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중구 소공동 소재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고객들이  LG전자의 올레드 TV인 '시그니처 올레드 R’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LG전자)

[스페셜경제=최문정 기자]LG전자가 초대형 올레드(OLED) 시장에서 초격차 강화에 힘쓰고 있다.


11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달 누적 기준 711만8000대의 올레드 TV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 2013년 세계 최초로 OLED TV를 내놓은 지 7년만의 성과다. 특히 LG전자는 올해에만 약 166만3000대의 올레드 TV를 판매한 것으로 관측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소비자들이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며, 대형 TV 수요가 늘었난 결과다. 실제 옴디아는 10~11월 세계 올레드TV 출하량을 91만대로 집계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4분기부터 올레드 TV가 분기 100만대 가량 판매되며, 본격적인 디스플레이 세대교체 주기를 맞이할 것이라 보고 있다.

 

올레드(OLED)는 유기발광다이오드의 머리글자를 딴 패널 이름이다. 기존의 디스플레이가 별도의 광원(백라이트)이 필요했던 것과는 달리, 올레드는 디스플레이를 구성하고 있는 소자 하나하나가 직접 빛을 발한다. 이 때문에 보다 얇은 디스플레이로 선명하고 뚜렷한 화질을 구현할 수 있다.

LG전자는 세계 최초로 올레드 TV를 내놓은 데 이어 LG전자는 88, 77, 65, 55, 그리고 48형의 다양한 올레드TV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선택폭을 넓혀 올레드 시장 주도권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다. 여기에 LG전자는 지난달 20일 업계 최초로 ‘롤러블(돌돌 말리는)’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R(이하 올레드R)’을 출시하며 최상위 수요를 겨냥한 제품도 내놨다.

이와 같은 LG의 질주에 글로벌 업체들도 올레드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소니, 파나소닉, 필립스, 하이센스, 스카이워스 등 19개 업체는 LG디스플레이에게서 올레드 패널을 공급받아 제품을 내놓고 있다.

아예 올레드 패널 제작에 뛰어든 업체도 나왔다. 올해 일본과 중국의 디스플레이 기업인 JOLED와 TLC는 200억엔(약 2300억원) 규모의 투자업무 협약을 맺고 대형 올레드 패널 개발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 중-일 연합은 LG디스플레이가 독점하고 있는 올레드 패널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또한 중장기 목표로 롤러블, 폴더블 올레드 패널 개발도 제시했다.

최근 TLC 중국 선전에서 최근 열린 DTC 2020 컨퍼런스에서 2가지 형태의 롤러블 OLED TV 시제품을 선보였다. 전시된 제품은 LG전자가 출시한 올레드R과 유사한 ‘수직형 롤러블TV’와 좌우로 말렸다 펼쳐지는 ‘수평형 롤러블TV’다. 비록 TLC가 전시한 시제품이 약 17인치에 불과해 TV보단 모니터에 가깝지만,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독주를 쫓아가려는 의지는 확실하게 보였다는 평가다. TCL은 오는 2024년 광저우 8.5세대 공장에서 잉크젯 프린팅 기반의 OLED TV 대량 양산에 나설 계획이라고도 밝힌 바 있다.

이러한 후발주자들의 도발에 LG도 움직임을 서두르고 있다. 먼저, 올레드 패널을 생산하는 LG디스플레이는 올해 3분기에 중국 광저우 올레드 TV 라인 가동이 1년 만에 정상화됐다. 생산능력은 내년 상반기 월 9만장 수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LG전자는 올레드TV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있다. 업계에선 LG전자가 최상위 수요를 겨냥한 초 프리미엄 제품인 올레드R은 국내에서, 그 밖의 제품은 해외에서 생산할 전망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LG전자는 “올레드R은 ‘모두가 선망하는 TV’라는 목표에 걸맞게 제품 생산부터 마케팅, 고객 관리까지 기존에 없던 차별화된 방식을 도입했다”며 “이 제품은 경북 구미 TV 생산 라인에서만 생산하며, 제작부터 품질 검사까지 명장이 수작업을 통해 진행한다. 이는 명품 시계, 럭셔리 카 등 초고가 명품을 생산하는 방식과 유사하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또한 LG전자는 지난 5월 구미에 있는 TV 생산라인 6개 중 2개를 올해 안에 인도네시아 찌비뚱 공장으로 이전할 것임을 밝힌 바 있다. TV 수요 정체, 가격경쟁 심화 등 빠르게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 오픈 쇼핑몰인 지마켓에 올라운 LG전자의 55인치 올레드 TV 제품. 원산지 표시에 '인도네시아산' 이라고 표기돼 있다. (지마켓 제품 판매 페이지 캡쳐)


실제로 LG전자는 올레드TV를 인도네시아산으로 대체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LG전자는 국내 생산 제고가 소진되는 제품부터 인도네시아산으로 교체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이날 오픈마켓인 ‘지마켓’에는 인도네시아산 55인치 올레드TV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스페셜경제 / 최문정 기자 muun09@speconomy.com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