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의의 경쟁 펼치며…양대 산맥 되나?

▲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사진제공 뉴시스)
[스페셜경제=김영일 기자]라이벌(rival). 라이벌이란 같은 목적을 가졌거나 같은 분야에서 일하면서 이기거나 앞서려고 서로 겨루는 ‘맞수’를 뜻한다. 정치, 스포츠, 경제, 문화, 국가 등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 활동하는 모든 분야에 라이벌 간의 피할 수 없는 숙명적인 대결들이 존재한다. 경제활동을 통해 이윤을 추구하고 있는 기업들 역시 예외는 아니다. 활발한 경제활동을 펼치고 있는 기업들마다 라이벌이 존재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이에 <스페셜경제>가 업종마다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총성 없는 전쟁을 펼치고 있는 기업들의 라이벌 열전을 기획했으며 열여섯 번째로 여행업계의 맞수, ‘하나투어 VS 모두투어’의 라이벌 열전을 살펴봤다.


양사, ‘시장점유율’ 1위~2위 자리 굳건
메르스 여파에도 전년 대비 실적 증가


장기간 비가 오지 않아 한반도가 타들어가는 듯한 가뭄이 지속되고 있다. 이따금씩 적은 양의 비가 오지만 가뭄 해갈에는 몹시 부족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가뭄 대책 수립 명목으로 추가경정예산(추경)을 대거 편성했다.


한해 실적의 핵심, ‘여름휴가 시즌’


이런 가운데 어느덧 2015년 상반기가 지나가고 생활전선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잠시나마 꿀맛 같은 휴식을 누릴 수 있는 여름휴가 시즌이 돌아왔다.


신문, 인터넷, 모바일로 구인정보를 제공하는 벼룩시장에 따르면 직장인들 539명을 대상으로 여름휴가 준비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9.6%가 메르스 여파에도 올해 여름휴가 계획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취업포털 파인드잡과 채용정보 검색엔진 잡서치가 함께 올해 휴가 계획이 있는 직장인 883명을 대상으로 ‘올해 여름휴가 일정 및 비용계획’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직장인들은 올 여름 평균 4일의 여름휴가를 계획 중이며 휴가비용으로 평균 63만 4356원을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매년 여름철 성수기를 맞아 여행업계도 함께 호황을 누리고 있는데 업계에서는 하나투어와 모두투어가 원투펀치로 군림하고 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수많은 여행업계들의 등장 속에서도 타 여행사들과 차별화된 전략과 오랜 경험으로 업계 1위~2위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다.


1990년대 이후 국내에는 여행 업체 들이 하나 둘 생기기 시작했고 2000년대에 들어서부터는 기하급수적으로 업체들이 생기면서 업계 시장규모도 점점 커졌다.


예전에는 아시아와 신혼여행지 등 수요가 많은 쪽에 주로 치중하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전 세계의 여행을 도맡아 하는 등 몸집을 키우고 있다.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개인이 항공편을 예약하고 숙소를 또 따로 예약하는 번거로운 과정 대신 여행사 패키지로 나온 여행 코스를 정해 가는 경우가 많아졌다.


양사의 실적 비교


여행업계 시장이 커지는 가운데에서도 업계에서는 모두투어와 하나투어가 단연 월등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해외로 나가는 국내 여행객을 모집하는 아웃바운드(해외여행송객) 시장 점유율은 하나투어가 지난 2013년 19.44%를 기록했다. 이어 2014년 20.19%, 올 1분기에는 21.72%를 달성해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모두투어는 2013년 9%, 2014년 8.9%, 올 1분기 10.3%로 하나투어에 비하면 절반에 가량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업계 2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이어 이들의 실적을 살펴보자면 지난해 하나투어 매출액은 연결 기준 3854억원, 영업이익 404억원, 당기순이익 353억원을 달성했으며 올 1분기에는 매출 1181억원, 영업이익 168억원, 당기순이익 127억원을 기록했다.


모두투어는 지난해 매출 1646억원, 영업이익 166억원, 당기순이익 140억원이며 올 1분기에는 매출 503억원, 영업이익 62억원, 당기순이익 55억원을 달성했다.


‘악재’불구 아웃바운드 증가세↑


아울러 이들은 메르스 여파에도 전년 동기 대비 아웃바운드 실적 증가세를 보였다. 메르스 사태로 국내관광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해외여행을 떠나는 아웃바운드 시장은 예상보다 큰 피해를 입지 않은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6월 해외여행송객 현황은 두 회사 모두 당초 예상치 보다는 떨어지지만 전년 동기 대비 상향된 실적을 기록했다.


하나투어는 지난달 아웃바운드 실적이 약 16만 4000여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가 증가했다.


하나투어는 지난 4월 20만 3000명, 5월 19만 7000여명의 해외여행송객 실적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5.7%, 38.1%의 높은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다.


모두투어는 지난달 8만 9000명의 해외여행 송객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9.4%의 성장을 나타냈으며 지난 4월 10만 6700명, 5월 10만 7000명의 송객 실적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46.5%, 45.5%가 늘어나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모두투어 관계자는 “메르스 사태에도 불구하고 엔저 환율효과와 개별여행의 급속한 성장으로 성장세를 이어갔다”면서 “대대적인 메가세일 등 공격적인 마케팅 프로모션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미래에셋 정우창 연구원은 “6월 해외여행 시장의 일시적 부진에도 4월과 5월 패키지 여행객수 성장에 힘입어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2분기 영업이익이 시장기대치에 부합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하나투어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9%증가한 123억원, 모두투어의 2분기 영업이익은 112% 증가한 4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IBK투자증권 이선애 연구원은 “메르스가 확산된 6월은 통상적으로 여행서비스업계 비수기”라면서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보인 수요 강세를 감안하면 3분기 성수기에는 출국 수요가 회복되면서 예약률이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격적 스타일 박성환…보수적 우종웅
“업계 동료이자 라이벌…긍정적 역할”


영향력 1위, ‘박성환 회장’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하나투어는 1993년 창립했다. 일반여행업에 등록된 업체로 국내 및 해외여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여행기업이다.


지난 2000년 업계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했으며 2006년에는 영국런던 증권시장에 상장되었다. 2011년에는 코스닥에서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 했고 현재 국내 23곳과 해외 14개사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하나투어가 이처럼 업계에서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은 창업자 박상환 회장의 공이 크다. 박 회장은 1981년 고려여행사에 입사하면서 여행업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 박 회장은 현재 모두투어 우종웅 회장과 뜻을 합쳐 고려여행사를 나와 새로운 여행사를 창업했다.


▲ 하나투어 박상환 회장(사진제공 뉴시스)
박 회장과 우 회장이 설립한 회사는 국내 최초 홀세일(도매)여행사인 국일여행사로 이는 모두투어의 전신이다.


그러나 공격적 경영 스타일의 박 회장과 보수적 경영 스타일인 우 회장은 서로 의견 차이를 보여 설립 된지 4년째인 1993년 박 회장은 국일여행사를 그만두고 하나투어의 전신인 국진여행사를 세웠다.


박 회장의 국진여행사는 업계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자 1996년 새로운 출발을 하자는 의미에서 사명을 하나투어로 변경했다.


박 회장은 하나투어를 업계 1위로 끌어 올림은 물론 한국 여행 산업을 이끄는 영향력 있는 인물 1위에 수차례 뽑히며 국내 여행업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과시하는 인물로 성장했다.


업계 산증인 ‘우종웅 회장’


모두투어 우종웅 회장은 여행업계에서만 40여년을 몸담은 산증이라 할 수 있다. 우 회장은 대학 졸업 후 고려여행사에서 17년 동안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1989년 박 회장과 함께 국일여행사를 창업해 소비자에게 직접 여행상품을 판매하지 않고 대리점을 확보해 간접적으로 여행상품을 판매하는 홀세일 영업을 도입했다.


▲ 모두투어 우종웅 회장(모두투어 홈페이지)
국일여행사는 해외여행 자유화와 주 5일근무제 영향으로 급성장했으며 지난 2005년 국일여행사에서 모두투어로 사명을 변경하며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현재는 하나투어에게 밀려 2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모두투어지만 지난해 우 회장은 창립 25주년 기념식에서 모두투어의 비전을 선포하고 2020녀까지 글로벌 매출 6000억원과 영업이익 1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글로벌 관광레저그룹으로의 도약을 다짐했다.


우 회장과 박 회장은 함께 국일여행사 설립 이후 지금 현재는 업계 라이벌로 경쟁관계에 있지만 두 사람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해 모두투어 창립 기념식에 창립자 자격으로 기꺼이 참석했다.


또한 우 회장은 박 회장에 대해 “선의의 경쟁으로 가격조정 등 긍정적 효과가 많다”면서 “여행업계 동료이자 라이벌로서 긍정적이고 발전적 역할을 하고 있다”도 언급했다.


이처럼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수많은 여행업계들의 등장 속에서도 자신들의 위치를 굳건히 지키며 선의의 경쟁을 펼쳐 업계의 발전을 함께 도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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