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최문정 기자]HDC그룹의 석유화학 전문 계열사인 HDC현대EP가 건축용 단열재인 고난연 발포 폴리스티렌(ESP) 제품인 ‘더블폴’ 개발에 성공했다. 이 제품은 국내 주요 단열재 생산업체에 공급된다.


기존에 건설 현장에서 쓰이는 단열재는 흔히 ‘스티로폼’으로 불리는 EPS였다. 이 소재는 단열 성능이 뛰어나고, 가격도 합리적이지만, 불에 잘 타는 성질이 있다. 더군다나 최근 안전기준이 강화되며, 이에 부합하는 신제품 대체 수요도 크게 늘어났다.

HDC현대EP는 “지난해 11월 재정된 화재 안전기준 관련 건축법에 따르면 기존 6층 이상에 사용되던 준불연 단열재가 3층(약 9m) 이상 건축물과 모든 필로티 구간에도 확대적용됐다”며 “이에 따라 준불연 단열재의 수요가 급속도로 증가했으며, 지난해 2만5000톤이던 준불연 외단열재 시장은 내년이면 3만5000톤 규모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 HDC현대EP가 업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고난연 발포 폴리스티렌 제품 ‘더블폴’ (사진=HDC현대EP)

 

이에 따라 HDC현대EP는 EPS의 대체재 개발에 뛰어들어 업계 최초로 고난연성 EPS 제품인 더블폴 상용화에 성공했다. 이 제품은 기존 EPS와는 달리, 입자 내부에 팽창흑연과 난연제들이 균일하게 침투돼 화제에 노출됐을 때 연소 시간을 지연시킨다. 이를 통해 화염의 확산을 방지하고, 화재진압이나 대피에 필요한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 특징이다.

제품명인 더블폴은 유기단열재의 우수한 단열성능은 유지하면서, 높은 난연성까지 갖춘 ‘불에 안전하고 단열성이 뛰어난 폼소재’라는 의미를 강조한 ‘DOUBLE'과 ’POR‘의 합성어다. 신개념 고난연 EPS 단열재라는 뜻도 담고 있다.

실제로 유기단열재가 외벽 단열재를 위한 준불연재로 사용되려면 방열시트나 난연도료도 함께 붙여야 한다. 그러나 더블폴은 연소 시 열 방출량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두꺼운 탄소 난연막이 형성돼 준불연 단열재로 사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더블폴은 비드법 2종(흑색EPS)의 단열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팽창흑연과 난연제뿐만 아니라 미분의 단열용 흑연이 입자 내부에 고르게 분산되어 단열성을 높였으며, 과다한 첨가제들에 의한 발포립 독립기포(Cell) 붕괴를 방지하고자 Cell 안정성 확보를 위한 특수공정도 추가했다.

HDC현대EP 관계자는 “다년간 쌓아온 차별화된 기술력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더블폴의 개발과 상업화에 성공함으로써 EPS 단열재 난연성의 한계를 극복했으며, 2021년 외단열재 시장에서 약 200억원 규모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며 “정부가 추진 중인 뉴딜 정책 기조에 따라 고성능 단열재의 비중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난연성과 단열성이 한층 강화된 신제품을 계속 출시하고 보온재뿐만 아니라, 냉동창고나 LPG·LNG 저장 탱크 등에 쓰이는 보냉재 원료 개발에도 박차를 가해 국내 건축재료산업 발전에 힘을 보탤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한편, 지난 2000년 HDC현대산업개발 유화사업부에서 독립해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는 HDC현대EP는 자동차 범퍼, 내장 부품 소재와 냉장고, 세탁기 등 전자제품 소재를 생산하는 HDC그룹의 석유화학 전문 기업이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 3256억원을 기록하며 올해 약 7000억원의 매출실적을 기대하고 있는 HDC현대EP는 최근 당진공장 통합 증축과 인도 첸나이 제2공장을 준공하며 미래 성장산업으로 주목받는 전기차와 ESS(에너지저장시스템) 등에 사용되는 주요 소재의 생산기반을 구축한 바 있다.

 

스페셜경제 / 최문정 기자 muun09@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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