO 인선의 최대 기준은 ‘2020 스마트 프로젝트’의 성공적 실행”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프로젝트를 같이 만들면서 가치를 공유한 CEO 가운데 우수한 경영 성과와 조직관리 역량을 낸 상당수가 연임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금융 사외이사 후보 박시환.

KB, 노조가 걸림돌?


앞서 KB금융지주는 지난달 23일 이사회를 진행 한 바 있다. 이날 KB금융은 사외이사 3명을 새로 선임하기로 결정했다.


KB금융지주는 이날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를 열어 선우석호 서울대학교 교수, 최명희 내부통제평가원 부원장, 정구환 변호사 등 3인을 임기 2년의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기로 결정했다.


유석렬·박재하·한종수 등 3인의 기존 사외이사는 임기 1년의 중임 사외이사 후보로 주주총회에 추천하는 안건을 결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에 따르면 사추위는 지난해 12월 후임 인선을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주주와 서치펌(Search Firm)으로부터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받으면서 후보군을 확정했다.


아울러 외부 인선자문위원 평가와 사추위원의 투표, 자격검증 등의 절차를 거쳐 최종 후보자를 확정했다.


이런 가운데 당시 이사회는 노조의 주주제안을 통한 사외이사 추천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에 업계에서는 오는 23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KB노조가 일부 사외이사 후보를 반대하고, 주주제안을 통한 사외이사를 추천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하고 있다.


文 정부 인사 등장?


이 같이 금융지주사들의 정기 주주총회가 다음 달 집중된 가운데 금융사 사외이사와 문재인 대통령과의 연결고리가 눈에 띈다.


따라서 사외이사 자리 교체시기를 앞두고 친정부 인사로 자리가 채워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실제로 신한금융 이사회에서 사외이사로 추천받은 후보 가운데 박병대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는 대법관 출신 문재인 대통령과 12기 사법연수원 동기로 알려졌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이들을 친정부 인사로 지목하고 있다.


또한 하나금융 사외이사 후보 5명 가운데 박시환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문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12기 동기로 알려졌다.


그는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 대법원 대법관 출신이다. 지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심판 당시 문 대통령과 함께 노 전 대통령의 대리인으로 활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지난 13일 선임된 IBK기업은행의 신임 사외이사 후보 중에도 문 정부 인사 냄새를 풍기는 인물이 있어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19일 IBK기업은행은 “사외이사에 한국금융연구원 총무부장 및 노조위원장 출신인 출신 김정훈 민주금융발전네트워크 전문위원을 지난 13일 선임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사외이사가 현재 전문위원 겸 운영위원으로 있는 민주금융발전네트워크는 전·현직 금융기관 관계자 및 교수로 구성돼 있다. 특히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당시 후보를 공개 지지한 단체다.



하이투자증권 주익수 사장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미소’


한편, 이사회가 마무리되고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는 증권업계 수장들이 미소를 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 대표이사들은 잇따라 연임에 성공하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와 이사회 진행 후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의 연임을 결정했다.


또한 하이투자증권도 전일 이사회에서 주익수 대표이사를 차기 사장 후보로 내정했다.


특히 장수 CEO들의 연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유상호 대표이사는 이번 연임으로 증권업계 최초로 11연임을 자랑했다. 지난 7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유 사장을 최고경영자 최종 후보로 단독 추천했다.


아울러 교보증권 김해준 사장도 이번 연임에 성공하면서 2008년 취임 이후 12년간 교보증권을 이끌게 된다.


대신증권 수장도 이번에 연임이 결정됐다. 나재철 사장은 지난 2012년 대신증권 사장에 취임했으며, 이번 연임으로 오는 2020년까지 대신증권의 수장 자리를 지키며 회사를 이끌게 됐다.


이에 대해 증권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증시 활황에 더불어 증권사들의 실적이 오르고 초대형 IB(투자은행) 추진과 안정된 경영을 추구하고 있는 회사 경영 방침 영향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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