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스페셜경제=황병준 기자]금호타이어 상표권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박삼구 회장에 대해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예상외의 초강수 대응을 펼치면서 ‘금호타이어’ 문제를 더욱 복잡한 방향으로 끌고 가고 있다.


금호 상표권을 요구하는 산업은행은 오는 9일까지 박 회장에게 상표권 사용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해 달라고 통보했다. 만약 박 회장이 이를 불허할 경우 금호타이어 경영권을 박탈하고 채권 만기 연장도 하지 않겠다는 압박을 가하면서 논란은 쉽게 가라들이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8일 재계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박삼구 회장에게 금호타이어 상표권 사용 허가에 대한 확답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박 회장의 대표직 사퇴까지 압박하면서 ‘초강수 카드’까지 꺼내 들면서 압박을 가하고 있는 모양세다.


그동안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금호타이어의 우선협상대상자인 중국의 더블스타에 ‘금호’ 상표권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직간접적으로 표시해 왔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지난달 25일과 이달 2일 주주협의회에서 금호타이어 매각 종결 방안을 놓고 논의를 펼쳤다.


당시 회의에서 채권단은 이달 말로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 1조3000억원을 3개월 상환 연장하는 방안을 안건에 상정하기로 하고, 박 회장에게 상표권 사용 허용 여부를 회신하라는 공문을 보내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박 회장에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박 회장에게 경영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산업은행은 금호타이어를 중국계 국영기업이 더블스타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상표권 사용 기한을 '5+15(추후 협상)'년 동안 보장하기로 약속했다.


산업은행은 더블스타와의 약속에 앞서 금호산업 이사회를 통해 상표권 허용을 허락받았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이러한 상표권 사용 요구를 기업의 목줄을 죄고 있는 자금과 실적을 이용해 압박하고 있다는데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상표권 소유자인 금호산업의 허락없이 상표권을 최대 20년까지 현행요율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해지는 더블스타가 원하면 언제든지 가능하도록 한 조건은 비상식적인 계약조건”이라며 이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더블스타와 본계약 체결을 위해 협상을 벌이는 산업은행은 더 이상 상표권 문제로 시간을 끌 수 없다고 판단하며 결국 박 회장을 상대로 사실상 최후 통첩을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2014년 말에 워크아웃을 졸업했지만 영업실적은 그리 만족스럽지 못하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1천2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7% 감소했다. 부채비율은 2014년 말 262.34%, 2015년 말 314.02%, 지난해 말 321.85% 등으로 재무구조가 갈수록 취약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산업은행의 이러한 반격을 펼치는 데에는 최근 대우조선해양 사태 등으로 실무 직원 들이 검찰 등에 조사를 받는 등 원칙론을 앞세우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산업은행이 이 같은 태도를 고수할 경우 중국의 더블스타에게 힘을 실어줘 금호타이어가 한순간 중국기업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데 있다.


최근 사드와 미세먼지 등으로 반중감정이 극도로 예민해진 가운데 절차 등에 대한 논란이 마무리 되지 않은 가운데 일방적으로 중국으로 넘어갈 경우 국내 자동차 및 타이어 산업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채권단이 대출금을 잡고 기업의 경영에 도를 넘어 간섭하게 되면 기업의 존폐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채권단이 경영자에 대한 지나친 간섭이 오히려 화를 불러 올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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