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사망설 수혜자‥‘이재용 부회장 지목?’

▲ 지난해 12월 10일 공모주 청약을 실시한 제일모직(사진제공 뉴시스)
[스페셜경제=김영일 기자]삼성그룹 지배구조 최상위 정점에 있는 제일모직의 주가를 두고 상반된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은 목표가를 올리며 매수의견을 제시하고 있는데 반해 글로벌 투자은행인 JP모간은 현재 제일모직의 주가를 두고 위험한 수준이라고 평가하며 매도 의견을 제시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5일 증권가에서는 ‘이건희 회장 사망설’이 빠르게 퍼져나갔다. 물론 삼성그룹은 언제나 그랬듯 ‘사실무근’이라며 사망설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제일모직 주가는 장중 한때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며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동에 최대 수혜주로 지목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스페셜경제>가 이건희 회장 사망설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제일모직에 대해 짚어봤다.


JP모간, 국내 증권사와 상반된 의견 제시
시총 20조원 대형주…‘찌라시’에 상한가↑


현대증권은 제일모직에 대해 올해와 내년 모두 사업 전망이 밝다고 분석했다. 현대증권 전용기 애널리스트는 지난 2월 리서치자료를 통해 “제일모직의 건설 사업부는 베트남시장 공략을 준비 중이며 패션사업부는 SPA브랜드의 정착으로 성장기반을 마련함과 동시에 중국시장 진출도 준비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 제일모직 ‘긍정적 전망’


이어 “식자재부문은 규모의 경제에 따른 원가율하락과 비그룹 거래사 증가, 중국시장 진출이 성장 모멘텀”이라고 분석했으며 바이오부문에 대해선 “적자폭이 내년부터 큰 폭으로 감소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목표주가는 종전 20만원에서 21만원으로 5% 상향조정하며 매수의견을 제시했다.


미래에셋증권도 현대증권과 별반 다르지 않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0일 제일모직 목표가를 15만 9500원으로 상향하면서 매수의견을 냈다.


미래에셋 이종훈 애널리스트는 “제일모직은 올 하반기부터 빠른 변화가 예상 된다”며 “적극적인 해외사업 진출과 M&A그룹사업 재편으로 인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 된다”고 밝혔다.


키움증권 역시 제일모직의 목표가를 상향했다. 키움증권 박중선 연구원은 “제일모직은 당장의 실적보다 미래 성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며 기존 목표주가 10만에서 14만 6000원으로 상향조정했다.


박 연구원은 제일모직의 장기적 실적을 사업부문별로 전망했는데 건설부문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그룹 설비투자와 베트남 지역 건축 수주확대 등 수익성 위주의 수주전략을 펼칠 경우 영업이익률이 9%수준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레저부문에 대해선 용인지역 레저단지 개발계획에 따라 2020년까지 현재 대비 50%의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다.


패션부문은 이서현 사장의 야심작 에잇세컨즈가 국내뿐 아니라 한류로 인해 중국에서까지 적극적으로 매장을 확대해 기존 브랜드들의 매출감소를 극복시킬 것으로 내다봤으며 2020년에는 영업이익 1500억원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식자재부문 역시 중국/베트남 급식시장 진출 등을 통해 매출성장과 6~7%대의 안정적인 영업이익률을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처럼 국내 증권사들은 모두가 한 목소리로 제일모직의 주가와 관련해 앞으로의 성장성을 근거로 매수의견 제시와 목표가를 상향조정했다.


적정주가 10만 2000원?


반면, 글로벌 투자은행인 JP모간은 국내 증권사와 달리 전망했다. 지난 10일 JP모간은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재편이 언제 이뤄질지 가늠하기 어려우며 바이오사업의 상업화에 규제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패션부문과 관련해서는 ‘에잇세컨즈’의 시장전략은 나쁘지 않으나 글로벌 SPA브랜드들이 이미 시장을 선점한 상태라 경쟁이 버겁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중국진출에서도 당분간은 의미 있는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예상했다.


이러한 전망을 토대로 JP모간은 제일모직의 적정주가를 10만 2000원으로 설정하고 매도 의견을 제시했다. JP모간의 이러한 분석은 국내 증권사들과는 상반된 시각이었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


이런 가운데 JP모간이 매도 의견을 제시한 5일 뒤 증권가에 이건희 회장의 사망설이 나돌면서 제일모직의 주가는 장중 한때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삼성그룹은 언제나 그랬듯 “주기적으로 나돌고 있는 또 한 번의 소문일 뿐”이라며 이 회장의 사망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 전했다.


▲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이 입원한 것으로 알려진 삼성서울병원(사진제공 뉴시스)
이는 시가총액 20조원이 넘는 대형주가 확인되지 않은 ‘찌라시’에 가격제한폭까지 주가가 상승한 웃지 못 할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날 제일모직의 매매동향을 살펴보면 내․외국인이 10만 7553주를 매수했고 개인투자자들이 62만 195주를 매도, 기관이 49만 4214주를 사들였다. 기관 중에서도 연기금(21만 2821주)에 이어 사모펀드가 16만 8936주를 매수해 2번째로 많이 제일모직 지분을 거둬들였다.


사모펀드는 공모펀드와 달리 자금운용에 제한이 없고 감독기관의 감시를 받지 않으므로 일부 재벌들의 계열지원, 내부자금이동 수단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아 증권가에서는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와 JP모간이 사모펀드를 조직해 제일모직 지분을 사들인 것 아니냐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도 나돌았다.


갑작스러운 급등 <왜>


한편, 증권가 일각에서는 이 회장 사망설과 관련해 주가가 급등한 제일모직을 두고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동시 최대 수혜주로 지목되고 있으며 최대 수혜자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라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이건희 회장 사망설로 인해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동시 최대 수혜주는 제일모직이라는 것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결국 이 부회장이 의도한 것은 아니겠지만 증권시장에서는 이 회장 사망설의 최고의 수혜자로 이 부회장을 지목하면서 제일모직 주가가 급등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삼성그룹 최상위 정점에 자리하고 있는 제일모직은 ‘포스트 이건희’시대를 열어갈 이 부회장이 23.2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최대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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