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정 대타협 의미…‘보완점 주문’

[스페셜경제=권도윤 기자]지난달 13일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이하 노사정위)는 올 하반기 정부의 최우선 국정과제인 노동개혁에 대해 근로시간 단축, 통상임금 명확화 등 대타협(이하 9·15 대타협)을 이뤄 냈다.


이에 새누리당은 노동개혁 5대 법안을 당론 발의했고 노사정위는 일반해고 및 취업규칙 변경요건, 비정규직 문제, 임금피크제 등에 대해 후속 논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야당과 노동계는 쉬운 해고, 강제임금 삭감법, 노조파괴법이라면서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법안 통과에는 상당한 진통이 예고되고 있다.


이에 창간 7주년을 맞은 <스페셜경제>는 9·15 대타협에 대한 정·재계·노동계·공익계의 입장을 들어보고 그 의미와 성과, 후속조치에 대해 짚어보기 위해 ‘기업과 노동계의 상생, 노동개혁-청년에게 일자리를’이라는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
<스페셜경제> 창간 7주년 기념 포럼 ‘기업과 노동계의 상생, 노동개혁-청년에게 일자리를’의 발제를 맡은 새누리당 노동시장선진화특별위원회 간사 이완영 의원(경북 고령·성주·칠곡)은 “노동개혁이라고 하면 오해를 줄 수 있다”면서 “노동시장 선진화라는 단어가 맞다”는 말로 기조연설을 시작했다.


이 의원은 “근로시간에 비해 생산성은 미국 절반 수준 밖에 안 되고 청년 실업이 놀라운 수준”이라면서 ▲후진적 임금체계 ▲경직된 운영 ▲대기업 강성노조 ▲실업에 대한 안전망 부족 등을 지적하며 노동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어 이 의원은 ‘근로기준법’, ‘고용보험법’과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의 취지 및 세부 내용을 하나하나 설명했다.


다만 이 의원은 “여당에서 발의했으나 100% 정석은 아니다. 환노위에서 머리를 맞대고 얼마든지 야당과 합의가 가능하다”면서 “야당에서 이야기하는 것도 반영하도록 하겠다”면서 5대 법안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고 다짐했다.


노총·경총, 비난 감수하고 합의


▲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이병균 사무총장
패널로 참석한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하 한국노총) 이병균 사무총장은 “임금피크제를 통한 청년일자리 창출은 매우 일부”라면서 “공기업 등은 가능하지만 민간 기업의 경우 (일자리 창출이) 일어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청년 일자리가 생기려면 정부의 현재 정책 갖고는 부족하다”면서 “인센티브와 세금 혜택을 줘야 민간 기업의 취업을 유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 사무총장은 9·15 대타협에 대해 “한국노총 120만 노조원은 노사정위에 복귀할 이유가 없다, 한국노총은 복귀 안해도 상관없었다”면서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한국노총이 노·사·정에 복귀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9·15 대타협 후속조치에 대해 “충분한 논의를 통하지 않게 되면 이후 논란이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고 해야 한다”며 지속적인 대화를 강조했다.


▲ 한국경영자총협회 이동응 전무
이에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 이동응 전무도 임금피크제에 대해 “궁극적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은 아니다”면서 “고용창출이 된다고 믿을 사람 없다. 아주 고용이 줄어드는 것을 조금이나마 막는 효과”라고 설명했다.


9·15 대타협에 대해서는 “한국노총과 경총이 각자 집단에게 욕먹었다”면서 “합의문을 뜯어보면 노동계는 ‘노동계가 얻은 게 뭐냐’ 경영계는 ‘경영계가 얻은 게 뭐냐’ 한다”고 밝혔다. 일례로 근로시간 단축을 언급하며 “(중소기업이) 근로시간 줄이면 사람을 더 뽑는 게 아니라 일이 줄어들게 된다. 근로자의 경우 그만큼 소득이 줄어든다”면서 “노사가 모두 손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전무는 “노사가 뭘 얻으려고 타협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희생하면서 사회적 주체로써 노사가 같이 부담을 지자고 한 것”이라면서 “앞으로 노사가 어떤 쪽으로 논의를 해야할지 언론에서도 관심을 갖고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각자 입장 내려놓고 사회적 책임 다해
17년만의 대타협, 입법까지 이어져야


대타협 환영…입법으로 완성해야


이에 새누리당 조재정 노동수석전문위원은 “대타협이라고 하는 게 17년 만에 이뤄진 것”이라면서 “굉장히 의미가 있는 타협”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 새누리당 조재정 노동수석전문위원
조 노동수석은 “노총·경총 패널들이 말했지만 이 노사정 대타협을 통해 무엇을 얻었느냐고 하면 각자 조직에서는 여러 가지 비판을 받을 것이다”면서 “합의라고 하는 것은 당사자들이 서로 줄 건 주고받을 건 받는 이런 과정을 통해서 합의를 이뤄나간다”고 말했다.


이어 조 노동수석은 “10월 말 또는 11월 초 쯤 법안 심사가 이루어질 것 같다”면서 “비정규직 관련법에 관해서는 빠른 시간 내에 합의를 해주면 법안에 넣을 수 있도록 논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조 노동수석은 “국회 선진화법이 통과된 후 입법이 굉장히 힘들다”면서 “노사정간의 합의했던 이야기가 그대로 실릴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야당에 협조를 구했다.


▲ 한국노동연구원 장홍근 박사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장홍근 박사도 “중간지대 여론을 수렴해서 균형 있는 노사정 합의가 이뤄졌다”면서 “경제 위기에 대응해 능동적인 타협이 됐다. 추후 협상의 모티브가 됐다고 본다”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앞서 패널들이 제시한 핵심 논쟁은 아직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면서 “최저 임금, 근로통상임금, 임금피크제 등의 합의가 이뤄졌지만 아직 완전히 쟁점이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하나하나 실천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공무원 등은 과잉보호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일자리가 끝없이 창출되고 반복되기 위해서는 생산성이 받쳐줘야 한다. 저임금 근로자 집단을 보호해서 노동시장을 탄탄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 박사는 “9·15 대타협은 앞서 설명한 대로 충분한 의미가 있다”면서 “이를 하나하나 실천해 나가면 노동 시장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충분한 계기가 될 수 있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계기도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희망을 밝혔다.


▲ 스페셜경제 김영덕 편집국장
포럼의 좌장을 맡은 <본지> 김영덕 편집국장은 “노동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기업, 공기업 노조의 목소리가 전체 노동시장을 대변하는 듯한 분위기는 문제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면서 “국내 노동자의 80%가 중소기업에 분포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9·15 타협이 중요한 것은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내줄 것을 내줘 한국 젊은이들에게 일자리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언론도 보수, 진보 따로 이야기를 하는데 이를 통일된 의견으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줘야 한다고 본다”고 정리했다.


포럼 결과 노사는 각자의 이해관계를 떠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9·15 대타협을 이끌어냈지만 노동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근로자의 권익 보호가 기반이 된 경제발전을 이룩하기 위해 노·사·정의 양보와 많은 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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