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350·B777 여객기 개조해 화물운송 확대
‘목적 없는 국내 비행’ 상품도 선봬

[스페셜경제=변윤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인수합병(M&A) 무산으로 잔인한 가을을 맞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이 화물운송과 ‘목적 없는 여행’으로 버티기에 들어갔다. 

 

아시아나항공은 HDC 현대산업개발과의 M&A 무산되자, 채권단이 산업은행 등 채권단 관리 체제 아래 경영 정상화를 모색한다. 이를 위해 2조4000억원의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수혈 받아 급한 불을 끌 예정이다. 

 

기안기금을 지원받으면 6개월간 근로자의 90% 이상 고용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대규모 인력감축을 할 수 없다. 때문에 코로나19로 인한 시장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아시아나항공도 ‘생존’을 위한 자구책이 필요하다. 아시아나항공의 2분기 부채비율은 2291%, 자본잠식률은 50%에 육박한다. 4월부터 전 직원이 15일 이상 무급휴직을 쓰고 있지만, 1만여명의 근무자를 건사하는 것도 벅찬 처지다. 

 

더욱이 코로나 종식 이후도 대비해야 한다. 장기간 항공 운항이 중단되면서 A380과 같은 초대형 기종 조종사들은 운항 자격 상실의 위기에 처했다. 아시아나항공은 태국의 훈련센터에서 A380 조종사들의 훈련을 해 왔지만 코로나 19로 태국 노선의 운항이 중단되면서 훈련도 하지 못하게 됐다. 항공안전법에 따르면 90일 이내 해당 기종의 이착륙 3회 이상 등의 조건이 있어야 조종 자격 유지가 가능하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시뮬레이터(모의비행장치)로 훈련할 수 있도록 했지만 국내에 A380 시뮬레이터는 대한항공이 소유한 1대밖에 없어 아시아나항공이 이용하기 여의치 않다. 

 

아시아나항공은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해 화물 수요를 잡는 동시에 국내 상공을 도는 ‘목적 없는 여행’ 상품으로 수익성 개선과 운항 자격 유지를 노린다는 구상이다. 

 

아시아나항공은 A350·B777 여객기를 개조해 화물기로 활용한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밸리 카고를 활용, 항공화물 수요에 적극 대응한 결과 2분기 별도기준 영업이익 1151억을 달성했다. 하반기에는 여객기를 개조해 화물 공급량을 더욱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A350-900 여객기 1대의 이코노미 좌석 283석을 모두 뜯어내고 객실 바닥에는 팔레트(화물적재를 위한 철제판넬)를 설치해 안전성을 확보했다. 이번 개조로 5톤의 추가 화물을 적재, 편당 총 23톤의 화물을 수송할 수 있게 됐다. 전체화물공급능력도 기존 1152톤(12대분)에서 1175톤으로 증가했다. 

 

해당 여객기는 이날 인천-LA 구간에 투입돼 ▲IT·전자기기 부품 ▲전자상거래 수출품 ▲의류 등 20톤을 탑재 운항한다. 오는 10월부턴 인천-호찌민 노선 등을 중심으로 화물을 운송할 예정이다. 

 

기존 밸리 카고 수송력도 강화했다. B777-200ER 여객기 2대의 승무원 휴게 공간 ‘벙크’를 개조해 대당 2톤의 화물을 추가 적재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아시아나항공은 향후 화물수요 및 시장동향을 모니터링해 추가 개조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하늘 위의 호텔’로 불리는 A380을 국내 상공을 도는 비행 관광에 투입한다. A380은 그동안 국내선 항공편에는 투입이 되지 않던 기종이다. 

 

다음달 24일과 25일 이틀간 운영되는 이 상품은 오전 11시 인천국제공항을 이륙해 강릉, 포항, 김해, 제주 상공을 비행한 뒤 오후 1시20분 인천국제공항으로 돌아오는 코스다. 

 

판매가격은 비즈니스스위트석 30만5000원, 비즈니스석 25만5000원, 이코노미석 20만5000원으로 구성된다. 비즈니스석과 이코노미석은 방역 지침 준수를 위해 실제 가용 좌석수보다 185석 축소된 310석만 운영될 예정이다. 탑승객들에게는 기내식과 어메니티 키트, 국내선 50% 할인쿠폰 및 기내면세품 할인쿠폰 등이 제공되고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도 제공된다. 마일리지 역시 정상적으로 제공돼 비즈니스스위트석은 828마일, 비즈니스석 690마일, 이코노미석 552마일이 적립된다. 이 상품은 현재 전석 완판됐다.

 

스페셜경제 / 변윤재 기자 purple5765@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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