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LED-CSOT. 투자‧사업 제휴 계약 채결
잉크젯 프린팅으로 생산공정 효율화 노려
“‘진공증착방식’보다 노즐 쉽게 막혀”

▲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 LG 디스플레이는 내달 광저우 대형 OLED 패널 공장을 가동해 OLED 양산을 본격화 할 전망이다.

 

[스페셜경제=최문정 기자]중국과 일본의 디스플레이 업계가 업계 1위 LG디스플레이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중국이 자본을 대고 일본이 기술을 제공하며 연합전선을 구축해 TV용 OLED 패널을 생산하겠단 계획이다. 또한 차세대 생산공정을 도입하겠단 청사진도 제시했다.

 

OLED는 유기발광다이오드의 준말이다. 말 그대로 스스로 빛을 내는 물질을 활용해 디스플레이를 생산한다. 기존 LCD 등의 방식은 패널 뒤에 빛을 쏴주는 '백라이트'가 필요했지만 OLED는 그렇지 않다. 따라서 훨씬 얇고, 가볍고, 신축성이 좋은 차세대 디스플레이다.


30일 디스플레이 업계와 JOLED 홈페이지에 따르면 일본 기업인 JOLED와 중국 기업인 TCL 산하의 CSOT는 투자‧사업 제휴 계약을 채결했다. 이들 기업은 현재 LG디스플레이가 1위를 차지하고 있는 TV용 대형 OLED 패널 생산에 나설 전망이다. 또한 차세대 기술로 거론되고 있는 ‘롤러블(돌돌 말 수 있는)디스플레이’와 ‘폴더블(접을 수 있는)디스플레이’ 개발도 나선다.

JOLED는 지난 2015년 일본의 정부기관인 산업혁신기구(INCJ)와 파나소닉, 소니, 재팬디스플레이 등이 합작해 설립한 디스플레이 개발‧생산업체다. 특히 JOLED는 고사양 모니터(30인치) 등에 필요한 중형 크기의 OLED 기술 개발에 성공해 제품을 양상하고 있다. 하지만 대형 TV 패널 양상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현재 TV용 대형 OLED 패널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은 LG디스플레이 밖에 없다”며 “애초에 JOLED도 모니터용 패널이 아니라 TV 생산을 목표로 했지만 현재까진 그 정도 기술은 없을 것”이라 말했다.

TCL은 현재 중국 LCD디스플레이 시장을 장악한 디스플레이 업계 신흥 강자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TCL은 현재 삼성전자, LG전자에 이은 세계 3번째 TV생산 기업이다. 지난 1분기 TCL의 전체 TV 시장 점유율은 9.2%에 달한다. 또한 이달 LG화학이 LCD 편광판 사업을 중국 업체에 매각하고, 지난 3월 삼성전자가 LCD 사업을 접은 바 있어 향후 LCD 관련 업계 1위에 오를 전망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등에선 JOLED는 OLED 생산 관련 기술을 제공하고 TCL CSOT는 안정적인 중국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대규모 자금투자를 감행해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는 반응이다.

이제 승부는 누가 더 빨리 차세대 OLED 생산 공정으로 넘어가느냐에 달려 있다. 

지난 2013년부터 사용되는 OLED 생산 방식은 ‘진공증착방식’이다. 그러나 이번에 JOLED와 TCL CSOT는 모두 ‘잉크젯 프린팅 방식’으로 OLED 패널을 생산하겠다 선언했다.

진공증착방식은 말 그대로 증기 상태인 OLED 소자를 물질을 적절한 장소에 붙이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냄비에 물을 끓일 때 뚜껑을 닫아놓으면 수증기가 맺히는 방식과 비슷하다. 다만 증착물질을 설계 도면대로 원하는 위치에 붙이기 위해 진공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기체 상태의 OLED 소자를 원하는 위치에 붙이는 고도의 공정이 요구되기 때문에 ▲진공상태 유지 ▲파인메탈마스크(FMM, 원하는 부분에만 소자가 흡착되도록 구멍이 뚫려 있는 마스크) 등의 시설이 필수적이다. 또한 OLED 소자의 기화 과정에서 원료가 손실되는 문제점도 있다.

반면 잉크젯 프린팅 방식은 마치 주사기를 사용한 것처럼 특정 영역에 잉크를 묻힐 수 있어 훨씬 공정이 단순해 차세대 OLED 생산 방식으로 꼽히고 있다. 말 그대로 잉크젯 프린터처럼 OLED 소자를 한 방울씩 노즐을 통해 원하는 곳에 찍는 방식이다.

디스플레이 업계관계자는 “잉크젯 프린팅 방식은 액체 상태 그대로의 OLED 소자를 사용하기 때문에 시설 확충이나 공정 과정에 강점을 갖는다. 또한 원재료의 낭비가 적어 경제적인 방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기술로는 액화 상태의 OLED를 잉크젯 프린팅 방식으로 도포하는 과정에서 노즐이 쉽게 막힌다. 주사기를 같은 힘으로 눌러도 주삿바늘이 막히면 다른 양이 들어가는 것과 같은 원리”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LG 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현재 진공증착방식으로 OLED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며 “그러나 잉크젯 프린팅 방식을 포함한 다양한 생산 공정 관련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LG 디스플레이는 내달 광저우 대형 OLED 패널 공장을 가동해 OLED 양산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사진제공=LG디스플레이]
 

스페셜경제 / 최문정 기자 muun09@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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