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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경제=이인애 기자]지난해 기준 국내 4대 은행들의 외화 자금이 18조원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조만간 145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국내 경제가 지난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와 비슷하게 불황에 빠지면서 외화 공급 난항에 대비하기 위해 은행들이 부지런히 움직인 결과라고 전문가 등은 입을 모으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작년 3분기 말 기준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은행 등 시중은행 4곳에서 보유한 외화 자금은 총 145조1101억원으로, 작년 말 127조4275억원에 비해 13.9%(17조6826억원)이나 불어난 수치다.

항목별로는 먼저 외화 예·적금이 같은 기간 73조7522억원에서 83조6억원으로 12.5%인 9조2484억원 증가했으며 외화 차입금도 30조8599억원에서 35조7540억원으로 15.9%(4조8941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회사채를 통한 외화 자금 조달도 기존 18조7786억원에서 21조5054억원으로 14.5%(2조7268억원) 늘어났으며 콜머니 및 기타 외화자금도 4조369억원에서 4조8500억원으로 20.2%인 8131억원 증가했다.

이 같은 은행들의 외화 적립 확대는 점점 글로벌 경기불황이 다가오고 있다는 전문가 등의 분석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 실제로 세계은행은 이달 보고서를 발표하며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은 2.5%에 그친다고 전망했다. 이는 작년 6월 발표했던 전망치 2.7%보다 0.2%포인트 감소한 수준으로, 지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국제 금융 시장 악화 그림자가 짙은 상황에서 은행들이 미리 외화 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하겠다는 것으로 전문가 등은 분석하고 있다. 실제 조사 대상 은행들은 작년 3분기 말 평균 126.0%의 외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을 보여 전년 대비 10.4%포인트 상승한 모습이다. 외화 LCR이 높아졌다는 것은 외환 위험 발생에 대한 대비 수준이 더 나아졌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이에 금융권 한 관계자는 “외환 관리 수준을 보면 겉으로 보이는 수치는 개선되고 있다”며 “지표 개선 차원을 넘어 실질적인 대응력 발전에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셜경제 / 이인애 기자 abcd2ina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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