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 정민혁 기자] 우리나라의 인구 고령화가 실질금리 하락에 영향을 주었으며 기대수명 증가가 인구증가율 감소에 비해 실질금리 하락에 2배 정도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13일 한국은행의 ‘인구 고령화가 실질 금리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실질금리(명목금리에서 소비자물가상승률을 제한 수치)가 인구 고령화로 인해 1995년 약 9%에서 2018년 약 6%로 3%포인트 가량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실제 실질금리 하락분(8.6%포인트)의 약 3분의 1 정도를 차지하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인구 고령화가 실질 금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보기 위해 기대수명·노령인구 부양비율과 인구 증가율이 변할 경우를 토대로 모형을 통해 실질금리 변화를 분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빠른 편으로 노령인구 부양비율은 2020년 기준 23.7%로 세계 평균 수준(16.3%)보다 7.4%포인트 높으며 우리나라 국민의 기대수명은 1950년~1955년 47.92세에서 2020~2020년 82.44세로 뛴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전 세계인의 기대수명이 72.94세인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더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2095~2100년 우리나라 국민의 기대수명은 93.50세로 세계(82.59세) 수준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기대수명 증가는 인구증가율 감소에 비해 실질금리 하락에 2배 정도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기대수명 증가로 생존 확률이 늘어나게 된 은퇴자와 근로자가 불확실성에 대비해기 위해 노동 공급을 늘리고 저축을 대폭 늘리기 때문이다. 인구 증가율이 감소한다고 해서 생존 기간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금리 하락 유인이 덜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고령화가 진전될수록 실질금리는 현 수준에 비해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으로 다만 실질금리 하락에 주도적 영향을 미치는 기대수명이 크게 늘지 않는다면 인구 고령화에 따른 실질금리 하락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됐다.
관련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수많은 관련 연구 결과 중 인구 고령화가 만성적 수요 부진을 초래하고, 투자 부진과 저축 과잉을 통해 실질 균형금리를 하락시킨다는 ‘구조적 장기 침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우리나라를 대상으로 분석한 많은 연구 중 인구 고령화가 실질 금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실증 및 이론 연구는 부재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인구 고령화에 대응하는 정부 정책이 실질 금리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지 않아 한계점이 있다”며 “실질금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우리나라의 베이비 붐 세대와 의료보험 제도도 고려하지 않아 추후 연구 과제로 남겨두고자 한다”고 전했다.
[사진출처= 뉴시스]
스페셜경제 / 정민혁 기자 jmh8997@sp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