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 신라젠 친노·친문 엮여있다는 의혹 해소할까
신라젠 “정치권과 당사 연관 짓는 주장은 터무니없는 내용”

▲(좌) 이철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 ()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스페셜경제=신교근 기자] 윤석열 검찰이 국내 토종 바이오 기업 신라젠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 매각을 했다는 의혹 사건을 5일 서울남부지검에 재배당하면서 칼끝이 어디로 향할지 관심이 쏠린다. 이에 대해 진중권 진보논객은 “유시민 건도 슬슬 수면 위로 올라오나”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동안 보수 정치권과 유튜버 등은 신라젠이 문재인 정부 들어 큰 폭의 주가 상승을 이룬 것이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그룹의 핵심 실세들과 유착했기 때문이라는 의혹을 제기해 왔다. 이중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자주 거론됐었다.

징역 14년 6개월 이철, ‘노사모’서 왕성한 활동 벌여


신라젠은 2016년 12월한 코스닥에 상장, 시초는 1만3500원이었으나 개발 중이던 면역항암제 펙사벡의 임상 3상 착수 소식이 전해지면서 2017년 11월 21일에는 장중 고가 15만2300원까지 치솟는 등 한때 코스닥 시총 2위를 기록한 ‘대어’로 불렸다.


그런데 신라젠 주가가 고공 행진하던 2017년 12월~2018년 1월, 신라젠 문은상 대표와 그의 친인척 등 특별관계자 4명이 지분을 대량 매도했고, 이후 이 사실이 1월 초 공시되면서 신라젠 주가는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여기에 신라젠 신현필 전무가 작년 7월 초 보유 지분 전량을 팔아 논란이 됐는데, 이후 약 한달 만인 지난해 8월 미국에서 펙사벡 간암 치료 임상 3상 중단 권고 발표가 나오면서 신라젠 주가는 무너지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이들이 3상 결과가 나오기 전에 지분을 팔아치운 것은 3상 통과가 어렵다는 내부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거래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다단계 금융사기 혐의 등으로 14년 6개월 동안 철창 속에 지내야 되는 이철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에게 이목이 쏠린다.

이 대표는 한때 상장 전 신라젠 지분 14%를 보유한 최대주주였다. 신라젠은 이 대표가 이끄는 VIK로부터 2013년부터 4차례에 걸쳐 450억원을 투자 받았으며, 미국 바이오 업체 제네렉스를 인수하며 유망 벤처기업으로 이름을 알렸다.

이 대표는 ‘노사모(노무현 전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에서 왕성한 활동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를 매개로 유시민 이사장과도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유 이사장이 이 대표의 요청으로 신라젠 기술설명회에서 축사한 대목은 현재 언론 등에서 재조명되고 있다.

참여정부 보건복지부 장관 출신인 유 이사장은 2015년 경남 양산 부산대병원에서 열린 신라젠 펙사벡 기술설명회에서 “대한민국 기업이 글로벌 임상을 직접 한다는 것은 참 놀라운 일”이라며 “미국 FDA(식품의약국)의 승인을 받아 글로벌 3상까지 갔다는 것 자체가 일반적으로 봤을 때 효과가 상당 부분 이미 입증이 됐다는 증거이기도 하다”고 추켜세웠다.

진중권 “유시민에게 이상한 낌새 느낀지 꽤 오래됐다”

6일자 <한국일보>에 따르면, 이 대표는 평소 정치인들과 두터운 인맥을 자랑했는데, VIK를 세운 뒤에는 ‘저자 초청 강연회’와 ‘명사 초청 특강’을 열어 정치권 유명 인사들을 회사로 불러들여 이들의 인지도를 앞세워 투자자들을 끌어 모았다고 한다.

여기에 온 강사로는 2012년에는 ▲(노무현 정부)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 ▲(문재인 정부)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당시 대학교수), 2013년에는 ▲이재정 현 경기도교육감(당시 대학교수) ▲(노무현 정부)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 2014년에는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이 였다고 해당매체는 전했다.

이 때문에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자 정치권 로비 의혹도 끊이지 않았고, 실제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에게 불법 정치자금 6억2,000만원을 제공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진중권 진보논객은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날자 머니투데이 기사 <검찰, 신라젠 수사 재배당…유시민 등 여권 연루 의혹 진위 밝힐까>를 공유하며 “유시민 건도 슬슬 수면 위로 올라오나”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유시민 씨에게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낀지는 꽤 오래됐다”며 “조국에게 일이 생겼다. 이런 경우 조국의 편을 들더라도 적당히 품위는 유지하면서 그의 지지자들을 자기에게 옮기는 게 정상인데 이 분은 온갖 궤변을 늘어놓으면서 자신을 망가뜨리더라”고 진단했다.

이어 “도대체 왜 저러는 것일까. 뭔가 다른 이유가 있겠다”며 “몇 가지 단서가 보이더라. JTBC 토론을 위해 그냥 건성건성 넘겨가며 ‘알릴레오’ 몇 편 봤는데, 그 중의 하나에서 검찰수사에 대해 ‘실은 나도 무서워요’라고 얘기하는 걸 들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다른 하나는 검찰이 노무현 재단 계좌 들여다봤다고 설레발치던 장면”이라며 “이 분이 알릴레오를 통해 주로 한 것이 윤석열 검찰을 악마화 하는 것이었다. 아울러 레거시 미디어들의 기자들을 몽땅 기레기로 만들어 언론의 보도를 불신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진 논객은 “이 분이 온갖 궤변을 동원해가며 검찰과 언론을 공격한 게 실은 조국을 위한 게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신라니 백제니 고구려니 해서 유시민씨 이름이 다시 부상하는데, 제발 유 작가님만은 저를 절망시키지 않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신라젠은 6일 문은상 대표 명의의 입장문을 내고 “정치권과 당사를 연관 짓는 일각의 주장도 터무니없는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당사는 연구개발 및 회사의 운영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와 연루된 사실이 전혀 없으며, 임상 전문가 등 각 분야에서 경험과 능력을 갖춘 임직원들이 이끌어 왔다”고 해명했다.

VIK와 관련해서는 “제네렉스 인수 과정은 뛰어난 항암제 개발에 대한 열정을 가진 대한민국 의료인들의 순수한 자금과 일부 금융기관의 투자로 모인 자금으로 인수했다”며 “일각에서 제기한 VIK의 자금으로 제네렉스를 인수했다는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VIK 투자금은 과거 경영진의 관계에 의해서 운영자금 투자를 받은 것”이라며 “현재 경영진과 VIK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신교근 기자 liberty1123@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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