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봉사활동이 입시와 취업에 중요한 스펙이 되어버린 상황에서, 대한적십자사의 봉사활동 관리가 엉망인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최도자 의원이 대한적십자사로부터 제출받은 ‘내부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중학생이 평일 오전에 봉사활동을 했다고 기록되고, 허위 봉사활동 내역으로 적십자사 정규직에 합격한 사례까지 발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적십자사 직원이 자녀와 자녀친구를 계획되지 않은 봉사활동에 데려가고, 자녀의 봉사시간을 부풀려 입력한 내용도 적발됐다. 

적십자사의 내부감사 처분요구 및 조치보고서에 따르면, OO지사의 봉사회원이 자녀의 봉사활동 시간을 허위로 입력했다. 중학생이 물리적으로 봉사를 할 수 없는 학기 중 평일 오전에 봉사를 하거나 ‘봉사회 월례회’에 참석하였다는 등의 가짜 봉사활동을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봉사활동 관리시스템에 입력하는 적십자사 직원은 아무런 확인을 하지 않고 입력해 봉사활동 관리부실에 대해 지적을 받았다. 

OO혈액원은 정규직 직원의 채용과정에서 봉사활동 시간을 허위로 제출해 합격한 A씨의 채용을 취소하였다. A씨는 동생 B씨를 대신 봉사활동 시켜 그 시간을 자신한 내용이라 제출했다. A씨는 총 713시간의 봉사활동을 했다고 제출하였지만, 그 중 564시간은 동생 B씨가 한 봉사였다.
 

OO혈액원의 간호사는 헌혈봉사회의 봉사활동에 사전허락 없이 자신의 자녀와 자녀 친구를 데려왔다. 다른 간호사는 자신의 근무시간에 자녀가 그곳에서 봉사활동을 하도록 하고, 봉사시간을 규정시간 이상으로 입력하여 ‘경고’ 처분을 받았다.
 

최도자 의원은 “경쟁이 심화되면서 봉사활동도 입시와 취업의 스펙이 되어버린 상황”이라고 지적하며, “열심히 봉사한 사람들의 노력까지 폄훼되지 않도록 봉사활동 관리가 제대로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스페셜경제 / 선다혜 기자 a40662@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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