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변윤재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가 앞으로 기업경영의 새로운 규칙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회장은 28일 서울 역삼동 한국고등교육재단에서 열린 'VBA 2020 코리아' 세미나에서 환영사를 통해 “기업이 경제적 가치만 고려했던 방식에서 벗어나 사회적 가치를 고려하는 ESG를 도입해야 한다”며 “이는 선택이 아닌 새로운 규칙”이라고 강조했다. 

 

VBA는 국제적인 ESG 측정 표준을 만들기 위해 지난해 설립된 기업 연합체다. 독일 바스프와 SK가 각각 의장사와 부의장사를 맡고 있으며 전세계 14개 기업이 회원사로 가입돼 있다. 

 

SK그룹은 VBA 해외세미나를 한국에서 처음 열며 ESG 측정과 회계 반영을 위한 논의을 적극 나서고 있다.

 

“우리는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팬데믹, 기후변화 등 예측하기 어려운 경영 환경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고 지적한 최 회장은 “지구환경을 보존하고 미래 세대에 보다 풍요로운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 근본적으로 기업 역할과 경영의 새로운 원칙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이 경제적 가치만 고려했던 방식을 벗어나 사회와 더불어 성장할 수 있도록 ESG를 기업 경영에 고려해야 하고 이를 통한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경영이 선택이 아니라 새로운 규칙이 돼야 한다”면서 “이미 해외에서는 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과 그 성과를 측정해 공시하는 활동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에 걸맞는 논의가 시작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SG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만큼, 측정과 표준화를 위해서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소통과 조율이 필요하다는 게 최 회장의 생각이다. 그는 “ESG 측정과 표준화는 기업이 결코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분야”라면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인 만큼, 기업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끊임없이 논의하고 고민해가며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앞으로 한국 내에서도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서로 다른 관점 공유하며 궁극적으로 합의에 도달하기 위한 논의를 전개·확산시켜 나가길 바란다”면서 “소크라테스는 ‘지혜의 시작은 용어의 정의’라고 했다. 지금은 기업활동에 대한 새로운 정의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스 주한 유럽연합(EU) 대사 등이 직접 참석했다.

 

기조발표는 ESG 경영 부문 세계적 석학인 조지 세라핌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맡았으며, 크리스찬 헬러 VBA 최고경영자(CEO)가 ‘VBA의 활동과 의미’를, 토마스 베르헤에 EU 환경총국 수석자문관이 ‘EU 그린딜을 통한 산업체계 전환 노력’을 주제로 각각 발표에 나섰다. 

 

이어 김의형 한국회계기준원 원장과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 장지인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한국위원회 위원장, 강동수 SK수펙스추구협의회 SV추진팀장이 패널로 참여해 ESG 측정 표준화 필요성과 기대 효과, 개선 방향 등에 대해 토론했다. 

 

스페셜경제 / 변윤재 기자 purple5765@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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