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일가 지주사 지배’…개미들과의 끝없는 전쟁?

▲성창기업 건물(사진=네이버거리뷰)
[스페셜경제=유민주 기자]100년 전통을 자랑하는 기업 ‘성창기업지주’(정해린 회장)가 소액주주들과 서로 다른 의견을 나타내며 부딪치고 있다.


성창기업은 1916년 목재를 판매하던 성창상점으로 출발한 한 목재업체다. 내년이 창립 100주년이며, 2009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해 성창기업·성창보드 등 자회사를 소유하고 있다.


회사는 부채비율이 낮고 공장 등 보유한 자산이 많아 전형적인 자산주로 지목됐는데, 이 같이 막대한 회사 보유 자산이 갈등의 불씨로 꼽혔다.


소액주주들은 회사 측에 자산가치 재평가를 요구하면서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회사 측은 자산 재평가를 통한 주가 부양에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이로 인해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방해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양측은 소액주주가 선출한 감사 임명을 두고 소송전까지 벌이고 있다. 이에 <스페셜경제>가 성창기업과 소액주주들의 충돌 배경과 함께 회사의 지배구조에 대해 짚어봤다.


성창기업지주, 5개사 지주사…실적은?
정 회장 오너일가, 지주사 주식 보유


‘성창기업지주’의 모태는 1916년 11월 경북 영주에서 정태성 회장이 설립한 ‘성창상점’이다. 회사는 국내 최초의 합판수출회사로 일반합판·가공합판, 제재목, 합판접착제용 포르말린을 생산했다.


이후 1931년 12월 춘양목재주식회사를 인수하며 성창임업주식회사로 개편했다. 그러면서 1948년 성창기업(주)으로 상호를 변경하고, 1966년 4월 국내 최초로 프린트합판 및 화장합판 공장을 신설했다.


성창상점에서 성창기업까지


특히 성창기업은 1976년 6월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되어 매매가 개시 됐다. 이어 회사는 1999년 마루판 KS 표시 인증을, 2000년 12월 파티클보드가 산업자원부 우수재활용 제품 품질인증서를 각각 획득했다.


2008년 12월에는 성창기업지주(주)로 상호를 변경하고 제조사업 부문을 분할했다. 그러면서 회사를 상장회사인 성창기업지주의 지주회사와 비상장회사인 ‘성창기업(주)’ 및 ‘성창보드(주)’의 사업자회사로 분할했다. 성창기업지주는 2009년 1월 지주회사 체제로 개편해 새롭게 출범한 것이다.


아울러 회사는 2012년 5월에 성창보드에서 100% 출자한 폐목재 가공처리 (우드칩) 판매 회사인 ‘지씨테크(주)’를 설립했다.


뿐만 아니라 2013년에는 성창기업에서 100% 출자하여 부동산에 관련된 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성창디벨로퍼스’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성창은 오는 2016년이면 성창은 100주년을 맞는다.



지주사 주주 및 사업 현황?


성창기업지주(이하 회사)는 현재 계열사 자문, 신수종 발굴, 조림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회사는 자회사의 주식을 취득, 소유함으로써 4개 자회사인 ‘성창기업’과 ‘성창보드’ 및 ‘지씨테크’, ‘성창디벨로퍼스’의 사업내용 지배, 경영지도, 정리, 육성하는 경영컨설팅을 영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회사는 식물원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는 국내 최초로 개인이 설립한 곳이다. 1969년 9월 창업자 故 정태성 회장이 부산시민을 위해 조성한 종합 식물원이다. 136,274㎡(41,223평)의 면적에 식물 종류는 약2천여 종으로 가꿔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회사의 최근 실적은 다음 <표1>과 같다.


현재 회사의 최대주주는 정해린 회장이다. 정 회장은 회사의 대한 지분율을 7.7% 보유하고 있다. 그의 부인인 백성애씨는 1.54%를 소유하고 있다.


이들 사이에는 3명의 자녀가 있는데 정연오 6.22%, 정연교 6.17%, 정연승 6.07%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이 외에는 오너일가의 친인척, 임원 등이 회사의 주식을 소유하고 있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주식소유 비율은 총 29.80%다. <표2>를 보면 자세히 알 수 있다.


특히 소액주주들도 회사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소액주주 보유주식 비율은 59.71%다.


종속회사 4개, 어떻게 되나?


아울러 성창기업지주는 총 4개의 종속회사를 지배하고 있다. 모두 비상장회사이며 ‘성창기업’은 합판, 마루판 제조 판매업이 주요 사업이다. 최대주주는 현재 100%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성창기업지주다.


최근 실적을 살펴보면 앞서 2013년에는 매출액 969억원, 영업손실 10억원, 당기순손실 21억원을, 지난 2014년에는 매출액 966억원, 영업손실 2억원, 당기순손실 21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성창기업은 성창디벨로퍼스(100%)와 지씨테크(73.3%)의 최대주주며, 성창기업지주의 주주가 지배하는 회사 ‘일광개발’과 특수 관계를 맺고 있다.


이어 ‘성창보드’는 파티클보드 제조 판매하고 있으며 최대주주는 성창기업과 마찬가지로 현재 100%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성창기업지주다.


최근 실적은 2013년 매출액 570억원, 영업손실 390만원, 당기순손실 5억원, 2014년에는 매출액 653억원, 영업이익 22억원, 당기순이익 16억원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폐목재가공 처리업과 목재가공 제조 및 도, 소매업이 주요 사업인 ‘지씨테크’가 있다. 지씨테크의 현재 최대주주는 73.3%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성창기업이며, 최근 실적을 살펴보면, 2013년에는 감사를 받지 않았고, 지난해 2014년에는 매출액 56억원, 영업손실 4억원, 당기순손실 11억원을 기록했다.


마지막으로 성창디벨로퍼스는 부동산 개발업 등을 주요사업으로 하고 있으며,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 같이 4개 회사는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성창기업 홈페이지 캡쳐
성창기업 VS 소액주주 <왜>


이런 가운데 성창기업지주는 현재 소액주주들과의 대립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소액주주들은 자산가치 재평가를 통한 주가 부양을 주장하고 있지만, 회사는 소액주주들이 근거 없는 주장이 경영을 방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소액주주가 선출한 감사 임명을 두고 양쪽은 소송 전까지 치르며 치열한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3일 금융투자 등 업계에 따르면 성창기업 보유 자산은 부산 다대포 지역 본사 부지(약 14만8760㎡), 거제 장승포 유원지(38만㎡), 동래금강식물원(2만1000㎡) 등이다.


이와 관련해 일부 소액주주들은 현재 시장에서 회사 보유 자산이 평가받는 가치보다 장부가액이 낮아 자산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목소리 높였다.


반면 성창기업은 자산 재평가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이는 오히려 회사 경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성창기업 주식 담당자는 “2008년 12월 지주사 체제 전환을 위해 물적 분할을 할 당시 이미 자산 재평가를 완료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주 요구만으로 자산 재평가를 실시해봐야 많은 비용을 들일 뿐 주주들이 기대하는 만큼의 큰 가치 상승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금 이 시점에 회사의 자산 재평가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방해하고 피해만 줄뿐”이라고 주장했다.


커지는 싸움판


또한 이 같은 충돌은 소송전으로 이어졌다. 소액주주를 대표해 성창기업 감사로 선임된 김씨에 대해 회사는 ‘비정상적인 주식거래 행태 및 기타선관주의 의무’ 등에 대한 소명을 요청하며 임용을 하지 않고 있다.


이에 김씨는 부산지방법원에 감사지위확인 등 가처분을 신청했지만, 1심에서 가처분이 기각됐고 김씨는 항고를 제기했고 이 건은 부산고등법원에 계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문제는 이와 같은 대립이 회사 경영이나 투자자들 모두에게 이득을 가져다줄 상황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했다.


금융권의 한 애널리스트는 “성창기업 회사와 소액주주들의 마찰이 계속 이어진다는 것은, 회사의 이미지를 악화시키는 것”이라며 “소액주주들의 욕심 때문에 만약 가치재평가를 한다 해도 그들이 원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