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변윤재 기자] SK그룹의 지주사인 SK㈜가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수소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이를 기반으로 국내 수소 시장 생태계를 강화하고 ESG(환경·사회·지배 구조) 경영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1일 SK㈜는 최근 에너지 관련 회사인 SK이노베이션과 SK E&S 등 관계사 전문 인력 20여명으로 구성된 수소 사업 전담 조직인 ‘수소 사업 추진단’을 신설했다고 밝혔다.

앞서 SK㈜는 올해 초부터 수소 사업 추진의 타당성 검토와 전략 수립을 진행해 왔다. 이번에 수소사업추진단을 꾸려 그룹 핵심 역량을 결집, 수소 사업 추진 전략을 실행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SK㈜는 그룹이 보유한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수소 대량 생산 체계를 구축한다. 이를 통해 수소 공급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안이다.

SK㈜의 자회사인 SK E&S를 중심으로 2023년부터 연간 3만톤 규모의 액화 수소 생산설비를 건설해 수도권 지역에 액화 수소를 공급한다. 액화플랜트를 통해 수소를 액체 형태로 가공할 경우, 운송·충전 과정에서 발생되는 비효율을 개선하고 안정성을 대폭 강화할 수 있다.

부생수소는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공급받는다. SK이노베이션 산하 SK인천석유화학의 경우, 수소 에너지 최대 수요처인 수도권에 인접한 사업장인 만큼, 수소의 장거리 운송에 따른 비용 문제를 해결하기에 적합하다는 게 SK㈜의 설명이다.

SK E&S를 통해 친환경 블루 수소(수소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 기술로 제거한 친환경 수소) 대량 생산 체제도 가동한다. 연간 300만톤 이상의 LNG를 직수입하는 SK E&S가 대량 확보한 천연 가스를 활용해 2025년부터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25만톤 규모의 블루 수소를 추가로 생산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태양광, 풍력 등 재생 에너지를 활용한 그린 수소 생산 사업도 추진해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수소 공급 체계를 완성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수소의 생산과 유통, 공급에 이르는 수소 밸류체인을 통합 운영해 사업의 안정성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국내 수소 시장은 운송·충전 인프라 부족 등으로 수소 차량 보급에 어려움이 있을 뿐만 아니라, 기존 수소 사업자들도 부족한 수요를 이유로 생산설비 투자를 소극적이다.

SK㈜는 석유과 천연가스(LNG) 등 기존 에너지 사업에서 밸류체인 통합을 통해 에너지 생태계 조성을 주도한 경험을 활용해 국내 수소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조속히 정착시켜 나갈 계획이다. 2025년까지 총 28만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SK에너지의 주유소와 화물 운송 트럭 휴게소 등을 그린에너지 서비스 허브로 활용해 차량용으로 공급하는 한편, 연료전지 발전소 등 발전용 수요를 적극 개발할 계획이다.

아울러 수소 사업 핵심 기술을 확보해 전세계 수소 시장 공략에 나선다. 이를 위해 수소 관련 원천 기술을 보유한 해외 기업 투자는 물론 글로벌 파트너십 체결 등을 통해 사업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하고, 중국·베트남 등 아시아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SK㈜는 이번 수소 시장 진출을 통해 ESG 경영 방침을 강화하는 동시에 경제적으로 성과를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 관련, 2025년까지 30조원 수준의 순자산가치(NAV)를 추가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SK㈜ 관계자는 “그룹 차원의 수소 사업 추진 결정은 SK㈜의 투자 포트폴리오가 친환경으로 본격 전환하는 출발점의 의미”라며 “그간 축적된 에너지 사업 역량을 친환경 수소 생태계 조성을 위해 결집함으로써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ESG경영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셜경제 / 변윤재 기자 purple5765@sp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