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빅데이터·사물인터넷 ‘기존 기술과 융합’…소비자 니즈 충족

▲휴머노이드 로봇 '페퍼'

[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유통업계가 소비자들의 니즈 충족을 위해서 4차산업 기술과 접목된 다양한 서비스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에 따라서 유통대기업들은 최근 AI, IoT, VR 등 ICT를 활용한 서비스를 속속들이 선보이고 있다.


이전까지 백화점·대형마트 등은 소비자들이 매장을 방문해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 때문에 오프라인 유통 매장들은 온라인·모바일 쇼핑 등에 밀려서 수익 악화 등의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하지만 ‘비대면 채널’과 3차원으로 생생하게 매장 내부를 둘러볼 수 있는 ‘가상현실(VR)’을 통해 이제는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수고를 덜할 수 있게 됐다.


이에 창간 9주년을 맞은 <스페셜경제>는 4차산업혁명의 바람을 타고 변화를 꾀고 있는 유통업계에 대해서 면밀히 들여다보기로 했다.


새로운 서비스 접목된 기술 잇달아 선보여
‘엘봇·페퍼·쇼핑봇’ 등 로봇 쇼핑도우미 전쟁


▲롯데백화점은 지난 4월 말, 업계 최초로 로봇 쇼핑도우미 ‘엘봇’을 소공동 본점에 배치했다.

롯데는 신동빈 회장까지 나서 4차 산업혁명의 중요성을 강조한 만큼, 유통 대기업들 가운데 가장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롯데는 소비자가 온라인, 오프라인, 모바일 등 다양한 경로를 넘나들며 상품을 검색하고 구매할 수 있는 ‘옴니채널’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 같은 옴니채널을 통해서 소비자는 오프라인매장과 온라인몰 같은 가격과 같은 프로모션을 제공받을 수 있다. 아울러 결제한 상품을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해 가져올 수 있으며, 매장에서 결제한 상품을 직접 수령하지 않고 집으로 배송 받을 수도 있다.


이와 함께 올해 안에는 IBM 왓슨 AI를 활용한 챗봇(Chat Bot) 기반 애플리케이션(앱) 쇼핑 어드바이저를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챗봇은 고객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상품을 추천하고 매장을 설명한다. 또한 온라인 픽업 서비스 안내 등을 받아볼 수 있는 환경을 구현한다.


또 롯데백화점은 지난 4월부터 서울 소공동 본점에 로봇 쇼핑도우미 ‘엘봇’을 도입하고 지난 10일부터는 로보틱스사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페퍼’도 공개했다.


페퍼는 키 1.2m, 무게 28㎏인 페퍼는 현존하는 로봇 중 움직임과 감각이 사람과 가장 비슷하며,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고 눈을 보며 말할 수 있다.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4개 국어로 고객과 소통이 가능하다.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 통한 ‘개인화 마케팅’


신세계백화점은 업계 최초로 고객 맞춤형 일대인 소통 서비스 ‘S마인드’를 선보였다. 이는 신세계 I&C, 데이터 분석 업체와 4년간 개발한 자체 AI 솔루션이다.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디렉트 메일(DM)'에서 벗어나 개인화 마케팅 기반을 확보한 것이다.


이를 위해서 신세계백화점은 매장에 자주 방문하고 상품구매를 하고 있는 고객 500만여명을 대상으로 최근 온·오프라인 구매 기록은 물론 성별, 연령, 지역, 구매빈도, 구매주기, 주거래 점포, 선호 제품, 월별 구매일수, 요일별 구매 패턴 등 100여개의 변수를 사용해 매일 방대한 빅데이터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선호하는 브랜드가 정해지면 쇼핑정보가 담긴 ‘컨텐츠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통해서 고객 선호 브랜드와 관련된 쇼핑정보가 자동으로 매칭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개인별 맞춤 쇼핑정보가 신세계백화점 어플로 제공된다.


이와 관련해서 신세계 측은 “고객들의 쇼핑 편의를 돕는 차별화 소프트웨어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시스템기획팀, 영업전략팀, 고객기획팀 등 30여명이 신세계 인력을 비롯해 신세계아이앤씨, 국내 유수의 대학교 통계학과 교수, 데이터 분석 회사, 시스템 개발사와 함께 4년간 매달려왔다”고 말했다.


채팅형 챗봇 ‘헤이봇’ 등장


▲ 더현대닷컴이 최초로 실제 백화점 매장을 둘러보면서 쇼핑할 수 있는 'VR(가상 현실, Virtual Reality) 백화점'을 선보였다.

현대백화점 역시 이러한 변화에 발맞추기 위해 AI와 VR등 다양한 4차산업 기술과 접목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이에 일환으로 지난해 10월부터 ‘더현대닷컴’에는 채팅형 챗봇인 ‘헤이봇’이 도입됐다. 챗봇은 개별앱 실행 없이 채팅앱을 통해서 상품을 검색하거나 주문, 조회를 할 수 있는 대화형 소프트웨어다.


기존 챗봇이 구매·반품 등을 선택해서 정해진 답변을 해주는 ‘키워드 선택형’이라며 헤이봇은 “안녕 세라”와 같은 인사부터 “상품 배송 현황을 알려줘”, “반품 목록을 보여줘” 등의 문장을 통해 채팅할 수 있다. 더욱이 헤이봇의 경우 사용하면 할수록 데이터가 쌓여 고객이 원하는 답변을 찾아서 스스로 진화할 수 있다.


현재 5000여개의 키워드를 등록해 5만개의 답변이 가능하며 향후 4배 이상 늘릴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울러 더현대닷컴은 고객이 가상현실(VR)을 통해서 백화점 매장을 볼 수 있는 ‘VR스토어’도 운영하고 있다. 홈페이지나 애플리켄이션을 통해서 ‘VR스토어’ 사이트를 클릭한 뒤 모바일에 VR 기기를 연결하면 백화점 매장 전경을 3차원으로 볼 수 있다. VR 기기가 없어도 PC를 통해 이용이 가능하다. 이는 그동안 사진과 텍스트를 통해서 상품 정보만 제공했던 온라인 쇼핑몰과는 차원이 다른 서비스다.


뿐만 아니라 현대백화점은 롯데백화점에 이어 지난 8월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에서 로봇쇼핑 도우미인 ‘쇼핑봇’을 첫 선을 보였다. 쇼핑봇은 인공지능 기반 통역 기술이 적용된 로봇으로서, 기존에 외국어 통역 담당 직원들과 함께 매장 및 편의시설을 안내한다. 뿐만아니라 외국어 통역 서비스는 물론 노래ㆍ춤 등의 ‘개인기’로 쇼핑객에게 즐거움을 주고 사진까지 찍어준다.


현대백화점은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해서 현재 지원하는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외에 프랑스어, 독일어, 러시아어, 아랍어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유통뿐만 아니라 모든 영역에서 4차산업혁명과 협업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유통업계는 소비자와 밀접한 관련이 잇는 만큼 이 같은 흐름을 놓치게 되면 위기를 맞을 수박에 없다”며 “점점 높아지는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서라도 4차산업과의 접목이 필수가 됐다”고 밝혔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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