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 ‘트리플 악재(惡材)’에 휘청대는 내막

황병준 / 기사승인 : 2016-09-05 10:24:09
가족회사에 일감몰아주기 전횡…하청업체 감찰 논란

[스페셜경제=황병준 기자]지난 1950년 故이임용 회장이 설립한 태광산업을 모태로 석유화학과 섬유, 종합금융,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등을 영위하고 있는 태광그룹. 지난 2011년 공정위 발표 대규모 기업집단 현황에서 자산총액 약 5조4000억원으로 재계 서열 46위를 기록했고, 현재 43위에 올라와 있다.


태광은 지난 2011년 검찰의 비자금 수사가 이어지면서 한 차례 홍역을 앓았다. 당시 이호진 회장을 비롯해 총수 일가가 잇따라 구속되면서 사회적 물의를 빚은 바 있다.


하지만 최근 태광그룹의 이름이 다시 회자되고 있다. 이 전 회장의 가족회사가 태광그룹 계열사에 김치를 팔고, 하청업체에 와인을 강매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것이다. 이에 노동 시민단체들이 ‘일감몰아주기’라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또한 태광그룹은 하청업체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어 논란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횡령 혐의가 사실상 확정되면서 횡령 및 배임 및 조세포탈 혐의에 대한 판결이 주목받고 있다. 이에 <스페셜경제>가 태광그룹의 잇단 악재를 살펴봤다.


그룹 총수일가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개인회사를 이용해 협력업체들에게 물건을 강매하고 선물용 상품을 구입하도록 해 손 쉽게 매출을 기록, 이를 바탕으로 대주주에게 배당을 몰아주는 기업이 있다. 바로 국내 굴지의 대기업 태광그룹이다.


흥국생명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와 민주노총 희망연대노조 등 7개 단체가 모인 ‘태광그룹 바로잡기 공동투쟁본부’는 지난 11일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태광그룹의 부도덕을 꼬집었다.


총수 가족회사의 ‘일감몰아주기’


이들은 진정서에서 흥국생명 등 태광그룹 계열사들은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이 51%를 보유하는 등 가족이 100%의 지분을 갖고 있는 티시스와 부인 신유나씨와 이 회장의 딸이 100%를 보유하고 있는 메르뱅의 김치와 커피, 와인 등을 구입해 부당내부거래를 펼쳤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 태광그룹 이호진 전 회장.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티시스의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이호진 전 회장이 51.02%의 지분을 갖고 있으며 이 회장의 아들 이현준씨가 44.62%, 부인 신유나씨와 딸 이현나씨가 각각 2.1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티시스의 지난해매출은 2118억원, 영업이익 313억원, 당기순이익 116억원이다. 눈에 띄는 것은 현금배당으로 108억원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주당배당율이 471%에 이른다. 전년에는 당기순이익 30억에 배당으로 25억6000만원을 지급했다. 전형적인 오너회사의 고배당인 셈이다.


공투본, “상품 판매 강요”


태광그룹 바로잡기공동투쟁본부는 “태광그룹 전 계열사가 이호진 총수 일가에 부당하게 일감을 몰아주고 상품판매를 강요했다”며 금융감독원과 공정거래위원회는 즉각 조사를 실시해 엄정한 규제와 처벌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티시스는 태광그룹 계열사가 회삿돈으로 임직원 선물용 김치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매출을 확보했다. 티시스는 강원도 춘천의 휘슬링락 골프장을 운영하는 동시에 단체급식과 김치를 생산하고 있다. 골프장에서 담근 김치를 10kg을 19만5000원으로 계열사에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시중에 판매되는 김치는 10kg에 5만원 선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 금감원은 가격 적정성을 검증하지 않고 고가의 김치를 수의계약으로 매입했다는 이유로 흥국생명에게 내부통제 강화에 대한 ‘경영유의’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이 회장 일가가 운영하는 메르뱅도 일감몰아주기 의혹을 받고 있다. 메르뱅은 지난 2008년 설립 이후 계열사들에게 와인을 판매했다. 메르뱅은 명절 때마다 직원들에게 와인 구매를 독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공투본에 따르면 직원들이 메르뱅 와인을 구매하면 회사에서 대금을 보전해 주는 방식이다. 또한 협력 업체 등에게 전자우편을 보내 와인을 구매하도록 강요하기도 했다.


공개된 전자우편에는 구매액과 시기까지 지정해 와인을 구입할 것으로 요구하는 등 갑질을 펼친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이러한 메르뱅이 이호진 회장의 가족들이 대주주로 있다는 것이다. 메르뱅의 지분의 51%는 이회장의 부인 신유나씨가 보유하고 있으며 딸 이현나씨 49%의 지분을 갖고 있는 가족회사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호진 전 회장이 비리와 횡령 등으로 경영 일선 물러났어도 개인회사를 통해 일감을 받고 있다”며 “일감을 받고 이익을 늘려 배당으로 받는 것은 전형적인 총수일가의 사익 편취다”고 말했다.


하청업체 감찰 논란


지난해 계열사 하청업체를 상대로 감찰 수준의 고강도 감사를 벌인 의혹을 받고 있는 태광그룹이 하청업체 업무 방해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에 따르면 태광산업 하청 업체 대표 A씨가 지난달 20일 태광그룹 고위 임원 B씨를 상대로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B씨가 2014년 10월부터 태광산업의 울산공장(1·2·3공장)에 그룹 경영진단팀을 투입해 전체 하청·협력업체 상대로 감찰 수준의 고강도 감사를 벌였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업체의 경영 관련 일체의 자료를 수집하고 은행계좌를 추적했다는 것이다.


또한 ‘비협조시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취지의 언급도 밝혀지면서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또 감사결과에 따라 해당 업체들에 '단가 후려치기'식으로 재계약을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이호진 회장 횡령 ‘다시 판단’


1300억원의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재판에서 횡령액을 다시 산정하라고 판단했다.


대법원 3부는 30일 이 전 회장의 상고심에서 징역 4년6월과 벌금 10억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 고법으로 다시 돌려보냈다.


이 전 회장의 횡령 혐의 자체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하지만 횡령 대상을 다시 판단하라는 취지인 것이다.
이 전 회장은 2011년 태광산업이 만든 섬유제품의 생산량을 실제보다 적개 회계장부에 기입, 남은 제품을 팔아 수백억원의 횡령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2심은 이 전 회장의 혐의에 대해 대부분 유죄로 인정 징역 4년6개월에 벌금 10억원을 선고했지만 대법원은 “이전 회장이 횡령한 것은 스판텍스 등 섬유제품 자체가 아니라 섬유제품을 판매한 대금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이 전 회장의 배임수재, 보험업법 위반 등 나머지 범죄 사실에 대해서는 유죄를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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