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 위촉식에서 박병석 국회의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왼쪽부터 김종철 연세대 로스쿨 교수,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 조재연 법원행정처장, 박병석 의장, 추미애 법무부 장관, 임정혁 변호사, 박경준 변호사, 이헌 변호사.(뉴시스)

 

[스페셜경제=원혜미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가 13일 국회에서 2차 회의를 열고 후보자에 대한 심사를 진행한다. 공수처장은 여야가 추천한 후보의 성향이 갈리면서 ‘최종 2인’ 선정 작업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후보추천위원회 등에 따르면,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 실무지원단은 전날 예비후보 10명의 재산·병역 등 신상 자료 취합을 마치고 추천위원들에게 전달했다.

추천위원들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회의를 열고 이 자료를 바탕으로 초대 공수처장을 확정 짓기 위한 검증 작업에 돌입한다.

회의는 오후 6시까지 장장 8시간 동안 진행될 예정인 만큼 ‘마라톤 회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검증 방식이나 기준 등 규칙도 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취합된 자료상으로 뚜렷한 결격 사유가 있는 후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여야는 좀처럼 시각 차이를 좁히지 못한 채 일부 후보들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공수처법 제6조에 따라 추천위원 7명 중 6명 이상이 동의해야 최종 후보자가 확정된다. 그러나 이 중 2명의 야당 추천위원에게 비토권이 있기 때문에 최종 후보로 확정되기 위해서는 야당 위원 두 명에게도 동의를 받아야 한다. 야당 역시 최종 후보자를 배출하기 위해서는 여당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여야가 추천한 후보들의 성향이 극명히 갈리는 가운데 ‘끝장토론’이 예견되는 이유다.

앞서 여당은 추천위가 끝장토론을 해서라도 이달 내 후보자 임명을 마무리 짓고, 인사청문회를 열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와 관련,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인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정치적으로 편향돼 있거나 그런 가능성이 있는 분은 (공수처장으로) 부적절하다”며 “검찰 내부 제 식구 감싸기에서 자유로운 분이 공수처장이 돼야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점에서 보면 검찰 출신 후보들이 다 문제라고 볼 순 없으나 기본적으로 그동안 발언이나 문제를 대하는 자세에서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의 뜻, 또는 요구, 이런 것들을 수행하기 부적절한 분들도 꽤 계시더라”고 야당 측 추천 후보들에 대한 의견을 내비쳤다.

김 의원은 향후 추천위 전망에 대해서 “추가 추천이 이뤄지거나 뭐가 질질 끌릴 것이라는 예상이 하나 있고, 의외로 일찍 결정을 내릴 것이다, 지금 후보 중에서 뭔가 결론이 날 것 같다(는 예상이 있다)”며 “후자 쪽이 더 강하더라”고 기류를 전했다.

그러면서 “민주당도 욕심을 부릴 수가 없다. 국민의힘도 여기서 어떤 다른 생각을 하기가 어렵다. 시간을 끌어서 공수처를 저지하겠다 이렇게 하기가 어렵다”며 “이왕 할 거면 국민들한테 욕먹고 하느니 일단 추천됐으니 결론을 짓자, 사람이 중요하지 않으냐”고 말했다.

같은 방송에 출연한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은 여당 측 추천 후보들에 대해 “포털에 들어가서 이름을 살펴봤는데 대체로 그렇게 비중 있는 직책을 맡았던 분들은 아니었던 것 같고, 그래서 지명도가 떨어지는 것 아닌가 싶다”며 “초대 공수처장이란 위상에 비하면 조금, 함량 미달은 아니고 ‘경량급’이라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 쪽에서 우리 당이 추천한 후보들에 대해서 완전 비토를 하지 않는다면 한 명 정도는 거부권 행사하지 않고 받아주고 또 다른 한 명 정도는 여야가 합의되는 분을 추천하고 해서 두 명을 (최종 추천)한다면 빨리 될 수 있다” 면서도 “지금 민주당 태도로 볼 때 그게 될까싶다”고 의문을 남겼다.

그러면서 “지금 사실 추천위원회 안에서도 서로 검증하고 서로 또 타협하고 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데 밖에서 정치권에서 벌써 부터 누구는 되니 안 되니 하고 달구고 있지 않으냐”며 “(갈등 분위기를) 달궈버리면 정치화 돼서 안에 있는 분들도 영향을 받아 안 된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현행법이나 또 민주당에서 추진하고 있는 개정내용은 검찰, 검사나 수사관보다 격이 떨어지는 그런 함량 미달인 분들도 될 수 있게 만들어놓은 이런 문제를 안고 가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결함들을 제대로 커버하고 치유해가면서 공수처 본래 기능을 살릴 수 있는 역량과 비전 리더십을 가진 사람이 되는 게 중요하다”며 “그런 측면에서 저희 당에서 추천한 분들은 다 적임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추천위원 6명 이상의 찬성으로 위원회가 최종후보군 2명을 대통령에게 서면 추천하면, 대통령이 그 중 1명을 지명한 뒤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한다. 추천위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조재연 법원행정처장,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 여당이 추천한 김종철 연세대 로스쿨 교수와 박경준 변호사, 야당이 추천한 임정혁·이헌 변호사 등 7명으로 구성됐다.

 

스페셜경제 / 원혜미 기자 hwon611@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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