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항공업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이 예비입찰을 마무리하고 본게임의 막을 올렸다.

일단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적격 인수후보가 애경그룹과 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 KCGI 컨소시엄, 사모펀드 스톤브릿지캐피탈 등 4곳으로 추려지면서 ‘4파전’으로 시작됐다.

당초 인수후보로 거론됐던 SK, CJ, GS, 한화, 롯데, 신세계 등은 전부 불참했다.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은 지난 10일 아시아나항공 예비 입찰에 참여한 기업 5곳 중 4곳에 대해 적격 인수후보 선정 사실을 통보했다.

현재 인수전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군으로는 애경그룹과 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꼽힌다.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에서는 전략적 투자자의 책임경영 의지와 자본조달능력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KDB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10일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재무적 투자자(FI) 단독 입찰은 안 되는 것이 원칙”이라며 “(사모펀드가 주도하는) 컨소시엄도 조만간 구성을 발표하고 투명하게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사모펀드들에 대해 매각 원칙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컨소시업 구성원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일종의 ‘주의’를 준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이 일찍이 인수후보자 기준으로 인수 가격과 자금지원능력, 책임경영 의지를 꼽은 만큼 수익성 실현을 목표로 삼는 사모펀드 단독 입찰은 다소 꺼려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KCGI 컨소시엄과 스톤브릿지캐피탈은 적절한 전략적 투자자(SI)를 구하지 못할 경우 인수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때문에 인수전 초반 강자로 사모펀드를 제외한 애경그룹과 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떠올랐다.

현재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을 업계 1위로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애경그룹은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성공할 경우 시너지 효과가 높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우세한다.

그러나 현금성 자산규모가 3000억~4000억 수준에 그친다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실제로 애경그룹의 지주사인 AK홀딩스의 2분기 기준 현금·현금성 자산은 2013억원에 불과하다.

다만, 연휴 이후 자금력을 갖춘 FI와 손잡을 경우 자금난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애경그룹은 지난 11일 입장문을 통해 “애경그룹은 그동안 축적한 경영 노하우와 제주항공의 경쟁력을 자산으로 다수의 신뢰도 높은 재무적 투자자(FI)와 성공적인 인수를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다른 유력후보인 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풍부한 자금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현대산업개발이 보유한 순현금만 8944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국내 자본 시장의 최대 플레이어 중 하나인 미래에셋대우와 손잡은 만큼 자금조달 만큼은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애경그룹과는 달리 항공업과 별다른 관련이 없다는 점은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매각방식 변화·대기업 참여 ‘변수’

현재 유력후보로 떠오른 애경그룹과 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지만, 아직까지 다양한 변수가 있다는 점에서 장담하기 이르다.

향후 KCGI 컨소시엄과 스톤브릿지캐피탈가 경쟁력 있는 SI와 손잡을 경우 판도가 뒤바뀔 가능성이 크다.

특히 재계에서는 초기 인수 후보로 꼽혔던 대기업들도 본 입찰에 뛰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번 아시아나 매각은 통상적인 M&A와 달리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았어도 본입찰에 참여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KCGI 컨소시엄과 스톤브릿지캐피탈의 전략적 투자자로 인수전에 참여할 수도 있다.

매각 방식도 변수다.

그간 채권단과 금융당국, 금호산업 측은 에어부산·에어서울 저가항공사(LCC) 2곳을 비롯한 아시아나항공의 6개 자회사를 일괄 매각하는 ‘통매각’이 원칙이라고 밝혀왔다.

그러나 매각이 계획대로 되지 않을 경우, 에어부산 등 자회사를 분리해서 파는 분리매각 방식으로 몸값을 낮출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한편, 금호산업은 다음 달 본입찰을 진행하고 오는 11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뒤 올해 안에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해 매각 작업을 모두 마무리할 계획이다.

[사진제공=뉴시스]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