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의 새 경영화두는 ‘매력적인 기업’

변윤재 기자 / 기사승인 : 2020-10-23 18:49:06
CEO세미나서 “매력적 목표·구체적 실행으로 시장 신뢰 얻어야”
“2021년은 파이낸셜 스토리 원년”‥ESG 경영·전문성 강화 등 주문

[스페셜경제=변윤재 기자] “이제는 매력적인 목표와 구체적 실행 계획이 담긴 파이낸셜 스토리가 시장으로부터 신뢰를 얻어야 기업가치가 높아지는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 기업가치 공식이 바뀌고 있는 만큼 CEO들은 고객, 투자자, 시장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에 적합한 각 사의 성장 스토리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신뢰와 공감을 이끌어 내야 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3일 새로운 경영화두로 매력적인 기업을 꺼내들었다. CEO세미나에서다. CEO세미나는 SK그룹의 연례행사다. SK그룹은 신년회에서 그 해 그룹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면 확대경영회의를 통해 계열사별로 적용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CEO세미나를 통해 계열사별 경영 성과를 점검하는 한편, 미래 투자계획을 비롯해 내년 경영전략을 논의해왔다. 특히 연말인사를 앞두고 성과를 평가하고 그룹의 혁신속도와 방향성이 적절한지 확인할 수 있는 자리인 만큼, 중요한 행사로 꼽힌다. 이로 인해 매년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수석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등 총수 일가와 함께 주요 계열사 CEO 70여 명이 참석해 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SK그룹은 비대면 방식으로 회의를 진행해왔지만, 이번만큼은 예년과 같이 CEO들이 모였다.

 

최 회장은 매력적인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를 위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설득시킬 수 있는 이야기를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고경영자(CEO)가 스토리텔러가 되어 미래 가치와 성장잠재력을 제시할 때, 시장의 지지를 얻고 기업은 더 큰 추진력을 확보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이날 제주 디아넥스에서 열린 CEO세미나에서 매출과 영업이익 등 종전 재무성과를 중심으로 한 기업가치 평가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이젠 매력적인 목표와 구체적 실행 계획이 담긴 파이낸셜 스토리가 시장으로부터 신뢰를 얻어야 기업가치가 높아지는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가치 공식이 바뀌고 있는 만큼 CEO들은 고객, 투자자, 시장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에 적합한 각사의 성장 스토리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신뢰와 공감을 이끌어 내야 한다한 발 더 나아가 CEO들은 파이낸셜 스토리를 실행하면 더 큰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이제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 스토리는 고객·투자자·시장 등 시장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SK그룹 각 계열사의 성장 전략과 미래 비전을 제시해 총체적 가치를 높이는 경영전략이다.

 

코로나19와 미·중 무역갈등 등 대외 경영환경이 악화되는 상황에서도 시장의 신뢰가 담긴 파이낸셜 스토리를 제시한 일부 글로벌 기업들은 과거 재무성과 기준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높은 기업가치를 달성했을 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게 최 회장의 지적이다.

 

SK CEO들은 2021년을 각 사가 제시한 파이낸셜 스토리에 대한 이해관계자의 신뢰를 높이는 원년으로 삼고, 재무제표 중심의 성장 전략을 신뢰와 공감 중심의 성장 전략으로 바꿔나가기로 했다.

 

조대식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역시 지난 21CEO세미나 개막식에서 기업가치가 빠르게 상승한 기업들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다른 회사와의 경쟁력 차이를 벌리며 1등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는 공통점이 있다“SK 관계사들도 사업 포트폴리오를 성장사업 중심으로 변화시키고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려 기업가치를 인정받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SK그룹 계열 CEO들은 지난 21일부터 23일간 딥 체인지(근본적 혁신)의 실행, 파이낸셜 스토리를 주제로 회사별 성장 스토리를 발표한 뒤 실행력을 높이는 방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이들은 SK그룹의 변화를 바라보는 외부의 냉정한 평가를 들으며 시장으로부터 신뢰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했다. 또 온라인으로 시청한 임직원들로부터 실시간으로 다양한 질문을 받으며 시장의 신뢰를 끌어낼 수 있는 실현가능한 방법론을 찾고자 고심했다.

 

최 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관련, 더 높은 수준의 ESG 경영이 시급하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ICT, 반도체와 함께 에너지·화학이 SK그룹의 핵심 성장동력이라는 점에서 ESG 경영이 하나의 기조로 자리잡은 만큼, 깊이와 속도를 더욱 높여 나가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아울러 CEO들은 파이낸셜 스토리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임원의 전문성 강화와 관계사 간 시너지 제고 방안, ESG와 같은 그룹 공통의 중장기 과제의 구체화 방안 등도 병행해 나가기로 했다.

 

이번 세미나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조대식 의장 및 7개 위원회 위원장, 주요 관계사 CEO 30여명이 참석했다. SK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 됐지만 브랜드와 기업문화(SKMS)를 공유하고 SK 경영활동에 협력키로 합의한 SK해운과 SK증권 CEO도 지난해에 이어 참석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이번 CEO세미나는 코로나19로 인해 최고경영진은 제주에서 오프라인으로, 관련 임직원은 온라인으로 참여하는 외형적인 변화가 있었다면서 그러나 더욱 중요한 변화는 신뢰받는 파이낸셜 스토리가 전제돼야 기업가치를 키울 수 있다고 인식이 바뀐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셜경제 / 변윤재 기자 purple5765@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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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윤재 / 편집국/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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