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V 파운드리 이어 낸드 신규 투자…열흘 만에 18조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8월 삼성전자 천안 사업장을 방문해, 사업장 내 반도체 패키징 라인을 둘러보는 모습. (사진=뉴시스)

[스페셜경제=변윤재 기자] 삼성전자가 공격적인 투자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초유의 위기 속에서 투자 약속을 지킴으로써 기술 초격자를 벌리고 미래 기회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1일 경기도 평택캠퍼스 2라인에 최첨단 V낸드플래시 생산라인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투자 규모는 8조원대 수준으로 추산되며 이미 지난 5월 낸드플래시 생산 설비를 위한 클린룸 공사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내년 하반기부터 5나노 이하 EUV와 함께 최첨단 V낸드플래시가 양산될 계획이다.  

낸드플래시는 비휘발성 메모리로 휘발성 메모리인 D램과 달리 전원이 꺼지더라도 정보가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늘어나는 데이터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대기업 데이터센터들도 낸드플래시 기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대거 활용하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여기에 5G,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사물인터넷(IoT) 등과 연관된 제품이 늘어나면서 중장기적으로 수요가 확대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적극적인 투자로 미래 시장기회를 선점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15년 평택캠퍼스 투자를 결단했었다. 1개 라인 구축에 약 30조원이 투입되는 엄청난 투자였다. 덕분에 삼성전자는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호황기였던 2017년과 2018년 영업이익이 각각 53조원과 58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릴 수 있었다.  

삼성전자에게 올해는 만만치 않은 해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타격과 미중 무역분쟁으로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가중됐다.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은 턱 밑까지 추격해오고 있다. 중국 국영기업인 양쯔메모리(YMTC)’는 올 46세대 1283D 낸드플래시 개발을 마치고 이르면 연말부터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삼성과의 기술 격차가 1년 수준으로 좁혀지게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선제적 대응이 중요한 때에 이재용 부회장의 연이은 검찰 소환조사로 정상적인 경영활동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는 지난달 21일 평택캠퍼스에 10조원 규모의 극자외선(EUV) 전용 파운드리 라인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열흘 사이 최소 18조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를 결단했다. 여기에는 수익성을 확대하고 시장 우위를 유지하겠다는 이상의 의미가 있다. 세계 1위 메모리 반도체 기업으로서 도전과 혁신을 통해 국가 핵심 사업을 흔들림없이 수성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이와 관련, 이재용 부회장은 어려운 때일수록 투자를 멈춰서는 안 된다며 투자 확대를 강조하며 반도체 사업 강화를 위해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4월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 133조원을 투자하는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한 데 이어 226000억원을 시설 투자에 쏟았다. 지난해 영업이익(277700억원)80% 이상에 해당하는 수치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정규직 인력도 늘리고 있다. 1분기 기준 정규직은 총 5590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5% 증가하며 역대 최대 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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