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KT·LGU+, 탈통신 행보 가속화…현 대표 체제 유지에 ‘무게’

▲ 지난 7월 과기정통부 주관 통신사 CEO 간담회에 참석한 3사 대표(왼쪽부터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뉴시스)

 

[스페셜경제=최문정 기자] 통신3사의 CEO들이 내년에도 무리 없이 임기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올해 통신3사는 탈 통신을 선언하며 통신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ICT 플랫폼을 선언했는데, 이러한 새로운 성장동력의 발굴의 성과가 있었기 때문이다. 3사 모두 지난해에 비해 비 통신 부문의 매출이 크게 상승하며 미래 성장동력을 다졌다.

 

2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통신3사는 통신 외에 수익 모델을 모색하는 한편,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올해 SK텔레콤은 ICT 지주회사를, KT는 기업 간 거래 플랫폼을, LG유플러스는 미디어 플랫폼을 목표로 제시했다. 5G 상용화라는 기술적 기반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라는 비대면 특수로 인해 이들 통신3사의 신 사업은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이러한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3사의 CEO들이 내년에도 무리 없이 수장을 맡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3월 연임에 성공했다.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도 올해 3월 취임했다. 박 사장과 구 대표 모두 오는 2023년까지 임기가 예정돼 있다. 내년 3월로 임기가 끝나는 하현회 LG유플러스 사장 또한 이번 주 중 예정된 LG그룹 인사에서 연임에 성공할 것이란 관측이 제시됐다.

 

SKT, 글로벌 초협력으로 종합 ICT 지주회사 입지 다져

 

지난 20173월부터 SK텔레콤을 이끌고 있는 박정호 대표이사 사장은 통신3사 수장 중 가장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박 사장은 올해 3월 연임에 성공해 오는 2023년까지 SK텔레콤을 이끌 전망이다.

 

박 사장의 연임 배경에는 글로벌 진출 신사업 M&A 등의 성과가 있었다. 박 사장은 연임 성공 후 영역과 경계를 초월한 전방위적 초협력을 지속해 글로벌 경쟁력 있는 ICT 대표 기업으로서 가치를 극대화하겠다라는 소감을 남겼다.

 

이에 따라 올해 SK텔레콤은 기존의 통신사업(MNO)미디어 보안 커머스 모빌리티 등의 신사업(뉴비즈, New Biz)을 더해 기업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했다. 또한 신사업의 가치를 온전히 인정받기 위해 자회사 기업공개(IPO)도 추진하고 있다.

 

김회재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2010년 이후 SK텔레콤의 통신 매출은 연평균 -1%씩 감소했지만, 비통신 매출은 연평균 8.6%로 성장했다“2010SK텔레콤의 연결매출 155000억원 중 비통신 매출은 3조원으로 19.4%를 차지했으나, 2019년 연결매출 177000억원 중 비통신 매출은 63000억원, 비중은 35.7%2배 규모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내년 앱 마켓인 원스토어를 시작으로, SK브로드밴드(인터넷, IPTV), ADT캡스(보안), 11번가(E커머스), 웨이브(WAVVE, OTT 서비스), 티맵모빌리티(모빌리티) 등의 자회사들의 기업공개를 통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SK텔레콤은 시장에서의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글로벌 사업자들과의 협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에는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인 우버와 협력해 모빌리티 합작법인인 티맵모빌리티(가칭)’ 설립을 공식화했고, 이달에는 글로벌 이커머스 1위 사업자인 아마존과의 협력을 발표했다.

 

박정원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SK텔레콤은 내년 하반기 원스토어의 상장을 시작으로 호실적을 보여온 자회사들의 상장을 통해 기업가치가 부각될 것이라며 아마존과 11번가의 협력으로 SK텔레콤이 지분을 80% 보유하고 있는 11번가의 기업가치가 재평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KT, ABC 기술로 기업 간 거래 플랫폼 전환 가속화 

 

KT를 이끌고 있는 구현모 대표는 올해 3월 임기를 시작했다. 구 대표는 취임과 동시에 차세대 성장 동력에 집중했다. 그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하는 ABC를 미래 먹거리로 삼았다. 향후 KTABC 기술을 기업 간 거래(B2B)에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인프라를 공급하는 ICT 플랫폼이 되겠다는 포부다. 이에 따라 KT는 지난달 B2B 플랫폼인 ‘KT 엔터프라이즈를 정식 출범시켰다.

 

또한 KT는 올해 LG전자, LG유플러스, 현대중공업그룹, 카이스트, 한양대 등이 함께하는 산연 연합체인 ‘AI원팀을 결성했다. 현재 AI원팀은 인공지능, 로봇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KT는 서울대, 카이스트, 포항공과대, 서울과학기술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광주분원, 벤처기업협회, 케이뱅크은행, 나무기술, 소만사, 펜타시큐리티시스템, 솔트룩스, 틸론, 제노솔루션, 새하컴즈, 아롬정보기술, 티맥스에이앤씨 등과 함께 클라우드 원팀도 출범시켰다.

 

향후 클라우드 원팀은 토종 클라우드 기업들이 추진할 수 있는 사업모델 발굴에 나선다. 이를 통해 우수한 기술력과 경제성, 안정성을 갖춘 토종 클라우드 서비스도 보급한다는 목표다. 또한 클라우드 인재 발굴과 양성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지난달 구 대표는 온라인으로 진행된 디지털 사업성과 보고회에서 “KT는 이제 통신 기업이 아니라 디지털 플랫폼 기업이다. 네이버나 카카오와는 다른 통신 기반 플랫폼 기업이며, 주력 사업도 통신에서 플랫폼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구 대표의 전망 따라 KT의 매출 지형도 변화하고 있다. 지난 2016년엔 유무선 통신 매출 비율이 66%에 달했던 것이 올해는 50%로 줄었다. IT미래 사업의 비중이 절반까지 뛰어올랐기 때문이다.

 

구 대표는 “ABC 중심의 차별화된 디지털 플랫폼으로 오는 2025년까지 비통신 분야 매출을 2배로 끌어 올리겠다현재 전체 매출 15조원 수준인 것을 오는 2025년에는 20조원으로 늘리겠다. 이 중 절반인 10조원은 B2B 등 비통신 분야에서 확보하겠다고 선언했다. 향후 KT의 미래가 통신 대 (B2B 중심)비통신 사업의 수익 비중을 55로 가져가겠다는 것이다.

 

LG유플러스, 고객 가치 강화 집중 

 

지난 2017년부터 LG유플러스를 이끌어 온 하현회 부회장은 내년 3월 임기 만료 예정이다.

 

다만 재계와 통신업계는 하 부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조심스레 제시하고 있다. 올해 LG유플러스는 코로나19에도 큰 폭의 성장세를 이어온 데다, 알뜰폰 사업자인 헬로비전 인수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성과가 있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자사가)지난해 4분기부터 4분기 연속 통신사 영업이익 최대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올해 3분기에는 분기 최대실적인 406000명의 모바일 순증 가입자를 달성했다올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은 지난해 연간 실적을 상회해 누적 7107억원을 거뒀다고 밝혔다.

 

특히 LG유플러스의 스마트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5% 늘어난 5143억원에 달했다. 스마트홈의 핵심 서비스인 IPTV의 매출은 높은 요금제를 사용하는 가입자 비중이 늘어나 지난해 3분기보다 13.2% 늘어난 2926억원을 기록했다.

 

실제로 LG유플러스는 IPTV 교육콘텐츠인 아이들나라에 이어 ‘U+초등나라출시로 어린이 대상 서비스를 강화하고, 시니어, 1인가구, 펫서비스 등 고객군 별로 서비스를 세분화했다.

 

LG유플러스는 내년에는 보다 정교하고 촘촘하게 고객을 세분화하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13일 하현회 부회장도 임원 워크숍에서 고객에게 더 다가가야 한다. 충성고객 확보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자고 강조했다.

 

또한 LG유플러스는 지난 9월부터 세계 첫 5G 콘텐츠 연합체인 ‘Global XR Content Telco Alliance(XR얼라이언스)’의 초기 의장사를 맡아 활동하고 있다. XR얼라이언스는 미국 반도체 업체 퀄컴 테크놀러지를 비롯해 각국의 통신사, 실감콘텐츠 제작사 등이 회원사로 활동하고 있다.

 

스페셜경제 / 최문정 기자 muun09@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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