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시제품 ‘오포X 2021’ 공개‥상용화 시기 등 언급 안해
‘선도업체’ 이미지 강화하고 한국기업 공개 전 김빼기 전략
중국 샤오미·TCL, 삼성전자보다 먼저 폴더블폰 이미지 공개

▲ 오포가 공개한 롤러블 폰 '오포x2021' 이미지 (사진=바이두)

 

[스페셜경제=최문정 기자]중국의 스마트폰 업체인 오포(OPPO)가 ‘롤러블(Rollable, 돌돌 말리는)폰’ 시제품을 공개했다. 현재 롤러블폰을 개발 중인 LG전자보다 먼저 시제품을 공개해 기선제압에 나선 것이다.

18일 외신과 스마트폰 업계 등에 따르면 오포는 지난 17일 `이노데이 2020` 행사에서 롤러블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스마트폰 시제품인 ‘오포X 2021’을 공개했다.

이 제품은 보통 때는 평범한 6.7인치의 스마트폰 형태지만, ‘롤 모터’를 탑재해 사용자가 버튼을 누르면 돌돌 말려 있던 디스플레이가 펼쳐지며 최대 7.4인치까지 늘어난다. 현재 소형 태블릿 PC로 인기가 높은 ‘아이패드 미니5’(7.9인치)와 엇비슷한 크기다.

또한 오포는 사용자가 재생하는 콘텐츠에 맞춰 디스플레이 크기가 자동으로 조정되는 기능도 포함됐으며, 현재 폴더블폰 관련, 122개에 달하는 특허도 출원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오포는 명확한 롤러블폰 상용화 시기나 가격 등의 정보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내년 중 세계 최초로 롤러블폰을 공개할 전망인 LG전자를 겨냥한 보여주기 작전이라는 쪽으로 업계의 의견이 모이고 있다. 제품 상용화 일정 등에서 LG전자가 한 발 앞서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품의 수준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17일 공개된 콘셉폰은 말 그대로 콘셉폰 수준으로 보인다”라며 “업계에서는 롤러블폰은 (현재 상용화된) 폴더블(foldable, 접히는)보다는 상위의 기술이라고 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롤러블 기술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만 해도 ‘선도업체’라는 이미지를 가져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더구나 새로운 스마트폰 폼팩터 상용화를 앞두고 중국 업체가 ‘김빼기’를 시도한 사례는 이전에도 있다. 샤오미나 TCL 등의 중국 업체들은 지난해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폴더블폰인 ‘갤럭시 폴드’를 출시하기 직전 폴더블폰 이미지를 경쟁적으로 공개한 바 있다. 아직 이들 업체 중 실제로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한 곳은 없다.

 

▲ LG전자의 'LG롤러블' 스마트폰 콘셉 이미지 (사진=레츠고디지털)


LG전자는 지난 9월 올해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인 ‘LG 윙’ 공개 행사 말미에 롤러블폰 이미지를 일부 공개한 바 있다. ‘LG 롤러블’ 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이 제품은 내년 상반기 중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관계자는 “아직 출시되지 않은 제품인 만큼, 구체적인 스펙이나 출시 일정 등을 밝히긴 어렵다”라고 말했지만, 제품 출시를 위한 준비는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지난 2018년 미국 특허청에 폴더블폰 관련 기술 특허 출원을 한 바 있다. 또한 올해 6월엔 한국 특허청에 '롤비전(Rollvision)' 을, 이달 2일엔 'LG 롤러블' 에 대한 상표권을 등록했다.

 

스페셜경제 / 최문정 기자 muun09@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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