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 신공항 계획이 사실상 백지화 되면서, 부산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있다. (사진=뉴시스)

 

[스페셜경제=원혜미 기자]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의원들 간 내분이 격화하는 모양새다. 지역 민심에 따라 상반된 이해관계를 가진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 지역 의원들이 부산 가덕도 신공항을 두고 서로 다른 입장을 내세우며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어서다.

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은 지난 22일 국회 소통관 현안 브리핑 후 동남권 신공항과 관련해 “검증위원 21명 중 5명이 (김해공항 확장안을) 백지화하는 듯하다가 위원장이 최근에는 백지화가 아니라고 했다. 정리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당에서 공식 대응할 일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배 대변인은 당내 PK와 TK 의원들의 의견이 갈려 내부 분란으로 보이는 것과 관련해선 “지역에선 지역 논리가 있어서 그렇게 할 수 있다고 하지만 당의 공식 입장과는 거리가 있다”고 거리를 뒀다. 그러면서 “여당이 불을 지르려고 하는데, 다 같이 불을 끌 생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지역 의원 15명(서병수·조경태·김도읍·장제원·김미애·김희곤·백종헌·안병길·이주환·이헌승·정동만·전봉민·하태경·황보승희) 전원은 20일 주호영 원내대표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민주당보다 한발 앞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가덕도 신공항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해 신속한 공항 건설을 추진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국민의힘이 보궐선거를 앞두고 김해 신공항 백지화를 결정한 여당에 대해 선거를 의식한 여권의 정치적 심산이라며 비난해온 가운데 같은 당 부산지역 의원들이 여당의 가덕도 신공항 추진에 숟가락을 얹은 것이다.

이에 TK 의원들은 반발했고 주 원내대표도 지난 20일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지도부와 논의 없이 (부산의원들이) 법안을 발의한 것에 대해 강하게 질책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내 갈등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당에서는 김해를, 부산지역 의원들은 가덕도 신공항을 지지하면서 좀처럼 의견 차이가 좁혀질 기미가 보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야당이 내부 분란하는 모습을 보이자 여당은 일제히 공세에 나섰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국민의힘이) 김해공항 백지화 결정에 대해 'TK와 PK의 갈라치기'라고 말해 원색적인 지역주의를 여과없이 드러냈다”고 했다.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가덕도 신공항 앞에 국민의힘이 반으로 쪼개졌다”며 “국민의힘 당론이라는 것이 있기는 하냐”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학교 학생회의 정치력도 이보다는 낫다”며 “당론조차 만들어내지 못하는 지도부와 무슨 협치가 가능한가. 협치를 논하기 전에 당론부터 정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스페셜경제 / 원혜미 기자 hwon611@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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