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홍찬영 기자]올해 1월부터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가 시작되면서 관련업체간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해운업계 저유황유 가격 상승에 따른 우려, 정유업계는 저유황유 대량수주에 따른 기대감을 각각 나타내고 있다.

21일 해운 업계에 따르면 현대 상선은 IMO 2020 대응을 위해 보유한 선박 중 70%에 벙커C유의 탄소배출량을 억제하는 스크러버 설치를 완료했다.

이는 IMO 2020 대응을 위한 조치로 현대상선은 2018년부터 스크러버 설치 작업을 준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IMO 2020은 선박 연료유의 황 함유량을 현행 3.5%에서 0.5%로 제한하는 환경규제다. 이를 준수하려면 현대상선처럼 선박에다 스크러버를 설치하거나 선박에 사용하는 연료를 저유황유(황 함유량 0.5%)로 교체하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저유황유 가격이 급등한 관계로 해운업계는 울상을 지을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지난해 12월 싱가포르 항만 기준 고유황유의 가격은 톤당 293달러, 저유황유는 톤당 552달러로 나타났다. 저유황유가 고유황유보다 거의 두배 가깝게 가격이 높다. 이는 규제 시행으로 인한 저유황유에 대한 수요급증으로 가격도 함께 급등한 것이다.

선박에 스크러버를 설치하는 방법 역시 여의치만은 않다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스크로버 설치에는 통상 1척당 50억~100억원이 소요되고 두달이 넘어가는 기간이 걸려 시간과 비용투자가 부담된다는 것이다.

이와 반면 정유사들은 IMO 2020 시행으로 인해 유류 수요가 늘어나 실적 호전에 기대를 걸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에쓰오일,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정유업계에서는 저유황유를 없어서 못판다고 할정도로 늘어나는 판매량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 정유사들은 이미 규제에 대한 대비를 해왔다. 에쓰오일은 총 5조원을 투자한 정유·석유화학 복합시설인 RUC&ODC(잔사유 고도화와 올레핀 다운스트림) 프로젝트 상업 가동을 개시했다.

이를 통해 에쓰오일은 원유 대비 수익성이 낮은 중질유 제품 비중을 기존 12%에서 4%로 낮췄고, 전체 사업에서 차지하는 석유화학 비중은 기존 8%에서 13%로 높이게 됨으로써 수익성 개선에 기대를 걸었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에도 1조원을 투자해 SK울산 콤플렉스에 감압잔사유 탈황설비(VRDS)를 건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저유황유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스페셜경제 / 홍찬영 기자 home217@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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