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한감정 지속…아리따움 불공정거래 ‘들통’

[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화장품 업계 1위를 달리면서 승승장구 할 줄 알았던 아모레퍼시픽 앞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국내에서는 한반도 사드 배치로 인해서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매출이 급감했고, 해외시장에서는 ‘반한감정’으로 인해 외면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다 더해 올리브영, 롭스, 왓슨스 등 H&B스토어들의 강세로 인해 점점 밀려나고 있는 상황에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취임 후 아모레퍼시픽에 칼을 빼들고 나서면서 악재가 겹쳤다. 공정위는 CJ그룹의 올리브영 조사를 마친 뒤 다음 타깃으로 아모레퍼시픽의 아리따움을 정조준 했기 때문이다.


이는 뷰티 업계의 불공정거래 등의 실태를 낱낱이 밝히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의 아리따움의 가맹점들 갑질 논란은 지난 2014년부터 불거져왔다. 이러한 문제를 공정위가 수면 위로 드러냄에 따라서 뷰티 업계 역시 긴장하고 있다.


업계1위인 아모레퍼시픽에 대한 공정위에 처분에 따라서 앞으로 뷰티 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본지>는 아모레퍼시픽을 둘러싼 갑질 논란과 현 상황에 대해서 짚어보기로 했다.



가맹점주들 대상으로 강제 ‘리모델링 강요’ 논란
H&B스토어, 대항할 경쟁력 없어…성장세는 ‘주춤’


사실 화장품 업체들의 가맹점에 대한 갑질 논란은 그동안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았다. 호식이두마리치킨, 피자에땅, 미스터피자 등 외식업체 프랜차이즈 등이 오너리스크와 가맹점에 대한 갑질 논란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을 때도 화장품 업계는 비교적 잠잠한 편이었다. 그 때문에 본사와 가맹점주들 사이에서의 갈등과 불합리한 ‘관계’의 골은 더 깊어진 상황이었다.


이에 공정위는 뷰티 업계의 갑질도 근절하기 위해 나섰다. 특히, 국내 화장품 업계 1위로 다양한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을 그 첫 대상으로 삼았다. 이에 관련 업계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을 본보기로 삼기 위해서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지난달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가맹점 갑질 근절 위한 정책간담회’에 참석한 공창남 아리따움 가맹점주협의회장은 아모레퍼시픽의 갑질에 대해서 낱낱이 밝혔다.


그는 이 자리에서 “아모레퍼시픽에서 62가지 해지 사유를 빌미로 점주들에게 3~5년마다 인테리어 리모델링을 강요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2013년에는 교육장려금을 임의로 축소하는 등 갑질을 해왔다"며 "가맹점주협의회가 구성되자 가맹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압박을 하면서 가맹본부 '어용단체'를 구성해 가맹점주협의회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공정위의 가맹 분야 태스크포스(TF)팀은 아모레퍼시픽의 아리따움 가맹점주 신고건을 먼저 조사해 올해 내 심사보고서를 상정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화장품업계 가맹점주들로부터 본사에 대한 불만 제보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며 “TF에서 처리되지 않은 장기 사건 검토 결과, 접수된 지 가장 오래된 아리따움부터 우선 조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공정위 장기사건 TF팀까지 나선 것을 미뤄볼 때 이번 아모레퍼시픽에 대한 조사는 녹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공정거래위원회는 노대리 위원장 시절이었던 지난 2014년 7월 8일부터 19일까지 2주에 걸쳐 화장품업계 갑·을 구조 실태를 파악하겠다면서


8개 브랜드 가맹본부에 대한 조사를 벌인 바 있다. 해당 조사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의 계열사인 에뛰드, 이니스프리, 아리따움 도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이 조사 역시 흐지부지 끝난 바 있다.


때문에 김 위원장이 공정위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던 것을 탈피하겠다고 공식선언했던 만큼 이번에는 대대적인 조사가 예상되고 있다. 이를 단적으로 드러내듯 김 위원장 역시 ‘가맹점 갑질 근절 위한 정책간담회’에 직접 참석했다.


뿐만 아니라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가맹점주들의 의견을 듣고 지난날에 대한 사과와 향후 계획까지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에 이러한 행보를 보였다는 것을 이번 조사가 단순히 아리따움을 넘어 아모레퍼시픽 전 계열사로 확대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이와 관련해서 <스페셜경제> 측은 아모레퍼시픽에 여러차례 전화 취재를 시도했으니 연결되지 않았다.


설 자리 점점 좁아지는데 ‘해결책’?


업계에서는 아모레퍼시픽에 대한 공정위 조사에 대해서 악재가 겹쳤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현재 아모레퍼시픽의 편집샵인 아리따움은 초창기와는 달리 올리브영, 왓슨스 등 H&B스토어들에 점점 밀리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상황에서 갑질 기업이라는 오명까지 달게 된다면 브랜드 이미지 실추는 불 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H&B스토어들은 단순히 화장품 뿐만 아니라 건강보조식품, 생활용품, 의약품, 미용제품 등 다양한 제품들을 판매한다는 강점을 내세우면서 소비자들에게 각광을 받았다. 아리따움처럼 아모레퍼시픽 내 계열사의 화장품만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화장품 브랜드들 건강보조식품 등 다양한 제품을 살 수 있어 H&B스토어를 선호하는 소비자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에 힘입어 H&B스토어 업계 1위인 올리브영이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중이다. 올리브영의 운영법인인 CJ올리브네트웍스의 매출액은 매년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14년 기준 4212억원에서 2015년 1조 1422억원으로 약 3배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역시 1조 5557억원으로 상승곡선을 이어나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영업이익 역시 2014년 413억원, 2015년 804억, 2016년 934억원으로 점점 증가하고 있다.


이에 반해 아리따움은 중국의 금한령 조치로 인한 타격이 매우 큰 상황이다. 지난해만 봐도 매출액이 4441억원으로 전년 대비해 2.4%나 하락했다. 매장 수 역시 지난해는 전년에 비해 겨우 6개 증가한 1352개 였다. 지난 2014년 1294개에서 2015년 13446개로 50개 이상이 늘어난 것에 비하면 사실상은 정체기인 셈이다.


이에 대해서 화장품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아모레퍼시픽 상황은 좋지 않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중국인 관광객 특수를 누리면서 활발한 성장세를 보여왔지만, 현재는 사드 때문에 성장세가 거의 멈춘 상황”이라며 “문제는 언제쯤 한·중 관계가 회복된 예전 성장세를 되찾을지 알 수 없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기다 더해 점점 성장하고 있는 H&B스토어를 상대할 경쟁력도 많이 떨어지는 편이다. 지금의 아리따움만으로는 고객 유출 현상을 막을 수 없다”면서 “이는 고객들의 기호 변화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뾰족한 대안을 내놓지 않으면 고객의 발길을 다시 붙잡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회사는 어려워도 ‘고배당’은 계속된다


이렇게 ‘아모레퍼시픽’이 중국의 금한령과 H&B스토어들의 성장세로 인해 국내외로 위기에 직면해 있는 가운데, 서경배 회장이 지난해에 비해서 11배 이상 늘어난 고액 연봉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아모레퍼시픽 실적은 중국 정부 사드 배치 보복 조치 이후 올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 23%씩 감소했고, 직원 1인당 평균 급여액 역시도 2천200만원선으로 제자리걸음이다.


사드 보복 등으로 문제로 매출이 급감했음에도 불구하고 서 회장은 급여 9억650만원, 상여 56억4700만원 등 총 65억5350만원을 수령했다. 또한 아모레퍼시픽그룹에서는 30억8150만원을 받았다. 총 96억 3천만원을 받으면서, 전년보다 11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서 회장은 재벌 오너들 가운데서도 보수를 가장 많이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모레퍼시픽은 “3년마다 임원들에게 지급되는 장기 인센티브가 올해 지급돼 늘었다”고 공시했다. 아모레퍼시픽은 회장 직위의 경우 3개년도 평균을 기준으로 연봉의 최대 480%까지 상여를 지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해명에도 아모레퍼시픽과 서 회장을 보는 사람들의 눈총이 따갑다. 국내외적으로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데 회사의 오너가 지난해에 비해서 11배나 많은 연봉을 가져가는 것이 쉽게 납득되지 않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매출 하락 등으로 인해서 현재 아모레서피기 직원들의 연봉은 지난해와 비교해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즉, 연봉 동결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서 회장의 이러한 행보에 대해서 ‘오너 자질이 없다’는 등의 비판도 나오고 있다. 회사의 경영을 책임져야 할 오너가 직면한 문제를 타개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는커녕 고액 연봉을 받아감으로서 직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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