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개발한 친환경 흑연 쾌삭강(PosGRAM)을 정밀 가공해 제작한 기계 부품. (사진제공=포스코)

[스페셜 경제=변윤재 기자]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친환경 흑연 쾌삭강(PosGRAM) 개발에 성공하고 본격적인 제품 판매에 나선다.

 

쾌삭강은 단면이 원형이면서 가늘고 긴 철강재인 선재제품의 하나다. 절삭면이 깨끗하고 빠르게 잘리는 강이다. 복잡한 형상이나 치수 정밀도가 중요한 자동차나 전기·전자, 사무자동화기기의 정밀부품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이번에 포스코가 쾌삭강을 개발함에 따라 종전에 전량 수입하던 납쾌삭강을 대체할 수 있게 된다.

 

기존 쾌삭강에는 절삭성 향상을 위해 납을 첨가했는데, 제품의 생산, 가공, 재활용 처리과정에서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미세 입자의 납이 공기중에 퍼져나가 작업자에게 염증이나 신경계 손상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유해물질 제한 국제 지침인 RoHS(전기전자제품유해물질제한지침)ELV(폐자동차처리지침)에서는 제품 내 납 함유량을 최대 0.1%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납쾌삭강은 대체 소재가 없는 탓에 예외적으로 최대 0.35%까지 허용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납이 함유된 부품 사용을 금지하는 추세가 확대되고 있으며, 납 사용을 규제하는 지침 역시 강화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포스코도 대체재 찾기에 고심해왔다.

 

포스코는 지난 2017년 흑연 입자의 분포 및 제어 기술의 개발을 시작으로 쾌삭강 개발에 착수했으며지난해 생산 라인에서 양산 제조기준을 정립하며 개발을 완료했다올해 초에는 제품의 시장내 조기 정착을 위해 연구·판매·생산을 아우르는 전사 차원의 태스크포스를 구성했고지난 6월에 품질 우수성에 대해 고객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뒤 판매에 들어갔다.

 

포스코가 개발한 흑연 쾌삭강은 친환경 소재인 흑연을 활용해 납쾌삭강보다 더 개선된 절삭성을 확보했다. 열처리로 균질한 조직을 구현함으로써 어느 방향으로 절삭하든 균일하게 잘려 가공 효율을 높였다. 주변 자기장에 쉽게 자석화하는 특성 덕에 솔레노이드 밸브를 비롯한 정밀제어 부품에 사용하기도 적합하다.

 

쾌삭강 시장은 세계적으로 연간 100만톤 규모로 추정되는데 이중 납을 함유한 제품의 비율은 절반을 넘는다. 국내에는 납쾌삭강을 생산하는 업체가 없어 연간 23000여톤을 일본 등 해외에서 전량 수입해 오고 있다. 포스코는 흑연 쾌삭강 양산으로 수입에 의존하던 쾌삭강의 상당 부분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스코는 흑연 쾌삭강 판매확대를 위해 고객사별 설비 특성에 맞춰 절삭 조건과 공구 선택에 대한 솔루션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국내외 자동차사와 가전사 등을 대상으로 부품 인증도 추진 중이다.

 

스페셜경제 / 변윤재 기자 purple5765@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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