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조사 결과 대기업 74.2%가 ‘채용계획 아직’
인크루트 설문에서도 상장사 5곳 중 3곳 ‘1지리수 채용’
삼성·SK·CJ·포스코·KT 등 공채 진행…신규 채용 물꼬트나

▲대기업 구직자가 지난 6월 서울 송파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취업성공 일구데이에서 화상 면접을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스페셜경제=변윤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기업 채용마저 얼었다. 

 

코로나19 장기화와 이에 따른 세졔적인 경기 침체로 우리나라 기업들도 규모에 상관없이 ‘긴축’ 운영에 들어가면서 신입 공채를 대폭 축소하거나 중단하고 있다. 

 

대기업 4곳 중 3곳 “하반기 채용 계획 없다”

▲< 500대 대기업 2020년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 > (자료=한경연)

6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 74.2%가 ‘올해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 한 명도 채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한경연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국내 대기업 4곳 중 3곳 정도가 하반기 채용을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응답기업(120곳)의 절반은 신규채용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고 답했고, 아예 신규채용을 하지 않는다고 답한 기업도 24.2%에 달했다. 지난 2월 상반기 신규채용 여부를 묻는 조사에서는 채용계획 미수립 기업이 32.5%, 신규채용 '0'인 기업이 8.8%였다. 하반기 신규채용 시장이 상반기보다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세운 대기업 중에서도 ‘채용 규모를 작년보다 늘리겠다’는 기업은 22.6%에 불과했다. 대부분(77.4%)은 채용 규모 계획이 작년보다 줄었거나 비슷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청년 고용시장은 기업의 경영실적 악화에 따른 고용 여력 위축과 고용 경직성으로 인한 신규채용 유인 부족이 겹쳐지면서 사상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우려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국내 상장사 53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도 대동소이하다. 상장사 5곳 중 3곳 이상이 한 자릿수 신입채용에 그칠 것으로 조사됐다. 

 

전년보다 ‘덜 뽑겠다’고 응답한 기업은 40.1%에 달한 반면, 채용 규모를 늘리겠다는 기업은 19.2%에 그쳤다. 특히 대기업의 37%, 중견기업의 54.2%는 채용 규모를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하반기 채용을 실시하기로 한 기업들도 규모를 대폭 줄였다. 응답기업 64.1%는한 자릿수 채용 계획을 밝혔고, 두 자릿수 채용을 하겠다는 기업은 30.7%로 한 자릿수 채용 계획의 절반에 그쳤다. 세 자릿수 채용은 5.2%에 불과했다.

 

하반기 기업 5곳 중 2곳은 신입 채용규모를 줄이고, 그 마저도 10명 이내의 소규모 채용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상장기업들에게 하반기 새로 창출될 신입 일자리 수 전망치를 물었더니 3만1173개 선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하반기 4만4821명 보다 1민3648명, 비율로는 30.5%포인트 줄어든 규모다. 

 

삼성·SK 등 공채 실시…얼어붙은 채용시장 녹일까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국내외 경제와 업종 경기 악화로 인해 상당수의 기업들이 채용에 소극적이 됐다.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에 따른 인건비 부담 증가, 정규직 인력 구조조정의 어려움, 필요한 직무능력을 갖춘 인재확보의 어려움 등도 채용을 망설이는 이유로 꼽힌다. 

 

이에 따라 수시 채용과 경력직 채용을 늘려 ‘검증된 인재’ 확보하려는 기업이 늘고 있다. 한경연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22.5%는 공개채용 없이 수시채용만 100% 활용한다고 답했고, 30.0%는 수시채용과 공개채용을 병행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시·공개채용을 병행하는 기업의 공개채용 비중은 평균 28.5%, 수시채용 비중은 71.5%로, 수시채용 비중이 공개채용보다 2.5배 높았다.

 

다만 삼성과 SK그룹 등은 하반기에도 공채를 실시하기로 해 얼어붙은 채용시장을 녹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은 이달 중 채용 공고를 내고 신입사원(대졸 3급) 공채에 돌입한다.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는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온라인으로 치러진다. 면접은 상반기 공채에서도 대면 방식으로 치러진 만큼, 하반기에도 동일한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SK그룹은 SK하이닉스·이노베이션 등 주요 계열사별로 이달 중순 채용 공고를 내고 원서접수를 시작한다. 서류전형, 종합역량검사(SKCT), 면접전형으로 진행되며, 필기시험을 온라인으로 치르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CJ그룹은 오는 7일부터 하반기 공채를 진행한다. CJ제일제당, CJ프레시웨이, CJ대한통운, CJ ENM, CJ올리브영, CJ올리브네트웍스 등 6개 계열사별로 일정에 따라 테스트와 직무수행능력평가, 면접 전형 등을 진행한다. 직무수행능력평가와 직무 Fit 테스트와 같은 온라인 테스트를 강화하고 비대면 화상 면접을 활용한다.  

 

포스코는 오는 18일까지 포스코,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건설 등 3개 계열사에서 하반기 신입사원을 모집한다. 생산기술, 설비기술, 공정기술, 환경, 안전, 마케팅, 구매, 재무, 경영지원 등이다. 인적성 검사를 온라인으로 진행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LS그룹도 LS전선, LS일렉트릭, LS니꼬동제련, E1 등 4개 계열사가 오는 14일부터 채용에 돌입한다. DB그룹은 다음달 6일까지 DB하이텍, DB생명보험, DB손해보험, DB저축은행, DB Inc, DB캐피탈 등 6개 계열사에서 신입사원 채용을 진행한다. KT는 7일부터 신입사원 채용을 위한 인턴십 서류접수를 시작한다. 마케팅&세일즈, 네트워크, IT, R&D 총 4개 분야에서 인턴십과 수시채용을 모두 합해 400명 안팎을 뽑느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협력사와 함께 온라인 채용 박람회를 진행한다. 25일까지 부품과 자동차 정비, 설비·원부자재 등 전국적으로 총 280여개의 협력사의 인재 채용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박람회 종료 이후 해당 홈페이지를 일부 개편, 자동차 관련 기업들의 특화된 상시채용 플래폼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스페셜경제 / 변윤재 기자 purple5765@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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