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하나만 산다면, 이거다”…V60 크로스컨트리 ‘올마이티’

김은배 / 기사승인 : 2019-06-23 13:18:26
주행이냐 여행이냐? 이 차 하나면 끝난다

 

이번 신형 크로스컨트리 V60은 모듈형 플랫폼 SPA(Scalable Product Architecture)가 적용된 60클러스터 기반의 2세대 풀체인지 모델이다.


퍼포먼스 측면에서는 254마력 T5 (4기통)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 기어트로닉 변속기, AWD 시스템이 조합됐고. 두 가지 트림(Cross Country(V60) T5 AWD/ Cross Country(V60) T5 AWD PRO)으로 출시됐다. 우리팀이 시승한 차량은 PRO모델이다.


[스페셜경제 = 김은배 기자]고속도로를 질주하는 드라이빙의 재미, 여유 있는 시골 길 여행, 레저용품 한 가득 싣고 가는 캠핑. 워라밸이 최근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자동차 한 대로 하고 싶은 것들이 늘어났다.


다만, 아직 대다수의 사람들은 세컨카를 들이기에 부담스러워 하는 것이 사실이다. 차 한 대로 이 모든 것을 누릴 수는 없을까. 볼보자동차의 V60 크로스컨트리는 이러한 질문에 어느 정도 답이 될 수 있는 차량이라 생각된다.

물론 장르를 혼합한 크로스오버 차량들은 많다. 하지만 장점 위주로 부각될 만한 좋은 블랜딩이 이뤄진 차량들은 흔치 않다. 하지만 V60 크로스컨트리의 완성도는 절묘하다. 세단의 주행감성과 SUV의 공간적 여유로움·험지주행능력이 적절히 섞였다. 형태는 웨건에 가깝다. 하지만 웨건의 무덤이라 불리우는 한국에서도 없어서 못 팔 지경이라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차체의 측면곡선이 정말 날렵하다. 마치 쿠페를 늘려놓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생존의 법칙?…‘북유럽의 기후가 빚은 블랜딩’
세단과 분간 안 되는 주행감성…공간은 SUV

어떻게 이런 디자인과 성능이 나올 수 있었을까. 필자는 볼보차의 아이덴티티 중 하나로 꼽히는 헤드램프의 ‘토르의 망치’형상이 많은 것을 말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토르는 최근 마블영화로 더 친숙한 북유럽신화 속 천둥의 신이다. 사실 토르는 농사의 신이기도 하다. 천둥이 기후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기후는 농사를 짓는데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다. 토르는 이를 통제할 수 있는 절대적 존재로서의 면모가 형상화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토르는 또 거인 잡는 신으로 유명한데, 북유럽 신화 속 거인들은 대체적으로 자연을 의인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북유럽의 대표적인 신은 척박하기로 유명한 북유럽의 지리적 특성과 싸우는 존재인 셈이다.

볼보차의 발원지인 스웨덴은 스칸디나비안 반도 동쪽에 위치한 만큼, 겨울이 혹독하게 춥고 여름은 매우 긴 나라이며, 국토의 대부분이 숲이나 호수다.

이러한 지형에 맞게 개발된 것이 크로스컨트리(Cross County)이며, 세단과 SUV, 에스테이트의 장점을 결합한 신개념 크로스오버라는 것이 볼보차의 설명이다.
 
거친 기후와 지형이 만들어낸 절묘한 ‘크로스오버’ 블랜딩


거친 기후 탓일까. 스웨덴에서 출발한 볼보라는 이름은 안전을 중시하는 이미지가 굉장히 강하다. 실제로 볼보차는 최근 레몬법 적용과정에서도 선제적인 움직임을 보였고, 운전자 및 보행자의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해 2021년 판매하는 모든 신차에 최고시속을 180Km로 제한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또, 볼보차는 2020년까지 볼보의 신차 탑승객들이 사고로 인해 중상해를 입거나 사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실제로 XC90모델은 16년간 승객 사망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현재 소속은 달라졌지만 뿌리가 같은 볼보트럭 역시 비상자동제동장치(AEBS)와 차선이탈경고장치(LDWS)를 국내 의무장착 법규 도입보다도 앞서 선제 적용하고 있는 등 안전의 대명사로 꼽히고 있다. 이들은 소속이 달라진 현재까지도 안전과 관련한 기술교류를 일정부분 지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볼보라는 이름이 주는 안정성의 기대치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실제 최근 볼보차에는 소비자가 일일이 체크하기도 힘든 세밀한 안전장치들이 다수 탑재 돼 있다. 특히 볼보 고유의 ‘시티 세이프티(City Safety)’ 기술은 볼보 전 차종에 기본사양으로 적용된다.

이 기술은 자동 제동 기능과 충돌 방지 시스템을 제공해 다양한 충돌 가능 상황으로부터 운전자를 보호하는 것인데.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는 물론 사슴과 같은 대형 동물까지 탐지할 수 있게 도와준다.

파일럿 어시스트같은 고급 기술도 탑재됐다 파일럿 어시스트는 앞 차와의 간격을 유지시키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에 핸들 조향 시스템이 더해진 형태다. 도로 이탈 완화 기능(Run-off Road Mitigation)과 반대 차선 접근 차량 충돌 회피 기능(Oncoming Lane Mitigation), 사각지대 정보시스템(Blind Spot Information) 등의 첨단 안전 사양이 기본이다.

파일럿 어시스트의 경우 실수로 작동되지 않도록 사용조건도 까다롭게 만들어놨다.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운전자가 반드시 안전벨트를 착용해야 하고 모든 문이 닫혀있어야 한다. 또, 차선이 선명하게 보이는 곳에서만 활성화 상태를 유지하며, 차선 인식이 불가한 경우에는 조향 지원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고, 속도와 거리제어만 유지하다가 차선을 다시 인식하면 재작동되는 방식이다. 전방에 감지되는 차량이 없더라도 15km/h 속도부터 작동 가능하다.

볼보차는 또, 유로앤캡(Euro NCAP), 최고 등급의 안전성을 강조하는데, 이번 크로스컨트리에는 SPA플랫폼을 기반으로 얇은 두께에서도 초고도강과 비슷한 강성을 내는 붕소 합강철을 광범위하게 사용했으며, 탑승자와 외부 사람들까지 보호하기 위해 고안된 볼보의 차세대 지능형 안전 시스템인 ‘인텔리세이프(Intelisafe) 시스템이 기본 탑재됐다.

쿠페를 늘렸나 싶은 날렵한 차체와 전용그릴의 매력


외관은 다른 60라인과 비슷하지만 크로스컨트리만의 전용그릴이 추가되고 험로주행을 위한 하단 바디 및 휠 아치 익스텐션이 장착 된 것이 특징이다. 이 익스텐션의 색감을 무광의 차콜 컬러로 통일해놨는데 시각적인 무게중심까지 낮아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다.

후면에는 크로스컨트리 및 XC레인지의 상징인 세로형 리어 램프가 시선을 사로잡고, 리어 스포일러에 통합된 브레이크 라이트와 중앙에 위치한 레터링, 범퍼 하단에 위치한 크로스컨트리 엠보싱 로고가 두드러진다.

후면에는 V60이라는 레터링이 빠져있는데 V60의 의미보다도 크로스컨트리라는 볼보차의 독자적인 장르를 강조하는 것으로 보인다.

스프링과 완충기의 댐핑컨디션을 조정한 크로스컨트리 전용 투어링 섀시와 서스펜션이 적용 된 부분은 오프로드에서의 대응력 향상을 기대하게 하고 실제 주행감각에서도 이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차체는 올랐지만 전고는 높지 않다?


그렇다면, 이번 크로스컨트리는 어떤 특징을 바탕으로 각종 지형과 날씨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성능을 확보할 수 있었을까?

가장 핵심은 일반 모델인 V60보다 74mm 높인 지상고(210mm)다. 세단의 기본 골격은 유지하면서 차체를 높여 험로주행이 가능하도록 만든 것.

전체적으로는 SPA 플랫폼에 더해, 이전 세대 대비 150mm 늘어난 전장(4,785mm)과 71mm 줄어든 전면 오버행(872mm), 100mm 늘어난 휠베이스(2,875mm)를 확보했다. 뒷 좌석 공간과 트렁크의 용량을 대폭 확보한 셈이다.

특히 뒷좌석의 확장보다 트렁크 쪽의 확장이 훨씬 크게 체감된다. 실제 트렁크 용량은 529L에 달하며, 모양 또한 반듯한 사각형으로 만들어져 공간적 활용도가 매우 크다. 특히 트렁크는 뒷좌석까지 폴딩할 경우 성인이 누워있어도 충분한 공간이 확보된다. 수치상으로도 폴딩 시 활용가능한 공간은 1,441리터에 달한다.

한편, SUV 모델인 XC60과 비교하면 155mm 낮아진 전고에 전장은 95mm, 휠베이스 10mm, 리어 오버행은 87mm 늘어난 차체 사이즈다. SUV와는 공간적 성격이 다른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크로스컨트리는 사실상 세단이 험로주행이 가능하도록 하단부를 높게 올린형태를 띠고 있다. 차고 자체는 SUV처럼 높지 않다는 얘기다. 다만 그만큼 코너링 등에서의 핸들 조향능력이 세단만큼 우수한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5천만원 중후반’ 가격이 싸게 느껴지는 내부 구성


크로스컨트리의 내부는 XC60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더 비싼 라인의 인테리어를 갖고왔다는 것은 특색이없다는 단점이라기 보다 윗급과 나란히 설 수 있다는 장점으로 느껴진다.

특히 크로스컨트리의 내부는 5천만원대 중후반의 가격을 감안하더라도 오버스펙으로 느껴진다. 플레그십 모델의 내부와 견주어도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려울만큼 고급스럽다.

특히 스웨덴 해변의 천연 나무소재 드리프트 우드(Drift wood)가 사용된 것이 매우 고급스럽게 느껴지며, 가죽소재 또한 스코틀랜드에 위치한 브리지 오브 위어사(Bridge of Weir Leather Company)의 최고급 가죽이 사용 돼 실제 가격보다 비싼 차를 타고 있다는 기분이 들게 한다. 특히 이 가죽은 시트와 손잡이 등 위치에 맞춰 다양한 재질이 사용됐는데 질감의 차이는 있지만 색감의 통일감이 우수해 위화감을 주지 않는다.

특히 우리팀이 시승한 차량은 1열 운전석 및 보조석 좌석에 마사지 기능을 추가한 최고급 나파(Nappa) 가죽 시트가 장착 돼 한층 더 고급스러움을 느낄 수 있었다.

센터 콘솔 디스플레이는 세로형 9인치다. 터치 반응이 굉장히 빠르다. 정전기 방식이 아닌 적외선을 이용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장갑을 낀 상태로도 터치가 가능하다는데 시승 중에 실험해보지는 못했다. 네비게이션의 시인성도 좋은데 빛의 난반사를 방지하기 위한 반사방지코팅 처리가 돼 있다고 한다. 이렇듯 전체적으로 만족도는 높지만, 모든 기능을 네비게이션에서 처리해야하다보니 직관성 부분은 다소 아쉽다.

아울러 세로로 긴 형태다 보니 네비게이션을 이용할때는 시선이 일반 네비게이션에 비해 아래로 향하게 된다. 전방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헤드업디스플레이를 이용하는 오너라면 디테일한 지형을 보기 위해 네비게이션을 같이 이용할 경우 시선분산이 다소 아쉽게 느껴질 만한 구조다.

이 차가 주행성능 외적으로도 가족 또는 친구와 함께할 수 있는 차량이라는 것은 2열에서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실내공기청정 시스템(IAQS) 기능이 포함된 ‘4 존 온도 조절’ 기능은 뒷좌석에서도 온도를 쉽게 조작할 수 있다.

또, 파노라믹 선루프가 매우 크게 적용 돼 있는데, 플래그십 라인업인 XC90 및 크로스 컨트리(V90)와 동일한 사이즈다. 2열 좌석에 드러누운 상태에서도 선루프의 끝선이 시야에 걸리지 않는다. 우리팀은 비가 오는 날 시승했는데 뒷 좌석에서 비가 떨어지는 모습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이 차로 여행할 가치를 충분히 느끼게 해줬다.

손을 대지 않고 트렁크를 열 수 있는 핸즈프리 테일게이트 같은 기본적인 편의기능도 적용됐다. 다만 센서가 발을 바닥에 낮게 깔고 움직일 경우에는 반응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발을 어느 정도 든 상태에서 센서 주위에 흔들기 바란다.

사운드 시스템 하나로도 살 만 하다?


이 차가 크게 호평받는 이유 중 하나는 오디오 시스템이다. 우리가 시승한 PRO트림의 경우 비스포크 방식의 바워스&윌킨스(B&W, Bowers & Wilkins) 오디오 시스템이 제공된다. 시각적으로 가장 크게 차이를 보이는 부분은 센터페시아 중앙에 볼록 튀어나온 오디오 스피커가 있고 없고의 차이다.

스피커의 개수도 충분하다 총 19개의 스피커가 설치됐는데, 특히 대시보드에 자리한 트위터는 물론 1열 좌석의 양쪽 도어와 2열 좌석의 양쪽도어, 루프 등에 골고루 퍼져있다. 사실 스피커 개수가 뭣이 중하겠는가 실제 귀로 들리는 공간감은 상상을 초월한다. 괜히 스피커 때문에라도 이 차를 사야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게 아니다. 바워스&윌킨스 스피커는 사실 억대 미만의 차량에는 잘 탑재되지 않는다. 차급을 뛰어넘는 음향시스템인 셈이다.

음향모드는 콘서트홀, 개별무대, 스튜디오의 3가지 모드를 지원하는데 개인적으로 공간감이 가장 폭발하는 콘서트홀 모드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시승중에 작동시켜보지는 않았지만, PRO모델에는 파크 어시스트 파일럿(Park Assist Pilot)이 제공 돼 평행주차와 직각주차가 가능하다.

크로스컨트리는 정말 다재다능하다. 특히 주행에 특화된 차량이 아님에도 주행감각이 훌륭하다. 시승영상에서도 줄곧 말했지만, 중·고속 영역에서의 핸들조향 감각이 정말 탁월하며 차체가 높음에도 시트포지션이 낮아서 노면의 움직임을 충분히 느낄 수 있어 세단의 주행감각과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려웠다.

바디롤을 아주 묵직하게 잡아주는 수준은 아니지만 코너링에서도 몸을 안정적으로 지탱해준다. 드라이빙만이 목적이 아니고 뒷좌석의 가족·친구와 함께하는 여행이라면 딱 적당한 수준의 서스펜션 감각이라고 생각된다. 시트는 물렁하지 않아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시켜주면서도 장시간 주행에도 허리나 엉덩이가 아프지 않을 만큼 편안한 착좌감을 보인다.

운전의 재미를 느끼고 싶지만 가족과의 일상도 포기할 수 없는 사람이라면 이 차 만큼 매력적인 차도 없을 듯하다. 일반적인 사회통념상 가격대가 어느 정도 있는 차이지만, 가성비를 생각한다면 자신있게 비싸지 않은 차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크로스오버 장르 차량에 대한 인식을 재고하게 해준 고마운 차량이다.

 

스페셜경제 / 김은배 기자 silvership@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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