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이어 무더위·집중호우까지’…잇단 악재 ‘불똥’

▲ 우리나라의 명절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추석물가 관리에 비상이 걸리며 서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스페셜경제=최은경 기자]우리나라의 명절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추석물가 관리에 비상이 걸리며 서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폭염, 폭우 등의 기상이변으로 여름 내 채소류 가격이 좀처럼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식탁물가도 마찬가지다.


추석 대목이 다가왔지만 매출이 눈에 띄게 증가하지 않고 있어 상인들도 속이 타들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치솟은 장바구니 물가에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진 가운데, 정부가 대대적으로 민생 안정정책 계획을 발표하면서 추석을 앞둔 서민 체감 물가는 안정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간편식 소비 트렌드 영향으로 가성비, 편리성을 갖춘 HMR을 활용하는 가정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면서 유통·식품업체들의 기대도 엿보인다.


채소·과일값 폭등…예년의 비해 두배 이상 폭등


정부, 농축산물 수급 안정 및 소비촉진 대책 마련


▲ 최근 농산물 출하량에 제일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것은 반복된 폭염과 폭우다. 정부와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이런 기상 이변으로 출하량 감소로 채소류 등 농산물 가격이 대부분 높은 상황이다.

잇단 악재에 물가 상승 ‘빨간불’


최근 농산물 출하량에 제일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것은 반복된 폭염과 폭우다. 정부와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이런 기상 이변으로 출하량 감소로 채소류 등 농산물 가격이 대부분 높은 상황이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8월 농산물 상승률은 14.2%로 2010년 9월(18.8%) 이후 6년 11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추는 전월 대비 55.3% 상승했고 토마토(102.1%)와 피망(190.9%) 등의 가격 부담도 상당했다. 또한 상추와 무도 2016년 동월 대비 각각 70.4%, 27.2% 오른 상태다.


육류와 생선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아 여전히 시민들에게 부담을 준다. 특히 돼지고기(16.6%), 달걀(51.0%), 오리고기(46.2%), 냉동오징어(104.5%), 물오징어(63.4%), 조기(55.6%), 가자미(42.5%) 등이 상승했다.


‘살충제’의 여파가 컸던 계란과 AI(조류인플루엔자)파동으로 곤혹을 치룬 닭고기는 -13.9%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점차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동기와 비교했을 때는 51%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어 여전히 정상가격보다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농수산품 물가 상승은 추석을 앞두고 있는 서민들의 부담이 더욱 가중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차례상에 사용되는 물품들이 일제히 지난해 동기 대비 높은 상승률을 보였기 때문에 예년보다 특히 차례상 비용이 대폭 오를 전망이다.


게다가 물가가 상승하자 좀처럼 지갑을 열려고 하지 않고 있다. 과일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한 종사자는 “추석이 다가오기 전 과일을 사려는 사람들이 줄을 이뤘는데 올해는 전반적으로 물가 상승 탓인지, 예년 같지 않은 상태”라며 “정부가 비축물량도 푼다는데 물가 가격이 하락해 소비자들도 부담도 덜고 상인들도 많이 팔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추석 맞이 준비를 하기 위해 시장을 찾은 김모씨도 고기, 채소 등의 가격이 비싸다고 토로했다. 그는 “물가상승세로 인해 타격이 크다. 차례상을 차릴 때 필요한 만큼만 준비하려 한다.”고 전했다.


한편 공산품만 상황이 달랐다. 공산품의 경우 생산자물가가 전달 대비 0.3% 상승하는 것에 그쳤다. 석탄 및 석유제품이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3.2% 상승했을 뿐 나머지 부문은 모두 1% 미만의 상승률을 보였다.


또한 서비스물가는 전달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음식점 및 숙박(0.3%)과 운수(0.1%), 부동산(0.1%)이 올랐지만, 금융 및 보험은 1.9% 하락했다.


대형마트보다 가격 저렴한 전통시장


한편 대형마트 대신 전통시장 이용 시 추석 차례상을 약 7만원 저렴하게 차릴 수 있다는 조사발표도 나왔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12~14일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각각 37곳을 대상으로 추석 제수용품 27개 판매가격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전통시장에서 판매하는 대부분 품목이 대형마트보다 저렴했다.


올해 추석 차례상을 차리는 데 소요되는 비용(4인 기준)은 전통시장이 평균 22만7172원인 반면 대형마트는 평균 29만6485원으로 나타났다. 전통시장이 대형마트보다 약 7만원(23.4%) 덜 드는 셈이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채소류(44.5%), 수산물류(26.6%), 육류(26.4%) 등 순으로 실제 전통시장이 대형마트보다 저렴했다.


특히 추석 제수용품 중 가격비중이 높은 전통시장 쇠고기와 돼지고기 판매가격은 대형마트보다 가격이 저렴했다.


▲ 정부는 이달부터 다음 달 초까지를 성수품 특별공급 기간으로 정하고 14개 중점 관리 품목을 집중적으로 방출한다고 밝혔다.

정부, 물가 비상에 총력 대응


이런 상황에 정부도 추석 물가 안정대책을 긴급하게 내놨다. 정부는 이달부터 다음 달 초까지를 성수품 특별공급 기간으로 정하고 14개 중점 관리 품목을 집중적으로 방출한다고 밝혔다.


이 기간에 사과 배 등 과일류는 평시 대비 2배, 무 배추 등 채소류와 임산물은 1.6배, 축산 및 수산물은 1.2배 더 시장에 풀 계획이다.


특히 폭우로 가격이 크게 오른 배추는 도매시장에 공급하는 수급조절물량을 하루당 300톤에서 400톤으로 늘린다. 또 추석에 대비한 추가 수매물량 3000톤도 다음달 3일까지 전국 농협 하나로마트에 50% 싼 가격에 내놓는다고 밝혔다.


전국 농협·수협·산림조합 특판장 2145곳에서 농·축·수산물 선물세트 등을 30∼40% 싸게 팔고 전국에 직거래 장터 239곳, 로컬푸드 직매장 209곳, 축산물 이동판매소 19곳 등을 개설하기로 발표했다.


특히 환경부도 추석명절을 앞두고 전국 17개 시·도 유통매장에서 과대 포장 집중단속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번 단속은 과대포장으로 인한 소비자의 불필요한 비용 부담을 줄이고, 자원의 낭비를 방지하기 위해 진행 되는 것이다. 전국지방자치단체에서는 ‘제품의 포장재질·포장방법에 관한 기준 등에 관한 규칙’에 따라 포장 횟수가 과도하거나 제품 크기에 비해 포장이 지나친 제품에 대해 포장 검사 명령을 내려 위반 여부를 판단한다고 밝혔다.


특히 명절에 판매량이 많은 1차 식품, 주류 등의 선물세트(종합제품)는 포장 횟수 2차 이내, 포장공간비율(전체 부피에서 제품 부피·필요공간을 제외한 공간의 비율) 25% 이하의 포장방법을 준수해야 한다. 화장품류는 포장공간비율 35% 이하를 지켜야 한다.


만약 제품 제조·수입사가 포장 기준을 위반한 사실이 적발되면 1차 위반 100만원, 2차 위반 200만원, 3차 위반 300만원 등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앞서 환경부는 집중단속에 앞서 지난달 31일 전국 지방자치단체 단속 공무원을 대상으로 포장검사 제도와 과대포장 단속 요령 등을 교육한 바 있다.


또한 제조·판매자의 자율적인 친환경 포장을 이끌기 위해 올해 6월에는 이마트·한국환경공단과 함께 '제품 포장 자율평가 시스템' 구축·운영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생활물가는 상승 압력이 다소 완화하고 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정부에서 가계 삶의 질적 제고를 위해 체감물가 안정에도 주력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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