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 열전 11탄]철강업계의 라이벌, ‘포스코 VS 현대제철’

김영일 / 기사승인 : 2015-02-26 15:03:55
‘판로개척‥경쟁력 확보’ VS ‘무섭게 커버린 경쟁자’

▲ 현대제철과 포스코(사진제공 뉴시스)
[스페셜경제=김영일 기자]라이벌(rival). 라이벌이란 같은 목적을 가졌거나 같은 분야에서 일하면서 이기거나 앞서려고 서로 겨루는 ‘맞수’를 뜻한다. 정치, 스포츠, 경제, 문화, 국가 등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 활동하는 모든 분야에 라이벌 간의 피할 수 없는 숙명적인 대결들이 존재한다. 경제활동을 통해 이윤을 추구하고 있는 기업들 역시 예외는 아니다. 활발한 경제활동을 펼치고 있는 기업들마다 라이벌이 존재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이에 <스페셜경제>가 업종마다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총성 없는 전쟁을 펼치고 있는 기업들의 라이벌 열전을 기획했으며 열한 번째로 철강업계 라이벌, ‘포스코 VS 현대제철’의 맞수 열전을 살펴봤다.


포스코‥매출 하락했으나 영업이익률 개선
현대제철, 영업이익 전년대비 100% 상승


국내 철강업계는 수요부진과 세계적 공급과잉, 중국산 저가공세 등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지난달부터 시행된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ETS)까지 업계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양대 산맥’ 실적비교


철강업계 특성상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을 수밖에 없는데 정부는 온실가스 배출 총량을 3억 600만톤으로 철강업계가 요청한 3억 2700만톤보다 2100만톤 부족하게 책정했다. 정부가 제시한 기준 가격인 톤당 1만원으로 환산한다면 이는 2100억원 규모이다. 안 그래도 열악한 상황에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로 업계의 한숨이 늘어가고 있다.


이처럼 여러 가지 악재로 어려운 상황 속에 철강업계 양대산맥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지난달 29일 나란히 2014년 4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관련업계에서는 악재 속에서도 양호한 경영실적을 기록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먼저 포스코의 실적을 살펴보자면 포스코는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 65조 984억원, 영업이익 3조 2135억원, 당기순이익 556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3년에 비해 매출은 5.2%(61조 8646억원), 영업이익 7.3%(2조 9961억원)이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당기순이익은 -58.9%(1조 3551억원)를 기록해 절반 이상이 감소했다. 전년에 비해 당기순이익이 감소한 것에 대해 포스코는 공시를 통해 “세무조사 추정 및 투자주식 감액 등으로 인한 감소”라고 설명했다.


별도재무제표 기준으로는 매출 29조 2188억원, 영업이익 2조 3503억원, 당기순이익 1조 1389억원을 달성했다. 전년대비 매출 -4.5%(30조 5435억원), 영업이익 6.2%(2조 2151억원), 당기순이익 -28%(1조 5825억원)로 매출과 당기순이익은 하락했으나 영업이익률은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포스코의 영업이익 개선과 관련해 업계에서는 불황으로 인한 판매 단가가 하락해 수익은 줄었으나 철강 원자재 가격이 낮아진데다 권오준 회장이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추구해온 솔루션 마케팅 효과로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확대되면서 영업이익이 상승한 것이라 평가하고 있다.


이어 현대제철은 매출 16조 7623억원, 영업이익 1조 4911억원, 당기순이익 782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 23.87%(13조 5327억원) 영업이익 95.53%(7626억원) 당기순이익 10.28%(7093억원)가 상승했다.


이러한 실적상승에 현대제철은 “고로 3기 정상 가동 및 P-Mix 변화에 따른 고부가가치 냉연제품 판매증가”라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별도기준으로는 매출 16조 329억원, 영업이익 1조 4399억원, 당기순이익 7510억원을 기록하면서 2013년에 비해 매출 25.12%(12조 8142억원), 영업이익 100.95%(7165억원), 당기순이익 10.13%(6819억원)가 늘었다.


지속되는 불황


이처럼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지난해 철강업계의 어려운 시황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우려보다 양호한 실적을 기록하면서 선전했다. 이들의 선전은 원자재 가격 하락과 환율 상승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되고 있는데 특히 4분기 실적이 좋아지면서 지난해 전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철광석 가격은 현물기준으로 3분기보다 17.2%가 하락해 톤당 2만원이상 원가절감을 할 수 있었고 고철가격 역시 3분기보다 14.7%가 감소하면서 원가절감에 크게 기여했다. 더불어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업황 불황으로 인한 판매 감소를 어느 정도 상쇄시켰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들의 선전이 올해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글로벌 철강 시장의 불황, 중국의 저가 공세와 공급과잉,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인한 철강 제품 가격 인하 압박 등의 악재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어 올해 실적과 관련해 비관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포스코 해외시장 VS 현대제철 모기업 공략
고장력 강판 핵심 ‘바나듐’ 확보 위해 각축전


포스코, 해외시장 판로개척


상황이 이렇다보니 철강업계의 맞수,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악재를 해결하기 위해 자동차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포스코는 적극적인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는 모양새고 현대제철은 모기업을 통해 차량용 강판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총 817만톤의 자동차 강판을 판매했는데 이 중 국내 판매량은 237만 5000톤으로 알려졌다. 2013년에 비해 12%나 하락한 수치다. 이는 국내 가장 큰 매출처였던 현대·기아차그룹 물량이 감소하면서 국내 판매물량이 하락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국내 물량 감소 추세와는 달리 수출을 통한 해외 판매물량은 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포스코의 자동차 강판 수출규모는 전년대비 17% 증가한 579만 2000톤을 기록했다. 포스코는 매년 자동차 강판 수출량이 증가해 지난 2012년부터 수출 비중이 60%를 넘어섰다.


포스코는 폭스바겐, GM, 도요타, 닛산, 르노, 포드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에 차량용 강판공급을 차츰 늘려왔다. 이와 관련해 포스코는 2011년 11월 인도 마하라쉬트라주 빌레바가드 사업단지내에 7억 9000만달러(한화 8618억원)를 투자해 180만톤 규모의 차량용 강판 생산 공장을 착공했고 지난해 6월부터 생산을 시작했다.


▲ 인도 마하라쉬트라주에 위치한 포스코 차량용 강판 생산공장(포스코 홈페이지)
또한 지난해 10월 태국 남동부 라용주 아마타시티 산업공단에 차량용 고급 아연도금강판을 생산하는 CGL(Continuous Galvanizing Line) 착공식을 가지면서 동남아시아 자동차강판 시장 진출을 강화하고 있다.


이 공장은 연간생산 규모가 45만톤으로 올해 6월 완공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완공되면 포스코의 해외 자동차용 강판 생산능력은 연 220만톤으로 확대된다.


아울러 올해부터 마그네슘 판재를 본격 양산하는 포스코는 쌍용차동차 코란도C에 스피커 진동판용 마그네슘 판재를 최초 적용했다. 이어 지난 13일 출시한 소형SUV ‘티볼리’에 연비 개선과 안정성 강화를 위한 고장력 강판을 72% 가량의 비중으로 공급했는데 쌍용차 티볼리의 판매가 호조를 누리고 있어 포스코의 차량용 강판 매출도 더불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 ‘모기업 통해 비중 늘려’


현대제철은 현대·기아차그룹에 납품하는 차량용 강판 비중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현대제철은 현대·기아차에 차량용 강판 납품공급을 늘리면서 전년대비 38%가량이 늘어난 480만톤의 차량용 강판을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올해 현대제철의 차량용 강판 판매량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현대·기아차가 올해 차량 판매목표를 지난해보다 1.5% 늘어난 820만대로 책정함에 따라 현대제철의 공급 물량이 그만큼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현대제철은 늘어나는 차량용 강판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생산설비를 확충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2013년 현대하이스코의 냉연부문을 합병한데 이어 지난해 동부특수강까지 인수했다.


더불어 현재 당진제철소 2냉연공장 내에 연산 50만톤 규모의 아연도금강판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이 공장은 올해 10월 시운전에 착수하고 내년 2월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 차량용 초고장력 강판 생산현장을 방문한 정몽구 회장(사진제공 뉴시스)
여기에 점차 확대되고 있는 초고장력강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당진제철소에 800억원을 투자해 연구동을 신설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희귀원료 ‘바나듐’ 확보戰


이처럼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자동차용 강판으로 눈을 돌려 수익성 악화를 벗어나려 하고 있다. 이 때문에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희소금속으로 알려진 ‘바나듐(vanadium)’을 확보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바나듐은 자동차용 ‘고장력 강판’을 비롯해 고부가 가치 특수강에 사용되는 금속으로 적은 양으로도 강도를 높일 수 있다.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러시아 등에서 주로 생산되며 매장량이 한정된 희귀금속으로 이를 확보하기 위해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7월 중국 국영기업인 충칭강철과 향후 함께 추진할 신사업에 관한 전략적 합의를 맺었다. 당시 합의 내용은 파이넥스(Finex) 일관 제철소 건설과 자동차용 냉연도급강판 생산, 자원개발 및 이용 등이었다.


이 중 자원개발 및 이용은 중국 태화광산에서 나오는 바나듐을 안정적으로 확보한다는 내용이었다. 태화광산은 중국 판시(攀西) 지역의 4대 철광석 광산 중 하나로 광석 매장량이 3억 6000만톤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이에 대한 합의가 진행 중인 단계에 있어 사업내용에 대한 세부적인 절차가 남아있지만 본격적으로 개발이 진행된다면 포스코는 안정적으로 바나듐을 공급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5월 호주 광산개발업체인 TNG와 ‘마운트 피크 바나듐 프로젝트’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마운트 피크 바나듐 프로젝트는 호주 북부에 자리한 마운트 피크 광산에서 나오는 바나듐, 티타늄 등을 발굴하는 사업이다.


마운트 피크 광산에는 바나듐 45만톤, 티타늄 800만톤, 철광석 3680만톤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산되어 지고 있다.


현대제철 역시 안정적으로 바나듐을 수급받기 위해 지난해 7월 마운트 피크 바나듐 프로젝트에 비구속적 양해각서를 맺었다. 양해각서에는 현대제철과 TNG가 광산개발 투자 유치를 위해 전략적으로 협력하고 다른 종류의 자원개발 프로젝트도 함께 검토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현대제철은 “호주 TNG사의 광산 개발 사업계획에 따라 비구속적 협약을 맺은 것”이라며 “광산 개발 진행 여부와 채산성을 신중히 검토해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철강업계의 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서도 양호한 실적을 거뒀으며 판로를 개척하기 위한 일환으로 자동차용 강판 등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을 통해 글로벌 완성차 시장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올해 역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업계의 불황이 지속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철강업계는 이들의 노력이 긍정적 결실을 맺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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