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전과 후로 나뉘어
공모주 평균 수익률 58.56%…4개주는 밑돌아
'상장 첫날' 공모주 수익률 순위…A부터 Z까지
"경쟁률↑≠수익률↑"…"옥석 가리기 잘해야"


[스페셜경제 = 원혜미 기자] 공모주 투자는 BS(Before SK바이오팜)와 AS(After SK바이오팜)로 나뉜다. 

31조원의 사상 최대 규모의 청약증거금을 끌어모으며 화제가 된 SK바이오팜은 상장 첫날부터 대박을 터뜨렸다. 공모가(4만9000원) 대비 159.18%(7만8000원) 오른 12만7000원에 거래되면서 화제를 모았다. 

상장 이틀째에도 개장과 동시에 상한가를 기록하며 공모가 대비 236.73%(11만6000원) 오른 16만5000원, 사흘째에는 공모가 대비 337.76%(16만5500원) 오른 21만4500원에 거래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신규상장사로는 사상 처음으로 3거래일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며 공모주 1주당 4배에 육박하는 시세차익이 발생한 것이다. 

이에 제2의 바이오팜을 찾기 위한 투자자들의 공모투자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공모주를 사들인 모든 투자자가 수익을 거둔 건 아니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주식을 배정받았더라도 상장일 시초가가 공모가 보다 낮게 형성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또한, 주가가 수직으로 하락해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경우도 있다.

이에 올해 공모주 평균 수익률과 상장 첫날 높은 수익률로 소위 ‘대박’ 또는 ‘쪽박(흥행부진)’찬 공모주를 살펴봤다.

 공모주 평균 수익률 58.56%…4개주는 밑돌아

올해 주식시장에 신규 상장한 기업·공모주(리츠, 기업인수목적회사인 스팩 제외) 평균 수익률은 58%에 달한다.

올해 공모주 청약을 거쳐 새로 상장한 28개사의 첫날 종가를 공모가와 비교·분석해 보면, 12일 기준으로 리츠와 기업인수목적회사인 스팩을 제외하면 유가증권·코스닥시장에서 공모주 투자자의 평균 수익률은 58.56%였다.

모든 공모주가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은 아니었다. 28개사 가운데 24개의 공모주는 공모가보다 올랐지만 4개주는 오히려 하락했다.

 ‘상장 첫날’ 공모주 수익률 순위…A부터 Z까지

올해 상장한 기업 가운데 공모주 수익률 1위는 지난달 16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에이프로다. 에이프로는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159.7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에이프로는 2차전지 활성화 공정에 사용되는 장비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다음은 지난 6월 22일 상장한 디스플레이 모듈장비 제조기업 엘이티다. 엘이티의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159.62%였다. 지난달 2일에는 청약증거금 31조원으로 화려하게 증시에 데뷔한 SK바이오팜이 ‘따상’에 성공하며 상장 첫날 159.1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어 마크로밀엠브레인(136.03%)▲위더스제약(116.35%)▲에스씨엠생명과학(112.35%) ▲드림씨아이에스(104.7%) ▲이루다(96.11%) ▲한국파마(87.2%) ▲제놀루션(76.79%) ▲티에스아이(72%) ▲와이팜(70.9%) ▲서남(53.23%) ▲서울바이오시스(48%) ▲이엔드디(45.83%) ▲레몬(44.44%) ▲신도기연(40%) ▲소마젠(37.27%) ▲솔트룩스(37.2%) ▲영림원소프트랩(18.7%) ▲플레이디(3.53%) ▲위세아이텍(3.33%)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2.5%) ▲엠투아이(1.92%) 순이었다. 


반면, 올해 상장한 기업 가운데 공모가 대비 수익률이 가장 낮은 기업은 엔피디로 상장 첫날 손실률이 무려 –30.09%에 달했다. 이어 ▲더네이쳐홀딩스(-6.52%) ▲제이앤티씨(-5.91%) ▲젠큐릭스(-4.63%) 등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며 공모가를 밑돌았다.

◆ “경쟁률↑≠수익률↑”…“옥석 가리기 잘해야”

한 공모주 투자자는 “상장 후 SK바이오팜같이 높은 수익률만을 바라보며 투자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공모투자로 큰 수익을 얻는 것은 생각처럼 쉽지 않다. 큰 위험부담 없이 시중 금리보다 조금 더 높은, 치킨‧삼겹살‧소고기값 정도 번다는 생각으로 투자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상장가보다 낮은 가격에 공모주를 배정받아 시초가가 낮거나 주가가 하락해도 비교적 타격이 덜하다는 게 공모주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주장한 이 투자자는 “어제 한 종목이 경쟁률이 높아 잘되겠구나 싶어 대출까지 해서 공모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장 개장과 동시에 폭락했다”는 교훈을 전해주기도 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공모주의 안전성을 근거로 대출까지 껴서 무리한 투자를 감행할 경우 어떠한 결과를 낳는지 적절하게 보여주는 예다. 경쟁률이 높고 인기가 많은 공모주라도 얼마든지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경쟁률이 높은 건 기대수익률이 높은 것”이라며 “경쟁률이 높다고 해서 꼭 높은 수익률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옥석 가리기를 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스페셜경제 / 원혜미 기자 hwon611@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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