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결제로 본 배달의 세계
배달앱 이용횟수·결제액 '껑충'
올 신규카드 65종에 '배달' 탑재

▲16일 앱 분석서비스 '와이즈 앱'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주요 배달앱(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 푸드플라이)의 월 결제액은 1조2050억원이다. 전달(9440억원)보다 7.8% 늘어나, 사상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스페셜경제 = 이정화 기자] 카드업계에 배달앱 바람이 불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되면서 배달음식으로 먹거리를 해결하는 소비자들이 늘자 배달앱을 탑재한 신종 카드가 속속 등장하는 중이다. 

 

19일 앱 분석서비스 '와이즈 앱'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주요 배달앱(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 푸드플라이)의 월 결제액은 1조2050억원이다. 전달(9440억원)보다 7.8% 늘어나, 사상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이는 20세 이상 소비자가 신용카드, 체크카드, 계좌이체, 휴대폰 소액결제 등으로 결제한 금액을 조사한 결과로, 현장결제, 법인카드 결제 등이 제외된 수치인 만큼 실질적인 결제 금액은 보다 높을 것으로 분석된다.


1인당 평균 결제횟수·결제금액도 각각 3.3회, 7만5151원으로 집계돼 역대 신기록을 달성했다. 


통계청도 최근 앱이나 온라인 주문을 통해 조리돼 배달되는 ‘음식서비스’ 카드 거래가 지난해 하반기(7~12월) 4조7338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82.0%(2조1324억원) 늘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월별 주요 배달앱 결제 자수 및 결제 금액 추정(자료=와이즈앱)

배달앱 결제에 '카드'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배달앱 혜택을 탑재한 신규 카드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주요 7개 카드사에 따르면 올해 7월6일까지 총 65건의 신규 신용카드가 출시됐다. 배달앱 혜택을 비롯한 언택트 기반 서비스 연계가 강화된 것이 대부분이다. 같은 기간 단종된 신용카드는 76건으로 항공 마일리지 적립, 면세 쇼핑 할인, 워터파크 할인 등 오프라인 혜택을 주로 담은 카드가 결제 트렌드 변화로 연이어 사라졌다는 설명이다.


NH농협카드는 지난 9월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에서 10% 청구할인 받을 수 있는 혜택이 담긴 '올바른flex카드'를 출시했다. 


씨티은행도 같은 달 기존 'NEW 씨티 클리어카드'의 혜택을 변경해 배달의 민족, 요기요, 쿠팡이츠에서 주문시 시간 제한 없이 7%의 청구할인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롯데카드도 최근 배달의 민족, 요기요 등에서 결제시 5%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라이킷펀 플러스' 카드를 출시했다. 


신한카드는 지난 5월 넷플릭스·유튜브 프리미엄·왓챠플레이 등 OTT 영역과 배달의 민족·요기요·CJ쿡킷·하이프레시 등 배달음식 영역 이용 시 각각 이용액의 30%, 15%가 적립되는 '예이(YaY)'를 선보였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예이카드는 언택트 전환 시대에 맞춰 새롭게 시도한 모바일 전용 카드 상품이다. 기존에도 배달앱 인기는 높았지만 코로나 상황으로 이용량이 가속화되는 트렌드에 맞춰 배달앱 이용 혜택을 탑재한 것이다"며 "카드사들이 최근 여러 카드를 단종하고 언택트에 특화된 신종 카드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소비자 니즈에 따라 상품의 흐름도 변화하기 떄문에 배달앱 혜택이 연계된 카드가 계속해서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신한카드의 모바일 단독 카드 '예이(YaY)'


KB국민카드는 지난 8월 배달의민족·요기요·마켓컬리 등 배달앱에서 결제금액 2만원당 1천원씩 할인해주는 '대구·경북 특화카드'를 내놓았다. 지난 6월에는 배달앱을 포함한 20개 영역에서 3~1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이지올카드를 출시했다.

 

지난 2017년 출시된 '탄탄대로 미즈앤미스터카드'는 배달의민족에서 최대 20%까지 할인을 받을 수 있어 지난 9월 소비자들 사이에서 '향후 단종을 원치 않는 알짜카드' 1위에 선정된 바 있다. 


KB국민카드 고객 A씨는 "탄탄대로 미즈앤미스터카드를 만들고 나서 한달에 열 번 이상은 배달의 민족에서 카드를 이용해 음식을 시킨다. 실적에는 포함 안되지만 무려 20%나 할인되기 떄문에 일부러 주문한 적도 많다"며 "아무래도 비대면이 익숙해져서 현장 결제하기 보단 온라인 상에서 카드를 등록해 지불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상반기 자사 카드 이용 추이를 보면 배달앱 이용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0% 이상 증가했다. 외식업 정체 및 비대면 결제 선호 추세와 맞물려 나타난 현상"이라며 "코로나 영향으로 배달앱 이용이 꾸준히 늘고 있어 배달앱 할인 혜택이 연계된 카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소비자·시장 요구에 맞춘 혜택이 지속적으로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KB국민 탄탄대로 미즈 앤 미스터(Miz & Mr)카드

커지는 배달앱 시장 내 소비자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배달앱 상 결제 혜택이 강화된 상품이 꾸준히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입장이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온라인 구매를 활성화 하기 위한 카드사 상품은 기존에도 많았다. 코로나 시대를 맞으면서 '언택트'라는 이름으로 배달앱이나 온라인 상 혜택이 담긴 카드 상품이 여럿 출시되고 있다"며 "배달앱 선호도가 높아지는 추세에 발맞춰 하나카드도 관련 상품 기획을 검토 중이다"고 전했다.


20대 자취생 B씨는 "배달의 민족을 자주 이용하는데 카드로 결제하는게 편해진 지 오래됐다"며 "코로나도 그렇고 1인 가구도 늘어나는 등 시대가 변하면서 배달앱 자체가 친숙해진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자취하는 사람은 혜택 있는 카드를 이용해 결제하면 가성비도 챙길 수 있고 손님 접대할 때도 편리하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여파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 아무도 모른다. 당분간은 소비 심리가 언택트 기조로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며 "온라인 시장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만큼 카드가 배달앱 주요 결제 수단 중 하나로 꾸준히 작용한다고 가정하면 온라인 결제 금액도 함께 높아질 것이다. 적어도 현재 수준은 유지할 것으로 추측된다"고 전했다.

 

(사진출처=신한카드, KB국민카드, 게티이미지뱅크,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 와이즈앱)

 

스페셜경제 / 이정화 기자 joyfully7@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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