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영방송의 정상화 바람이 불고 있는 KBS와 MBC가 5년 만에 동시 총파업에 나설 전망이다.

[스페셜경제=김영식 기자]지상파 양대 공영방송인 KBS와 MBC가 내달 초 동시 총파업에 돌입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 이명박 정부에서 언론장악 시도를 했다는 주장의 저항에 이은 5년 만의 일로, 양대 방송사 모두 현 경영진을 적폐대상으로 규정, 전면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KBS, 내달 4일과 7일 총파업 돌입…보직사퇴 가속화


먼저 KBS의 경우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와 KBS노동조합은 9월 4일과 7일 각각 총파업에 돌입한다. 소속된 조합원 규모는 총 3700여 명에 달한다.


또한 KBS 기자협회는 31일까지 470여 명 수준의 기자들이 제작거부에 들어갈 전망이며 KBS PD협회 소속 660여 명의 PD들 역시 30일부터 제작 전면 중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간부급을 중심으로 한 보직사퇴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KBS PD 간부 88명은 29일 “이날 오전 6시부터 보직을 사퇴한다”면서 “방송적폐에 불과한 고대영 사장이 버티고 있는 상황에선 도저히 공영방송으로서의 책무를 온전히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기자들도 고 사장의 보직 거부에 나섰다. 앞서 118명의 KBS 30기(14년차) 이상 기자들 역시 보직을 내려놓은 바 있다.


현재 KBS 노조 측은 공영방송의 공정성 회복을 명분으로 고 사장과 이인호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이번 투쟁은 합법적인 단체행동”이라면서 “그간 KBS 경영진이 구성원을 상대로 행한 폭압적 조치를 정상화하고 KBS를 국민의 방송으로 되돌리기 위해 전 조합원이 손을 맞잡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MBC, 총파업 찬성률 93.2%…역대 최고 기록


MBC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지난 24일~29일 기간 총파업 관련 조합원들의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투표 참가자 1682명(투표율 95.86%) 중 1568명(찬성률 93.2%)이 파업 찬성에 응답했다고 29일 밝혔다.


MBC노조에 따르면 이번 파업 찬성률은 노조 역사상 최고 기록으로, 지난 2010년 파업 당시엔 72.7%, 2011년엔 71.2%, 2016년 85.42%의 찬성률을 각각 기록한 바 있다.


이들은 현재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장과 김장겸 MBC 사장 등 현 경영진 사퇴를 요구하고 있지만 김 사장은 최근 ‘절대 그럴(사퇴할) 일은 없을 것’이라며 입장을 밝히며 맞선 상태다.


이에 따라 MBC 총파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시점은 9월 초로 예상된다. MBC노조 측은 내달 1일이나 4일을 두고 막바지 조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언론노조 MBC본부는 “역대 최고의 투표율과 찬성률을 보인 조합원들의 의지를 무겁게 받들 것”이라며 “노조는 이번 총파업에 예외를 두지 않고 전 조합원 참여를 이끌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MBC 기자와 PD, 아나운서 등 350여 명 규모의 MBC 구성원들은 고 이사장과 김 사장 등의 사퇴를 촉구하며 제작 중단을 선언한 바 있다.


두 방송사는 이미 구성원들의 잇단 제작거부로 지난 28일 이후 일부 방송에 파행이 이어지고 있다.


KBS의 경우 2TV ‘조수빈의 경제타임’과 2라디오 아침, 정오, 저녁 뉴스 프로그램이 지난 28일과 29일 이틀 연속 결방됐다. 이어 29일엔 1라디오 ‘뉴스중계탑’이 30분에서 10분으로 축소 방송됐으며 2TV ‘스포츠 하이라이트’는 아예 방송되지 못했다.


MBC 역시 지난 28일 이후 라디오PD들의 제작거부로 FM4U(91.9㎒) 모든 프로그램이 이틀째 결방됐다. 표준FM(95.9㎒)도 오전 6시~오후 8시를 제외한 새벽과 저녁, 심야 시간 프로그램이 결방되고 음악 특집 프로그램으로 대체된 바 있으며, 지난달부턴 ‘PD수첩’과 ‘시사매거진2580’이 결방 중인 상황이다.


한편, 이들 방송사 경영진은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28일 KBS 측은 기자들의 제작거부와 관련, “법적 정당성이 없는 명백한 불법행위”라면서 “KBS 보도본부는 제작 거부에 참여하지 않은 기자들을 중심으로 비상 대응 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29일 MBC는 “이번 파업은 사실상 정치권력이 주도한 파업”이라며 “정치권력의 부추김에 고무된 거대 언론노조 MBC본부가 정치권력과 손잡고 방송을 장악하기 위한 정치 행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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