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주가상승 ‘작전주 VS 정상주’...개미투자자 손실 우려

▲ 코데즈컴바인 홈페이지
[스페셜경제=김영일 기자]최근 증권가에서 가장 핫한 종목을 꼽으라면 두말없이 코데즈컴바인일 것이다. 코데즈컴바인은 이달 초까지만 해도 주가가 2만 3000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15일 코데즈컴바인의 주가는 15만 1100원으로 6배가량 뛰면서 증권가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문제는 뚜렷한 주가 급등 사유가 없다는데 있다. 재무제표는 여전히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하고 있으며 천문학적 금액의 수출이나 기술제휴 등도 없을뿐더러 M&A나 특정 테마에 묶인 것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연일 상한가를 기록하며 급등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증권시장에서는 향후 개미투자자들의 손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는 뚜렷한 사유 없이 주가가 급등할 때에는 주가를 조작하는 작전세력에 의해 피해가 고스란히 개인투자자들에게 전가되었던 전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에 <스페셜경제>가 올해 초 증권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코데즈컴바인의 주가 급등에 대해 들여다봤다.


치솟는 주가‥단기간 6배 폭등
재무개선 위한 두 차례 ‘감자’


코데즈컴바인의 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지난 2일 23,200원을 기록했던 코데즈컴바인의 주가는 15일 151,100원으로 단 13일 만에 6배가량 뛴 것이다.


2만 3200원→15만 1100원


지난 2일 코데즈컴바인은 23,200원원에 장을 마쳤다. 다음날인 3일에는 상한가(29.96%)를 기록하며 30,150원에 장을 마감했다. 거래량 역시 9640주에서 149,293주로 급등했다.


4일에는 25.70%로 급등했으며 7일 12.14% 상승한 42,500원을 기록했다. 이와 같이 코데즈컴바인의 주가가 연일 급등을 기록하자 한국거래소는 코데즈컴바인을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하고 회사 측에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코데즈컴바인 측은 주가 급등관련 조회공시 요구에 “주가 및 거래량에 대한 영향을 신중히 검토하였는바, 최근의 현저한 시황변동(주가급등)과 관련하여 별도로 공시할 중요한 정보가 없다”고 밝혔다.


이는 주가 급등에 대해 회사 측도 잘 모르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즉, 주가가 급등할만한 특별한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


급등에 대한 특별한 사유가 없음에도 코데즈컴바인은 8일 24.71%로 거듭 상승세를 이어갔고, 9일에는 다시 상한가(30.0%)를 기록해 68,9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연이은 급등세로 인해 코데즈컴바인은 10일 하루 거래정지를 당했다. 거래정지는 뚜렷한 사유 없이 주가가 급등하거나 급락할 경우 투자자에 대한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에 한국거래소가 해당 종목에 대해 거래정지를 시킬 수 있다.


그러나 한국거래소의 하루짜리 거래정지는 코데즈컴바인의 이유 없는 급등을 막지 못했다. 거래정지가 풀린 거래 첫날인 11일 코데즈컴바인의 주가는 9일에 비해 29.90% 상승했다. 역시 상한가를 기록한 것이다.


▲ 코데즈컴바인 주가추이(다음증권)
상한가의 탄력은 14일에도 이어졌다. 코데즈컴바인은 이날 29.94% 상승한 116,300원으로 장을 마쳤으며 15일에는 시작과 함께 쩜상한가를 달성해 주가는 151,100원을 기록했다.


이번 달 첫 거래일인 2일 23,200원이던 주가는 이날까지 151,100으로 뛰어 오른 것으로 거래일로만 따져보면 단 8거래일 만에 이 같은 급등세를 보인 것.


이는 8거래일 만에 650% 상승으로 만약 100만원을 투자했던 투자자라면 원금을 제외하고 550만원의 수익이 발생한 것이다.


시가총액도 5조 7180억으로 불어났다. 이는 코스닥 시총 1위인 셀트리온(11조 9263억원)과 카카오(6조 7151억원)에 이은 3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4년 연속 영업손실


이처럼 단기간에 어마어마한 급등세를 연출하자, 증권시장에서는 주가 급등에 대한 이유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코데즈컴바인은 동대문 평화시장 출신인 박상돈 전 회장이 지난 1995년 8월 16일 설립해 2001년 9월 18일 코스닥에 상장했다.


국내시장을 기반으로 여성캐주얼 의류를 제조/유통을 일괄하는 SPA패션사업을 주요사업으로 영위하고 있으며 특히, 속옷 브랜드로 유명세를 탔다.


코데즈컴바인은 한 때 매출 2000억원을 기록하는 등 건실한 유망기업으로 꼽혔지만 지난 2010년 박 전 회장과 아내 사이에 경영권 분쟁이 벌어지면서 사세가 기울기 시작했다.


박 전 회정과 아내 오매화 전 대표는 이혼 소송을 진행하던 중 각자 주식을 사들이며 경영권 다툼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유니클로 및 자라 등 해외 SPA 브랜드의 공세가 시작됐고, 결국 코데즈컴바인의 실적은 급속도로 악화되기 시작했다.


코데즈컴바인의 최근 실적을 살펴보면 2012년 ▲매출액 1996억원, 영업손실 80억원, 당기순손실 157억원을 기록했으며 2013년에는 ▲매출액 1513억원, 영업손실 169억원, 당기순손실 196억원을 기록했다.


2014년에는 ▲매출액 1032억원, 영업손실 299억원, 당기순손실 238억원,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실적은 ▲매출액 156억원, 영업손실 177억원, 당기순손실 117억원 등이다.


171억원→시총 5조원의 마법
보호예수기간 종료‥‘피해’ 우려


감자의 놀라운 마법


결국 코데즈컴바인은 지난해 자본잠식률 50% 이상으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코스닥 시총 상위 200위 중에 관리종목은 지정된 종목은 코데즈컴바인이 유일했다.


이 때문에 코데즈컴바인은 지난해 2월 파산신청을 단행했고 3월에는 회생절차를 밟았다. 이로 인해 지난해 2월 23일부터 코데즈컴바인의 주식 거래는 정지됐다.


급기야 지난해 8월 14일에는 박 전 회장에서 코튼클럽 김보선 대표로 코데즈컴바인의 주인이 바뀌었다.


당시 코튼클럽은 171억원을 들여 코데즈컴바인 지분 90.43%를 확보하며 최대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코튼클럽은 김보선 대표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코튼클럽이 코데즈컴바인의 최대주주로 올라선 방식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였다.


당시 코데즈컴바인은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는데, 코튼클럽을 대상으로 171억 규모의 증자와 우리은행 등 채권단을 대상으로 한 118억 규모의 증자로 나눠져 진행됐다.


김 대표는 코데즈컴바인의 최대주주에 오르자 회생계획에 따라 감자를 진행했으며 감자 비율은 200대 1이었다.


200대 1 감자로 코데즈컴바인의 자본금은 253억 6700만원에서 1억 2600만원으로 줄어들게 됐다. 더불어 기존 발행주식(구주) 또한 5073만주에서 25만 2075주로 줄었다.


이어 채권단의 회생채권을 출자전환한 뒤 다시 7대 1비율로 2차 감자를 진행했다. 회생채권을 출자전환 하면서 늘어난 발행주식 2360만여주를 337만여주로 줄였고, 자본금 또한 118억원에서 16억 8500만원으로 감소됐다.


이와 같은 혹독한 감자를 진행한 이후 코데즈컴바인 측은 박상돈 전 회장에서 코튼클럽 최대주주인 김보선 대표를 코데즈컴바인의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코데즈컴바인의 실질적 주인이 바뀌고 회생계획에 따라 감자를 진행한 후 대표이사 정관변경까지 마치자 지난해 12월 24일 10개월여 만에 코데즈컴바인의 주식 거래가 재게 됐다.


주식 거래가 재게 되자 코데즈컴바인의 시초가는 4만원으로 둔갑됐다. 당초 거래정지 전 주가는 509원이었으나 두 차례 감자를 통한 재무개선과 주식수량 감소로 인한 결과였다.


시가총액도 1조원을 웃돌았다. 코튼클럽을 통해 171억을 들여 3자배정 유상증자로 코데즈컴바인의 최대주주로 등극한 김보선 대표는 100배에 가까운 수익을 달성한 것이다.


다만 등락을 반복하며 주가는 2만원대를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올해 3월초에 들어서자 아무런 사유 없이 주가는 급등세를 연출하며 이상현상을 보였다.


씨가 마른 유통 수량?


이 때문에 증권시장에서는 코데즈컴바인의 주가 급등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과도 하리 만치 적은 유통 주식수량을 꼽고 있다.


앞서 언급했던 두 차례 감자로 인해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코데즈컴바인의 주식은 25만주에 불과하다.


유통주식수가 25만주에 불과한 이유는 현재 코데즈컴바인의 총 주식수량은 3784만주 인데, 이중 최대주주인 코튼클럽이 보유하고 있는 수량은 3422만주이다.


이는 171억원을 들여 유상증자에 참여해 코튼클럽이 확보한 지분 90.43%에 해당하는 수량이다.


해당 주식은 현재 의무보호예수로 묶여 있는 실정이며 채권단이 출자전환 한 이후 7대 1로 감자한 337만주 역시 보호예수로 물량으로 묶여 있다.


이는 결국 코튼클럽 지분 3422만주와 출자전환한 지분 337만주가 보호예수로 묶여 있기 때문에 200대 1로 1차 감자를 단행했을 당시 남은 주식 25만주만이 시장에 유통되고 있는 것이다.


총 5조 7000억원대의 시총 가운데 377억원 어치의 주식만 실제로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것이다.


25만주 중에서도 외국인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의 수량은 지난 14일 기준으로 21만주에 해당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때문에 대부분의 유통 주식지분을 외국인이 보유하다보니 매수주문이 조금만 몰려도 순식간에 급등세를 연출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상한가를 기록하는데 필요한 거래량은 단 10,920주에 불과했다.


이처럼 적은 거래량으로도 상한가를 기록한다는 건 그만큼 시장에 나온 유통 물량이 씨가 말랐다는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의구심


이쯤 되면 시장에 유통되고 있는 25만주 중에 21만주를 보유하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에 대한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증권시장 일각에서는 유통 물량이 워낙에 적은 탓에 코데즈컴바인의 최대주주인 코튼클럽과 연관된 인사들이 이 ‘외국인(검은머리 외국인)’ 투자자일 것이라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회사 관계자들이 외국인 차명계좌를 이용해 주가를 부양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지금이야 코데즈컴바인이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있지만 향후 실적을 일으켜 회사가 정상화된다면 지금의 주가를 충분히 유지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실적개선으로 현재의 주가가 유지된다면 향후 장내에서 서서히 보유지분을 매도하면 엄청난 수익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코데즈컴바인측 관계자는 <스페셜경제>와의 통화에서 “전혀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회사에서 확인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증권가에 떠도는 풍문”이라며 “해당 부분에 대해 금융감독원이나 한국거래소에서도 어떠한 조치나 연락을 받은 바도 없다”며 일각에서의 풍문에 대해 일축했다.


한편, 오는 6월 24일 의무보호예수기간으로 묶여 있던 최대주주의 물량 절반과 출자전환 물량이 풀리게 된다.


이에 따라 보호 예수 기간이 종료돼 대규모 물량이 시장에 나올 경우 현 주가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에 코데즈컴바인측 관계자는 “보호예수 기간이 종료되면 대주주 물량 1700만주(코튼클럽)와 출자전환 물량 370여만주(채권단)가 시장에 풀린다”면서 “출자전환 물량과 대주주가 소유하고 있는 물량에 대해선 (지분 보유자들이)시장에 내다 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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