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61년 구인회 LG 창업회장(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유민주 기자]롯데그룹에서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너가 있는 10대 그룹 중 총수 일가의 경영권 분쟁을 겪지 않은 SK, LG, GS그룹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 관련, 재벌닷컴에 따르면 경영문제에서 잡음이 없는 곳은 이 3개 그룹이 유일하다.


LG와 GS "한번 사귀면 헤어지지 말자"


재계와 주요 언론 등에 따르면 LG와 GS는 ‘무욕(無慾)’ 경영이 빛을 발휘했다.


1969년 12월 구인회 LG그룹 창업주가 타계했을 때 그의 첫째 동생인 구철회 락희화학 사장(작고)은 이듬해 1월 6일 그룹 시무식을 통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 구자경 부회장을 제2대 회장으로 추대하자. 어떤 혼선이나 잡음도 있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은 70세였던 1995년 2월 장남인 구본무 부회장에게 회장직을 넘겨줬다.


특히 당시 창업세대인 허준구 LG전선 회장(작고), 구평회 LG상사 회장(작고), 구두회 호유에너지 회장(작고), 허신구 LG석유화학 회장(현 GS리테일 명예회장) 등도 이때 모두 고문으로 물러나며 3세 경영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전해졌다.


구 창업주는 “한번 사귀면 헤어지지 말고 부득이 헤어지더라도 적이 되지 말라”고 가르쳤으며, 이대로 LG와 GS 그룹은 계열 분리 당시 어떤 분열도 나타내지 않았다.


▲ 1968년 최종건(우측 세 번째), 최종현(우측 두 번째) 회장(사진제공=SK)
SK "혈족 분쟁, 그게 뭐야?"


이어 SK그룹의 경우 창업주 최종건 회장(작고)과 동생인 최종현 회장(작고)의 우애가 자손 세대까지 이어졌다고 평가받고 있다.


최 창업주는 1953년 선경직물을 인수하면서 SK그룹의 첫 걸음을 밟았지만, 1973년 48세의 나이로 일찍 타계하면서 동생인 최종현 회장이 그 뒤를 이었다.


재계에 따르면 최종현 회장은 생전 “내 아들은 5명이다. 적임자라고 판단되면 아들이든, 조카든 가리지 않고 경영을 맡기겠다”고 강조했다.


이 말과 같이 그는 최 창업주의 윤원(2000년 작고), 신원, 창원 삼형제와 자신의 태원, 재원 형제를 차별 없이 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최종현 회장이 1998년 8월 사망했지만 사촌 관계인 5명은 혈족 분쟁을 일으키지 않았다.


사망 직후 열린 가족회의에서 최 창업주의 장남이자 최종현 회장의 장조카인 최윤원 전 SK케미칼 회장은 “그룹 전체는 손길승 회장이 이끄는 전문경영인 체제로 가고 2세 중에서는 최태원 회장이 가족 대표로서 그룹경영에 참여한다”고 말했다.


최윤원 전 SK케미칼 회장은 창업주의 장자로서 그룹 대표에 욕심을 낼 수도 있지만 사촌동생인 최태원 회장에게 양보한 것이다.


특히 당시 5명은 최종현 회장에게서 물려받은 지분이 많지 않아 ‘뭉쳐야 산다’는 묵계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더.


아울러 2000년 전후 ‘SK 분가설’이 나왔을 때 창업주의 차남인 최신원 SKC 회장은 “형님(최윤원 SK케미칼 회장)이 돌아가신 이후 최씨가(家)의 맏이로서 형제간의 협력과 우애를 돈독히 하는 게 나의 임무다”라고 말하며 분가설을 단번에 물리쳤다.


한편, 재계 1위인 삼성은 유산 상속을 벌인 바 있으며, 현대자동차와 두산은 형제간 경영권 분쟁을 일으켰다. 또한 한진과 한화는 형제간 재산 싸움을 겪은 바 있다.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